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릇 사람이라면... 미국, 한국, 그리고 오악사카

무릇 사람이라면... 미국, 한국, 그리고 오악사카

by motif


*은퇴한 부부가 10년 동안 나라 밖을 살아보는 삶을 실험 중이다. 이 순례길에서 만나는 인연과 문화를 나눈다._이안수ᐧ강민지

A retired couple is in the midst of a life experiment — living outside our home country for ten years. Along this pilgrimage, we share stories of the people and cultures we encounter along the way._Ansoo Lee & Minji Kang, Korea


무릇 사람이라면 이 분의 마음으로 살아야 하지 않겠나, 싶은 생각이 들곤 합니다. 그래서 수시로 그 분의 마음 거울에 우리를 비추어 보곤 합니다.

그분은 미국 중북부, 노스다코다에 살고 계신 Sheryl입니다. 그분은 제 아들 영대가 '어머니'라고 부르는 또 한 분입니다.

Sheryl 가족과의 만남은 아들이 고등학교 2학년 때인 2000년, J-1 교환 프로그램인 'The International Student Exchange(ISE)’s secondary school student exchange program(고등학생 대상 국제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참여함으로써 이루어졌습니다.

미국 국무부가 후원하는 이 장학 프로그램으로 교환학생이 수학하는 공립 고등학교에게 국무부는 'Medallion Member School'이라는 칭호를 부여해 학교가 문화 교류에 헌신한다는 명예를 누리도록 합니다.

자원봉사 호스트 가정에게는 금전적 보상은 전혀 없지만 교환학생과 함께 생활하면서 가족 모두가 새로운 문화와 언어, 국제적 감각을 키울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하지만 학생이 생활하는 1년 동안 엄격한 요건을 준수해야 합니다. 학생에게 독립된 방과 하루 세 끼를 제공해야 하고 안전과 학습 환경까지 책임져야 하므로 신원 조회와 주택 조회까지 통과해야 합니다.

셰릴 엄마와 가족들은 영대를 택하고 '학생을 손님이 아닌 가족처럼' 대해야 한다는 지침 이상의 가족이 되어주었습니다.

1년 학기 동안, 노스다코다 대평원에서 보낸 영대는 우리 가족이 부족했던 여러 미덕을 가진 아이가 되어돌아왔습니다. 그것은 셰릴 가정의 부모와 형제들이 가진 여러 장점들이 자연스럽게 체화된 경우였습니다.

영대가 한국으로 돌아온 뒤, 삼 형제의 첫째인 Jason과 막내인 Matthew가 한국으로 와서 자전거로 총 52일간 한국 국토의 가장 자리를 따라 주행하는 2106Km의 자전거전국일주를 함께 하기도 했습니다.

그 후 Jason과 Matthew는 동양에 대한 관심이 확장되어 급여, 항공료, 의료보험, 거주 지원을 하는 일본의 JET 프로그램(Japan Exchange and Teaching Programme)에 참가해 일본 학교에서 영어 수업을 보조하기도 했습니다.

일본에 체류하는 동안 Matthew는 현재의 부인, Riku를 만났습니다. 영대와 우리 부부는 Matthew의 결혼식에 맞추어 영국에서 미국으로 날아갔습니다. 23년 6월이었습니다.

매튜가 동양인 부인을 맞을 줄은 13년 전에 짐작조차 할 수 없었던 일이었고 그의 결혼식에 저희 부부까지 하객으로 참석할 줄은 더욱 몰랐던 일이었습니다.

결혼식을 전후해 우리 부부는 Nathan의 집에 머물며 영대가 환대 받았던 그 방식 그대로 환대 받았으며 아들이 살며 경험했던 그 시간들을 압축적으로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Sheryl은 영대의 생일날에 직접 구워주었던 그 케이크를 구워주셨고, 아버지 Arlen은 영대가 살았던 헤이즌 농장을 안내해 주셨습니다. Jason은 바비큐 파티와 독립기념일 불꽃놀이를 가장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게 해주었고 Nathan은 헤이즌까지 장거리 운전과 영대가 다녔던 학교와 박물관, 미술관으로 안내주었습니다. 새신랑과 신부인 Matthew와 Riku는 결혼 후 집들이에 초대해 주었습니다.

2주간의 꿈같은 시간을 뒤로하고 떠나올 때 영대가 했던 "다음에는 한국에서 다시 뵈어요"라는 말이 3년 뒤 Matthew와 Riku 부부를 한국에서 재회하는 것으로 현실이 되었습니다.

영대는 매튜의 인터뷰 영상을 통해 16년 전의 만남이 각자의 운명을 어떻게 바꾸어놓았는지를 기록했습니다.

매튜 부부가 한국을 떠날 때 영대는 또 다른 바람을 작별 인사에 담았습니다.

"Sheryl, Arlen 부모님과 Jason, Nathan 도 곧 한국에서 만날 수 있기를 바래."

우리 부부가 멕시코 오악사카에서 사순절(Cuaresma) 직전 열리는 전통적인 축제에 참가하느라 바쁜 사흘을 보냈습니다. 참회의 화요일( Shrove Tuesday, Mardi Gras, Fat Tuesday)에 페이스북 미국과 한국 가족의 그룹방에 셰릴의 다정한 메시지가 올랐습니다.

"Hey guys, I’m taking a chance. It’s Fat Tuesday and tomorrow is Lent.

