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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tif Nov 01. 2024

전 세계 모험가들이 모였다 흩어지는 곳  

모티프원


전 세계 모험가들이 모였다 흩어지는 곳, 모티프원

D.magazine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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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모험가들이 모였다 흩어지는 곳을 만들고 싶다. 그러면 매일 여행하듯 살 수 있을 거야.’ 2005년 파주 헤이리 예술 마을에 북스테이를 짓고 20년 가까이 이 꿈을 실현해 나가고 있는 가족이 있습니다. 1대 호스트 이안수와 그녀의 딸, 이나리의 이야기죠. 가을 햇살에 붉게 물든 모티프원에서 타임캡슐을 열고 나눈 대화들은 이어폰을 끼고 밤새 듣고 싶을 만큼 흥미로웠고 새로웠습니다. 지금 디플롯과 함께 모티프원으로 체크인해 보세요.


이나리 (@motif.1)


배우, 스테이 호스트, 바리스타, 통역사... 과거에도 지금도 저는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걸 즐기는 모험가 성향의 사람입니다. 그중에서도 제일 사랑하는 건 ‘연기하는 배우 이나리’이고요. 작품 활동을 이어가면서 북스테이 모티프원


(@motif.1)을 가꾸고 게스트분들을 기다리고 맞이하는 호스트로서의 삶도 부단히 넓혀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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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트이기 전에 배우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합니다. 배우는 늘 새로운 옷을 입어야 되잖아요. 스테이를 이어 갈 수 있었던 것도 제가 좋아해서 해보고 싶었고 잘하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게스트분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제가 모르는 세계로 빨려 들어가게 돼요. 시간이 지날수록 제 안의 이야기들이 풍성해지는 걸 느끼게 돼요.”


-인생에서 처음 해보는 것 해보기 


새로운 무언가를 해보는 것에 있어서 크게 두려워하지 않는 편이에요. 실패는 저도 두렵죠. 하지만 작은 실패들을 경험해 오면서 맷집도 꽤 단단해졌고 실패할 것이 두려워 물조차 주지 않는 건 지양해 왔어요. 하고 싶은 일이 작은 씨앗이라면, 무엇에 물을 주고 키워볼 것인가 생각해 봅니다. 대단하지 않아도 의미가 있다면 스스로에게 용기를 주는 편이에요.


-하루하루가 매일 달라요


모티프원의 호스트이기 전에 저는 연기를 더 사랑하는 배우예요. 연극작업도 하고 있고 올해 영화도 찍었고요. 그래서 매일 모티프원에 상주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아침마다 꼭 하는 건 길냥이에게 밥을 주고 공간을 쓱 둘러보는 것.


어제 저녁엔 어땠지, 오늘은 어떨까 생각하고, 지금 이 공간이 어떤 분위기를 내고 있는지 새로운 눈으로 찬찬히 들여다봅니다.


●우리 가족의 일기장


“모티프원은 어릴 적 물건들부터 부모님이 모아 오신 오브제, 전 세계 여행자들로부터 받은 귀한 선물들, 타임캡슐 같은 편지들로 빼곡한 공간이에요. 여기에 있는 모든 물건들에는 다 이야기가 담겨 있어요.”


-책상과 책장


모티프원을 채우고 있는 책장과 책상은 아버지가 나무장인과 직접 만드신 거예요. 자연과 경계가 없는 그런 공간을 만들고 싶어 하셨거든요.


많은 게스트분들이 책장 구매처에 대해 물으세요. 아쉽게도 오직 이 공간을 위해서 제작된 세상에 단 하나뿐인 가구들이랍니다. 비 오는 날에는 서가에서 그윽한 나무 향이 짙게 퍼져 나와요. 책을 읽고 사색하기에 더없이 좋은 공기가 흐르죠.


-연결되고 인연이 되어가는 것


체크인하는 곳, 주방, 서재, 침실. 다 직접 눈으로 보고 고르고 만져서 좋았던 것들로 채우고 있어요. 여행지에서 만났던 그림들, 아트 포스터들. 모든 것엔 다 이야기가 담겨 있지요. 제가 요즘 제일 좋아하는 그림에도 깊은 인연이 있고요. 3년 전 한 프랑스 작가분이 모티프원의 1층 객실 ‘스튜디오 화이트’ 사진을 보고 영감을 받으셨다며 그림을 그려주셨던 적이 있어요. 


인스타그램을 통해 보았을 때도 감동이었는데 얼마 전 한국으로 여행 오시면서 모티프원에 들러 선물로 주고 가셨죠. 이 공간을 통해 상상도 못했던 누군가와 연결되고 인연이 될 수 있다는 것에 늘 감사해하고 있어요.


●즐거운 방랑


“모티프원의 객실들은 모두 큰 창을 갖고 있어요. 이 공간을 좋아하는 손님분들은 계절마다 오세요. 흔들리는 나뭇잎 사이로 들어오는 햇빛이 봄에 다르고 가을에 또 다르니까요. 자연 그 자체를 온전히 느끼며 엉켜있던 생각들을 천천히 정리해 보는 것에서 자유와 해방감을 느끼고 가시죠. 어떠한 연출이 필요 없어요. 저는 가장 자연스럽고 편안한 것만 내어 드리면 돼요.


-북 카페에서 놀다 서재에 들어가서 쉬어 보는 하루


라이브러리에는 2만여 권의 책이 구비되어 있고 5개의 객실에도 책상과 책장, 책들이 준비되어 있어요. 게스트분들이 책 읽고 편히 쉬고 가실 수 있도록 눈을 편안하게 해주는 조명들, 신선한 원두, 가끔은 꽃도 준비해 두어요.


그러다 번뜩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그림 배치를 바꿔 보기도 하고 가구도 찬찬히 들여다봐요. ‘이 의자는 정말 편안한 게 맞나? 등받이가 불편한 것 같은데..’ 익숙해지면 놓칠 수 있는 요소들을 새롭게 느껴보려 날을 세워 보기도 해요. 


당연히 늘 손님 입장에서 보려 하죠.


-최근엔 이 책을 재밌게 읽었어요


정혜윤 작가의 <삶의 발명>이요. 책에서 본 이 구절이 참 좋았어요. ‘나에게 삶은 좋은 이야기를 찾는 과정이나 다름없었다… 영향을 받는 이야기, 의미를 두는 이야기가 바뀌면 에너지의 방향이 바뀌고 에너지의 방향이 바뀌면 삶의 방향도 바뀐다.


-언젠가 만나요 우리


모티프원이 안전하고 평등하고 누군가에게 영감을 주는 곳이 되길 바라요. 그렇게 되도록 최선을 다해 이 공간을 사랑하고 가꿔나갈 거예요. 모든 스위치를 끄고 오로지 나에게 집중하고 진득하게 책 읽고 싶은 그런 날, 모티프원에서 만나요 우리.


_by @dplot.official 

#디플롯 #�.���� #이나리 #모티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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