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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뉴욕, 뉴욕(New York, New York)

Ray & Monica's [en route]_225

by motif


세계시민, 박진수


*은퇴한 부부가 10년 동안 나라 밖을 살아보는 삶을 실험 중이다. 이 순례 길에서 만나는 인연과 문화를 나눈다._ 이안수ᐧ강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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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적 만남은 언제나 화학적 변화를 동반하게 된다. 의도되지 않은 미시간행이었고 즉흥적인 북동부 캠퍼밴 여정이었지만 43일간 21년 전의 인연과 함께하는 시간 속에서도 큰 변이가 일어났다. 나도 아내도, 그리고 그도 함께 마음과 영혼이 한층 평화로워지는 화학적 변화였다. 그와의 작별이 임박했을 때 아내와 나는 다음 행선지로 뉴욕시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

미시간, 인디애나,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 뉴욕, 버몬트, 뉴햄프셔, 메인, 매사추세츠, 코네티컷의 10개 주에 이르는 2,400마일의 미국 북동부 캠퍼밴 여정이 오지의 숲에서 자연을 만나는 과정이었다면 다음 여정은 문명의 중심에서 사람을 만나는 시간으로 변화를 주고 싶었다.

하지만 뉴욕시라는 고물가 지역에서 안전하게 밤이슬을 피할 곳을 찾는 것이 관건이었습니다. 올해 전반기 기준 맨해튼의 1베드 룸 아파트 평균 월세는 약 $4,500~$5,000, 브루클린이 $3,000~$3,500, 퀸즈가 $2,500~$3,000 정도인 상황 속에서 여행자인 우리가 뉴욕커들의 이 기준 미만으로 단기 숙소를 구할 수 있는 방법을 나는 알지 못했다. 주거비와 식비, 교통비와 기타 유틸리티 비용까지 합하면 뉴욕시에서 장기적으로 혼자 살 경우, 월평균 생활비가 약 $5,000~$7,000가 필요하다는 상황 속에서 2인의 부부 단기 체류자는 도대체 얼마만큼의 돈이 필요할지 도무지 감이 오지 않았다.

맨해튼은 단지 Port Authority Bus Terminal에서 환승하는 것으로 끝날 것 같은 미궁 속에서 우리를 지켜보고 있는 한 독자가 있었다. 그분은 우리의 예상되는 루트를 직감적으로 읽고 그 지점에서의 뉴욕시로 어떻게 올 수 있을지에 대한 최단거리 루트를 보내주시는 친절을 잊지 않았다.

"언젠가 뉴욕에 오시면 함께 하겠습니다. 저는 New York City에 살고

있습니다. 남부로 내려가시는 코스에서 지나가실 수 있습니다. 메인에서 남쪽으로 가는 ‘Route 95(I-95)’가 플로리다로 연결되니까요.”

이 심오한 배려에 막연히 감사한 마음만 담아 보냈다.

"선생님께서 우리의 길 위 사정을 읽으시고 미리 배려하시는 디테일과 감수성에 감탄과 감사를 올립니다. 우리의 여정은 아마 선생님께서 주신 메시지 속 직관을 벗어나지 않는 여정이 되지 싶습니다."

Vermont, Winhall의 Forest Farm, Maine, Harborside의 Good Life Center에서 스콧과 헬렌 니어링 부부의 삶을 만나고, 매사추세츠 콩코드의 Walden Pond와 Sleepy Hollow Cemetery, Author's Ridge에서 헨리 데이비드 소로를 대면하고 프로빈스타운(Provincetown)에서 메리 올리버를 만나는 동안 뉴욕시가 성큼 우리 곁으로 다가왔다.

우리가 뉴욕의 사람 숲속에서 그들의 가슴속을 여행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 속에서 캠퍼밴에서 내려야 할 시간에 임박했을 즘 가장 결정적인 한 마디를 보내주었다.

"맨해튼 도착시간에 맞추어 제가 나가겠습니다. 숙소 문제는 걱정 안 하셔도 될 것입니다."

그렇게 우리는 8th Avenue와 West 43rd Street의 '웨스틴 뉴욕 앳 타임스퀘어(The Westin New York at Times Square)에서 그 친절한 메시지의 실체인 박진수 선생님과 조우했다. 그분은 기꺼이 하루를 비워두고 우리가 도착하기를 기다려주었다. 그리고 맨해튼 그 정글 속으로 차를 가지고 나오셨다.

우리가 그분이 준비한 몇 개의 시나리오 중에서 프로비던스에서 맨해튼까지의 버스 도착예정시간보다 2시간이나 지연된 도착의 시나리오에 맞추어 남단 로어 맨해튼(Lower Manhattan)의 배터리 공원(The Battery)에서 북단, 업타운 인우드 힐 공원(Inwood Hill Park)까지 13마일의 맨해튼 야경이 한눈에 조망되는 허드슨강 넘어 해밀턴 파크 전망대(Hamilton Park Observation Deck)로 우리를 데려갔다. 그렇게 뉴욕시와의 첫 대면을 압도시켜버렸다. 그리고 30마일이나 더 운전해 우리가 머물 곳으로 안내했다. 퀸즈 베이사이드 주택의 2층 독채였다.

"1층은 거실과 부엌, 2층의 3개의 룸이 있습니다. 두 분이 모두 사용하시면 됩니다. 무엇보다 정원이 있습니다."

우리에게 또 다른 행운은 그 집이 퀸즈에 있다는 것이다. 이곳은 약 160개 이상의 언어가 사용되는 세계에서 가장 언어적으로 다양성이 높은 지역 중 하나로, 다양한 언어와 문화가 공존하는 지역이라는 것이다. 우리 부부는 단번에 결론을 내렸다. 체류만료일까지 40여 일을 뉴욕에서 뉴욕의 다양성과 역동성에 몸을 던지기로...

24시간 운영되는 지하철과 버스는 우리를 뉴욕의 밤을 낮처럼 살게 해주고 있다. 이곳에서 삶의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얼마나 다양한지, 얼마나 개성적인지 우리 부부는 단지 하룻밤을 보낸 듯함에도 불구하고 일주일이 흘러버렸다.

박 선생님은 일찍이 한국을 떠나 일본과 덴마크, 그리고 뉴욕에 사업과 생활거점을 만든 세계시민으로 살고 계신 분이다. 이분은 우리를 흥분시키는 깜짝 제안을 멈추지 않는다.

"그레이트 넥 에스테이츠 공원(Great Neck Estates Park)에서 아침 산책합시다!"

"괜찮으시면 저희의 Book Club 식사에 초대하고 싶은데 일정 알려주세요!"

"다음 주 필라델피아와 워싱턴 여행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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