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의 마리아치 음악선물

Ray & Monica's [en route]_475

by motif

멕시코 연인들의 연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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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한 부부가 10년 동안 나라 밖을 살아보는 삶을 실험 중이다. 이 순례길에서 만나는 인연과 문화를 나눈다._이안수ᐧ강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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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텔 창문 밖으로 감미로운 마리아치(Mariachi)의 연주 소리가 들려왔다. 평소 낡은 자동차의 심한 엔진 소리와 옆 가게 스피커의 반복된 CM송으로 가득한 거리였다.


창문을 열고 살피니 길 건너 보석가게(Joyería Dinastía G Diamante / Oro y plata en Oaxaca) 앞에서 결혼식 규모인 8명이나 되는, 별도의 보컬이 있는 마리아치 밴드가 연주 중이었다.


궁금한 사연을 풀기 위해 현장으로 갔다. 가게 안의 여러 점원 중 모든 시선이 집중된 한 젊은 여성이 숨었다 나타나기를 반복하며 기분 좋은 당혹감을 숨기지 못하고 있었다.


멕시코의 전설적인 가수 비센테 페르난데스(Vicente Fernández)가 발표한 곡, '사랑은 금보다 귀하다'는 'Para Siempre(영원히)'를 부르는 것을 보아 이것은 분명 연인의 사랑 고백이나 맹세임이 분명했다.


다섯 곡이나 되는 세레나데를 부른 후 마리아치가 떠난 뒤, 그녀에게 이 노래 선물을 누가 보냈는지를 물었다. 그녀는 동료의 등 뒤로 숨으며 여전히 수줍음을 어쩌지 못하고 누가 보냈는지 알지 못한다고 했다.


하지만 나의 궁금증은 그녀의 직장 동료 야슬리(Yaslie)가 풀어주었다.


-당사자가 알지 못하는 노래 선물이 간혹 있는 일입니까?


"제 생각엔 그녀가 이미 그를 알고 있는 것 같아요. 이미 사귀고 있는 사이인데 아마 깜짝 선물일듯해요."


-이런 일이 오악사카에서는 흔한 일인가요?


"사랑에 빠진 커플에게 마리아치 음악을 선물하는 것은 흔한 일이에요. 어떤 경우에도 마리아치 음악 선물은 받는 이에게 '매우 특별한(muy especial)'한 감동을 줍니다."


-당신도 연인이 있다면 이런 선물을 받은 적이 있나요?


"남자친구가 있지만 아직은 이런 선물을 받은 적은 없습니다만 물론 받고 싶죠."


-당신은 몇 살이고 오악사카에서는 보통 몇 살에 연애를 시작합니까?


"저는 20살이에요. 전 17살에 남자친구를 만났어요. 보통 15살부터 남자친구를 사귀기 시작하죠. 어떤 이는 16살일 수도, 18살일 수도 있지만요."


-연인이 만나면 데이트 장소는 주로 어디를 선호합니까?


"구즈만 산토도밍고 성당 앞이나 소칼로 주위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거나 교외의 히에르바 엘 아구아(hierve el Agua)와 같은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시간을 보내죠. 저는 개인적으로 도서관에 가는 것을 좋아해요."


-특히 오악사카에는 멋진 도서관이 참 많더군요. 주로 대화의 주제는 무엇인가요?


"서로를 알아가는 취향에 관한 대화나 꿈을 어떻게 이룰지와 같은 얘기들이지요. 취향이 비슷하다면 음악이나 영화, 만화 같은 것을 함께 즐기죠."


-개인적으로 좋은 남자의 기준은 무엇입니까?


"학교 공부에 성실하고, 현재를 즐기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열정인 남자..."


그동안 만나온 사람들의 경우를 보면 멕시코에서 연애는 비교적 일찍 시작하고 그 관계를 두 사람의 비밀로 국한하지 않고 부모와 주위 사람들에게도 알리는 공개적 만남을 이어간다.


오악사카에서 만난 분이 며칠 뒤 연락이 왔다. 자신의 딸이 한국 남자를 소개받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그녀는 15살이라고 했다.


특히 특별한 날의 선물은 필수적인 것 같다. 지난 3월 21일 유독 거리에 꽃을 든 남자들의 바쁜 걸음이 많았다. 합승택시(colectivo)에도 꽃을 든 남자가 탔다. 꽃을 든 남자들이 많은 이유를 물었다.


"오늘은 '노란꽃의 날(Día de la Flor Amarilla)'이에요. 남성이 여성에게 노란 꽃을 주는 날이죠. 하지만 이 꽃은 친구를 위해 준비한 꽃다발이에요. 제 여자친구와는 내일 만나기로 약속했고 내일 또 다른 꽃다발을 준비할 거예요."


이 유행은 드라마 Floricienta에서 남자가 사랑을 고백하며 여성에게 노란 꽃을 주는 모습이 멕시코 젊은 세대 사이의 유행으로 자리 잡았고 이제는 그날의 꽃선물이 성별이나 관계에 얽매이지 않고 친구와 가족에게까지 확장되었다고 한다. 이들에게 꽃 선물은 사랑, 우정, 희망의 구체적 표현인 셈이다.


https://youtu.be/t-JxVtJw_-c?si=QaGD-SuI65V1nx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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