I just want you to know how much I love you. I hope spring/summer will be amazing for us. I’m sorry for my flaws. My heart swells with pride when I think of you(얘들아, 조금 용기 내서 말해볼게. 오늘은 '참회의 화요일'이구나. 내일부터는 사순절이 시작돼. 내가 너희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아줬으면 해. 올 봄/여름이 우리에게 멋진 시간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내 부족한 점들에 대해 미안해. 너희를 생각하면 내 마음이 자랑스러움으로 벅차오른단다)."

영대가 엄마의 극진한 말씀에 답했습니다.

"Even though I’m far away, always mom's words made me feel so close to you! Thank you for sharing your heart It means more than I can say(멀리 있어도, 엄마의 말씀은 항상 엄마와 정말 가까이 있는 것처럼 느끼게 해줘요! 진심을 나눠주셔서 감사해요.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소중해요)."

Sheryl은 출산이 멀지 않은 영대에게 다시 뭉클한 마음이 담긴 사랑을 전했습니다.

"I miss you so much, Young❤️. It’s winter weather but I want to see the doctor too❤️. When I try to sleep at night, U picture Korea. Feeling loved by you. Cradling my grandchild(영대야, 너무 보고 싶어. 지금은 겨울 날씨지만, 나도 병원에 가봐야 할 것 같아. 밤에 잠을 청하려 하면, 한국이 떠올라. 네 사랑을 느끼면서 손주를 품에 꼭 안는 상상을 해)."

오악사카의 아내는 셰릴의 메시지를 읽고 눈물을 훔쳤습니다. 이 가족의 교류와 유대가 다음 세대로 이어질 것임을 예감합니다.

국제 교환학생 프로그램이 양차 대전 이후 경직된 외교 문제를 완화하는 문화적 화해의 수단으로 제도화되었지만 호스트 가족과 학생 가족 모두에게 일상 속에서 문화와 언어를 경험하고 서로 다른 종교적, 사회적 관습을 통해 부모도 새로운 가치관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우리 부부는 계속되고 있는 나라밖 순례의 삶을 통해 서로 다른 국가의 사람들이 서로를 더 이해하고 사랑하고자 하는 본능을 가지고 있음을 거듭 확인하고 있습니다. 이 본능은 우리 모두가 연결된 존재라는 또 다른 증거일 것입니다.

영대와 한국의 가족들은 셰릴 어머니를 비롯해 다른 가족들도 한국을 다녀갈 수 있는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한국을 가장 잘 아는, 편견 없는 세계의 시민으로 돌아오라

https://blog.naver.com/motif_1/30091535573

●12년 전의 앨범에 담긴 셰릴 엄마의 위대한 '모정'

https://blog.naver.com/motif_1/223160402029

●한국에서 우는 것은 약함의 상징인가요?

https://blog.naver.com/motif_1/30099894478

●삼형제, 자전거전국완주보고

https://blog.naver.com/motif_1/30115300288

●생면부지의 낯선 이가 과연 가족이 될 수 있을까?

https://blog.naver.com/motif_1/224178052121

■사진설명

2026 Muestra de Carnavales Oaxaqueños(오아하카 카니발 공연)

Carnavales Oaxaqueños는 세계 최대 규모의 카니발인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카니발처럼 사순절(Lent) 직전에 열리는 행사로 금욕과 절제의 기간에 들어가기 전 공동체가 즐거움과 풍요를 나누는 축제이다. 오악사카 주 전역의 카니발 전통을 모아 오악사카 시에서 펼치는 연례 행사로 원주민 자포텍과 믹스텍 축제와 융합되어 오악사카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음악, 춤, 화려한 색채가 가득한 전통의 각기 다른 공연 행렬이 펼쳐진다.

2월 13일(금)과 14일(토) 양일간에 걸쳐 오후 5시부터 14개 이상의 퍼레이드 팀(Contingentes), 500여명이 참여해 퍼레이드를 선보인 이 행렬은 소치밀코 지구(Barrio de Xochimilco)의 러 크루즈 데 피에드라(La Cruz de Piedra 돌십자가) 광장에서 출발해 중앙역사지구(Centro Histórico)를 거쳐 플라사 데 라 단사(Plaza de la Danza)까지 이어졌다.

퍼레이드 팀은 오악사카 주의 각기 다른 전통을 가진 마을과 공연팀으로 Chalcatongo de Hidalgo, Villa de Zaachila(화려한 깃털과 직물로 장식), San Jacinto Amilpas(원주민 전통 마스크), San Antonio Arrazola(알레브리헤 조각, 장난꾸러기 악마 춤), San Sebastián Tecomaxtlahuaca, Santa Catarina Minas(메스칼), San Juan Cacahuatepec, Santa María Zacatepec, Santiago Juxtlahuaca, San Sebastián Teitipac, San Mateo Macuilxóchitl, San Bartolo Coyotepec(검은 도자기(Barro Negro)의 고향, Diablos Cachudos(뿔 악마)), San Juan Teitipac(고대 tiliches 전통 보존) 마을과 Tiliches Ritmo de mi Raza(tiliches 인형과 가면을 통해 유머와 풍자) 공연그룹이다.

각 마을과 그룹은 자신들의 고유한 상징인 도자기, 알레브리헤, 메스칼, 가면, 춤 등을 들고나와, 오악사카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축제 무대가 된다.

■Martes de Carnaval(카니발의 화요일)

오악사카의 각 마을에서 펼쳐지는 사순절 직전 마지막 날의 축제. 특히 참회 화요일에는 여러 지역에서 축제가 동시에 절정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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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오악사카 #사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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