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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tif Jul 20. 2024

"Goodbye, La Paz!"

Ray & Monica's [en route]_192


라파스를 떠나며...



멕시코 본토와 코르테스해를 사이에 두고 갈라져 있는 바하칼리포르니아 반도 길이는 약 1,300 km로 한반도의 약 1,100 km 보다도 더 길다.  


이 반도에서 본토로 가는 방법 중 라파스, 로스 카보스 공항을 이용하는 항공편을 제외하면 육로와 페리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육로는 반도의 북쪽 끝에서 티후아나나 멕시칼리 같은 도시를 통하는 방법이다. 다른 방법은 페리를 이용하는 것이다. 반도의 중간쯤인 산타 로살리아 (Santa Rosalía)에서 소노라주의 과이마스(Guaymas)로 가는 방법과 라파스에서 시날로아주의 마사틀란(Mazatlán) 또는 토폴로밤포(Topolobampo)로 가는 방법이다. 그러나 작년 산타 로살리아에서 직접 항구를 방문해 확인한 바로는 과이마스행 페리는 팬데믹 이후 운항이 중단되었다. 언제 재개될 지는 정해지지 않은 상태였다. 현재로서 유일한 방법은 라파스의 피칠링게(Pichilingue)항에서 페리를 타는 것이다. 


만약 라파스에서 육로를 이용해 토폴로밤포로 간다면 약 2,750 km에 달하는 거리를 달려야 한다. 마샤틀란으로 간다면 이 거리에 430km 정도를 더한 3,180km로 늘어난다. 


라파스에서 바하 페리( Baja Ferries)를 이용할 경우 토폴로밤포까지의 직선 거리는 약 210 km이다. 항해시간은 8시간 정도. 먀샤틀란까지는 약 290 km의 거리에 항해시간은 12시간이다. 


육로보다 해로가 10배 이상의 거리를 단축할 수 있으니 시간과 비용을 고려하면 당연히 해로가 유리할 수 밖에 없다. 우리는 항공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는 경우를 제외하고 항공편을 이용하지 않는다는 결심이 따라 해로를 택했다. 


다음 여정을 깊은 산중에서 여전히 전통적인 생활방식을 고수하고 있는 원주민들을 만나기 위해 그들이 살고 있는 멕시코 서부지역을 남북 1,000km로 뻗어 있는 장대한 산맥, 시에라 마드레 옥시덴탈(Sierra Madre Occidental)를 횡단하기로 했다. 그 관문인 로스모치스(Los Mochis)로 가기 위해 토폴로밤포행 페리를 예약했다. 


일요일을 제외한 하루 한 차례 운항하는 바하 페리( Baja Ferries)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후 1시 30분에 출항해 밤 8시 30분에 목적지에 도착한다. 토요일의 경우만 밤 11시에 출항에 다음날 오전 9시에 도착한다. 낯선 여행지에 밤에 도착하는 것을 원치 않은 우리는 토요일을 라파스를 떠나는 날로 정했다.


출항 3시간 전에 터미널에 도착하도록 안내를 받은 터라 석양의 노을로 가장 아름다운 시간에 라파스만을 따라 피칠링게 페리 터미널로 향했다.


모든 개인 화물은 도착 순서대로 줄을 세워서 탑승 전에 마약탐지견에 의한 탐지 조사를 받았다. 승객은 터미널에서 버스에 탑승해 바로 배의 승객층으로 이동했다. 라파스만의 타는 노을이 완전히 어둠으로 바뀐 시간이었다. 


라파스를 사랑했다. 라파스의 어둠까지도... "이별이 두려워서 사랑하기를 주저하지 말라"던 공설시장 치즈가게, '궁수자리'의 마리사(Marisa Isabel) 부인 말이 라파스를 떠나는 시간에 이렇게 큰 위로가 될지는 몰랐다.  

결코 사랑하기를 멈추지 않으리... Goodbye, La Paz!

#바하페리 #라파스 #바하칼리포르니아반도 #멕시코여행 #세계일주 #모티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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