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리 예술마을의 상징, 북스테이의 대명사 : 모티프원

by mot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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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아버지는 파주 헤이리로 터전을 옮겼습니다.

허허벌판이던 헤이리 마을을 저는 기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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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아버지가 집을 짓겠다 마음먹은 헤이리에 처음 방문했을 때는 이런 곳에서 사람이 어떻게 살 수 있을까 싶도록 주변에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아버지는 그 벌판에서 그의 꿈을 만났습니다.

아버지는 캐나다 온타리오주를 여행할 때 스트랫퍼드라는 작은 도시를 들른 적이 있습니다. 바로 영국의 셰익스피어 고향 이름에서 따온 도시 이름이지요.

스트랫퍼드 도시는 매년 4월부터 11월까지 무려 8개월간 셰익스피어 연극축제인 'Stratford Festival of Canada Ontario'가 펼쳐지는 곳입니다. 그때 아빠는 그곳에서 은퇴한 극장장의 집에 묵으며 무대 뒤의 예술가들의 모습과 이야기, 마을을 작게 흐르고 있는 강 주변으로 펼쳐진 극장들과 예술가들의 교류에 함께했습니다.

한국에는 일군의 예술가와 예술경영자들이 함께 예술로 특화된 마을을 이루는 꿈을 꾸고 있었습니다. 아버지도 그 일원이었습니다.

아버지는 이 마을에서 스트랫퍼드의 극장장 같은 역할이 필요하다고 여겼습니다. 예술마을이 만들어지는 쉽지 않은 여정과 마을 구성원들이 각기 다른 컨텐츠가 되는 그 사연들을 들여주지 않는 한 이 생소한 신생 마을은 방문자들에게 그저 새집들이 많은 마을일 뿐일 테니까요.

저는 이곳을 허허벌판으로 바라봤지만 아버지에게는 이미 한국 예술인들이 활발하게 교류하고 사는 마을의 모습이 눈에 그려졌습니다. 그리고 그 자원이 헤이리를 넘어 모두의 것이 되도록 하고 싶은 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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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모티프원이 지어지고 21년이 되었습니다.

헤이리의 터줏대감으로, 헤이리의 촌장으로, 헤이리의 소크라테스로 예술가들과 교류하고 마음 뉘러 오는 세계 각국의 여행자들의 구루가, 친구가 되어주었던 그는 이제 여행자의 몸으로 여행하고 있습니다.( @motif.1_travelog )

시간이 흐른 만큼 헤이리의 어르신들 중에는 거주지를 옮기신 분들도 계시고, 그만큼 젊은 예술가들이 새롭게 정착하고 있습니다.

모티프원도 책임을 제게 맡기고 아버지가 나라밖으로 순례를 떠나신 지 4년, 손님 한 분 한 분의 마음을 헤아려 섬기시던 그 마음처럼 저 역시 그리하고 있는지, 돌아볼 때가 많았습니다.

얼마 전 신설된 헤이리마을 주민 소통 채널에 마을 어르신께서 모티프원을 헤이리의 첫 번째 자랑으로 꼽아 소개해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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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처음 인사드립니다.

이야기 많은 방이니, 저는 가볍게 헤이리의 자랑을 하나씩 나눠보려 합니다.

모티프원입니다.

이곳의 진짜 주인은 책입니다.

머무는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책을 읽고,

책을 따라 마을을 걷고,

여행처럼 헤이리를 경험합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

헤이리에서 하룻밤 머물다

자연스럽게 헤이리를 좋아하게 되고,

어느새 헤이리의 관계 주민이 됩니다.

헤이리 예술을 깊게, 넓게 확장하는 공간,

모티프원.

헤이리 자랑 1탄으로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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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리를 가장 잘 아시는 헤이리의 1세대 어르신께서 지난 21년의 모티프원을 지켜보시고 헤이리 주민 내부자의 마음을 담아 여전히 모티프원이 헤이리의 자랑이라고 말씀해 주셔서 어버지 떠나신 후 늘 걱정이었던 제 마음이 좀 놓입니다.

아버지가 그동안 쌓아오신 모티프원의 철학이 그대로 이어지고 있어 다행입니다. 또한 헤이리가 품고 있는 창작의 정신, 자연과 어우러지는 삶, 더불어 살며 예술이 일상 속에 넘실대는 공간으로 더 깊이 스며들 수 있어 기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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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저는 ‘아트앳프레농’ 프로젝트의 초대 예술가분들의 인터뷰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작년 모티프원 옆에 아트스테이 ‘프레농’을 오픈하면서 꾸준히 매달 2명의 예술가·작가들의 레지던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분들의 이야기를 아카이빙 하는 작업을 하고 있지요.

*Art at Prénom 아트앳프레농

https://www.youtube.com/@artatprenom

창작자들에게 낯선 곳에서 사색하고 영감을 고양할 수 있도록 공간으로 응원하고 싶어서 시작한 '프레농 레지던시 프로그램'입니다.

나아가 예술가들의 현재의 사색과 작업에 대한 생각들을 아카이빙 해서 당사자에게는 과거 시점의 소중한 자산이, 좀 더 나은 내일에 대한 고민이 깊은 모든 사람들에게는 창의적인 삶의 실마리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삼 남매의 의욕에서 출발한 '아카이빙'작업이었습니다.

