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한 부부가 10년 동안 나라 밖을 살아보는 삶을 실험 중이다. 이 순례길에서 만나는 인연과 문화를 나눈다._이안수ᐧ강민지
호스텔에서 여러 날을 함께 지낸 야나(Jana)는 체코에서 태어났지만 더 넓은 세상의 더 다양한 경험을 찾아 홀로 캐나다로 갔다가 그곳의 시민이 되어 생각했던 것보다 더 긴 시간을 그곳에서 살았다. 그동안 그녀에게 수많은 일이 있었지만 요가와 승마에 몰두했다.
그녀는 천성적으로 자연에 끌리는 성품이었다. 그런 면에서 캐나다도 좋았지만, 그녀는 세상을 순례하며 자신을 위해, 그리고 가능하다면 자신을 필요로 하는 이들을 위해 치유자가 되기로 했다.
그녀가 호스텔에서 함께 생활하는 동안 웃지 않는 얼굴을 본 적이 없다. 누군가 주방 정리를 미루어두면 그것을 씻어 정리하지 않고는 주방을 떠나지 않았다.
그동안 멕시코를 여행하면서 Medicina(멕시코 전통 치유)를 공부했다. 오악사카에 머무는 동안에는 재소자들에게 요가를 지도했다.
지난주 저녁, 4층 주방으로 갔던 아내가 2층의 코워킹 스페이스에 있는 내게 야나와 함께 왔다.
"야나가 내일 새벽에 떠난대요. 당신에게 인사하지 않고 떠날 수 없다는군요."
그녀로부터 코스타리카의 한 승마장에서 3개월 일을 얻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었다. 그 후 칠레 여행과 체코 고향 방문을 계획 중이라고 했었다.
"내일 새벽 3시쯤에 떠나야 해서요."
떠나야 하는 날이 그렇게 일찍인 줄은 몰랐다.
풀 서비스 항공사를 이용할 엄두조차 못내는 장기간 여행자들은 낮 황금시간대에서 밀려난 시간에 출발하거나 도착하는 저가항공사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처지를 잘 아는 나는 그녀가 왜 그 시간에 떠나야 하는지를 묻지 않아도 되었다.
그녀는 코스타리카에서 치료적 목적의 승마를 지도하는 말 치료사(Equine Therapist)로 머물 예정이라고 했다.
40대로 들어선 그녀에게 요가 테라피스트나 말 치료사로 사는 유목적 방식이 경제적 안정이나 신분을 보장해 주지는 못하지만 영혼의 끌림대로 사는 만족을 준다고 했다. 한 손에 각기 다른 욕망을 다 잡을 수는 없는 것을 알고 있으므로 자유를 택한 이유로 겪는 불편들은 기꺼이 감수한다.
"남자친구 생각은 없나요?"
"물론 있지요. 하지만 나보다 키 큰 남자가 좋은데 그런 남자를 만날 수가 없어요."
그녀의 키는 180cm가 넘었다.
기약 없는 이별의 허그를 나눴다. 나는 발꿈치를 들었지만 그녀는 활처럼 등을 굽혀야 했다.
그녀로부터 잘 도착했다는 메시지가 왔다.
"it's a blessing to meet you... hugs and greetings from Costa Rica ��"
다시 며칠 뒤 농장에서의 시간을 사진으로 보내줬다. 말과 함께하는 그녀의 표정에는 새벽 비행기의 피로보다 불확실한 길에서 만난 충만함이 배어있다.
그 사진들 맨 뒤에 그녀의 허그가 있었다.
"Sending hugs to you both ��"
#야나 #요가테라피스트 #말치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