벌써 6번째 이야기가 업로드되었습니다.

이 업무가 단순히 공간으로 창작자들과 만나는 접점을 늘려가는 일로만 여겨서는 계속할 수 있는 일이 아님을 작업이 거듭될수록 더욱 크게 느끼고 있습니다.

저와 두 동생 모두가 자신의 본업 외에 여백으로 주어진 거의 모든 시간을 이 작업에 할애해도 시간이 모자랄 정도의 업무량입니다.

3명이 수시로 기획회의를 하고 그 기획에 따라 섭외와 스케줄을 조율합니다.

아카이빙 영상 작업을 위해서는 더 거친 시간이 이어집니다.

인터뷰 준비를 하고, 촬영 콘티를 짜고 촬영이 이루어진 뒤부터가 본격적인 일일만큼 노동이 계속됩니다.

통·번역, 글쓰기 작업을 담당한 동생은 영어 번역과 함께 인터뷰 텍스트 작업에 돌입합니다.

연출은 물론, 구성·촬영·편집 등 영상 담당 동생은 며칠 밤을 새우는 형편이 지금도 계속됩니다.

저는 그 작업에 따라 릴스를 비롯한 홍보에 몰두해야 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삼 남매는 매일 밤, 서로를 격려하며 나아가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우리가 밤을 태워만든 이 작업들이 우리의 창작자들이 해외로 나아가는 징검다리(5개 국어로 번역됨)가 될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예술은 이미 삶에 들어와있다는 것을, 스스로의 삶을 창작으로 깊게 이어가는 소중한 이야기를 듣고 있다 보면 가슴이 벅찹니다.

우리 삼 남매는 이미 이 충만한 마음만으로도 이 작업에 대한 충분한 보상입니다.

이런 순간이 2003년 아버지가 허허벌판인 이곳을 바라보면서 상상했던 모습이지 않을까 생각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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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되면서 한 해 계획을 점검하고, 넘실대는 봄의 바람을 타고 마음을 뉠 곳을 찾게 되는 시기가 옵니다.

현대카드 다이브 에서도 모티프원을 소개해 주었습니다.

독서라는 목적지,

몰입을 부르는 북스테이

2026.03.02

헤이리 예술마을의 상징

모티프원

국내 북 스테이의 대명사로 꼽히는 모티프원은 경기 파주시 헤이리 예술마을에 위치한다.

2005년 오픈 이후 90개국 4만 명 이상의 투숙객이 다녀갔을 만큼 세계적으로도 명성이 자자한 곳이다.

공용 서재와 객실에는 인문, 예술, 건축, 문학 등 2만여 권의 장서가 빼곡하다.

그 때문인지 매년 이곳을 찾는 단골 투숙객도 적지 않다고.

화이트, 블루, 미러, 우드 등 콘셉트가 뚜렷한 객실 중에서 취향에 따라 고르는 재미도 크다.

*독서라는 목적지

https://dive.hyundaicard.com/web/content/contentView.hdc?contentId=2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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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ENAKOREA의 2026년 3월호에서도 모티프원을 기사로 올렸습니다.

북스테이의 상징적인 공간, 모티프원

ARENAKOREA 2026년 3월호

책은 머무는 공간의 결을 바꾸고, 여행의 속도를 조율하는 매개가 되죠. ’북스테이‘는 단순히 책이 많은 곳이 아니라, 책을 읽기 위해 일부러 찾게 되는 목적지입니다. 조용히 페이지를 넘기는 시간까지 설계한 북스테이를 소개합니다.

모티프원 | @motif.1

파주 헤이리마을에 자리한 ’모티프원‘은 북스테이의 상징적인 공간으로 꼽히는 곳입니다.

조민석 건축가가 설계한 공간답게 구조와 동선, 채광까지 독서 경험에 초점을 맞춰 치밀하게 구성했습니다.

작가이자 연기자가 운영하는 공간답게 인문, 예술 분야를 아우르는 밀도 높은 서가가 공간 곳곳을 채우고 있으며 투숙객은 이를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습니다.

숙소 전체가 하나의 사적인 도서관처럼 기능해 머무는 시간 자체가 사유의 시간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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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라는 목적지로 ‘모티프원’을 찍고 만나 뵙길 기다리겠습니다.

북스테이의 시작이었던 아버지가 한 말로 북스 테이를 소개하며 글을 마칩니다.

"저는 독서를 여행의 범주에 넣습니다.

자연이나 사람 등 책의 원전(原典)을 찾아가는 것이 제게 여행이기 때문이지요.

그러니 서재에서 하는 여행이 독서이고 서재 밖에서 하는 독서가 여행입니다.

서재에서의 독서만으로는 실행에 연약할 수 있고,

서재 밖 독서만으로는 사유체계가 허약할 수 있습니다.

북스테이는 방해받지 않고 책을 읽을 수 있는 집중 독서의 매력과 낯선 곳에서의 만남과

대화를 통해 원전을 읽는 여행을 함께 경험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독서의 민낯과 속살을 들춰보는 여행, 그것이 북스테이입니다.

_모티프원 이안수"

*모티프원

https://naver.me/5chutux9

_by 이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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