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y & Monica's [en route]_3 | 엔젤스 플라이트
이곳에 처음 당도했을 때 이방인의 낯선 느낌을 지워준 것이 주황색 푸니쿨라 2대가 짧은 경사로를 오르내리는 엔젤스 플라이트(Angels Flight)의 모습이었다. 주황색 박스 차량이 철로 가운데에서 서로 비키며 교행하는 모습도, 노란색 아치의 승강장도, 그 앞에 줄을 서서 승차를 기다리는 몇몇 사람도 기차모형 장난감에 피큐어같았다.
아침에 눈을 뜨고 발코니에 나가면 가장 먼저 눈길이 가는 곳도 엔젤스 플라이트이다. 이 작은 기차에 마음이 가는 것은 아마도 잠재의식 속에 가라앉아있던 과거의 기억과 닿았기 때문인 것 같다.
2003년 봄, 가장 외롭고 힘든 여행 중이었다. 피츠버그의 마운트 워싱턴(Mount Washington)의 그랜드뷰 애브뉴(Grandview Ave)에서 아래의 모논가헬라(Monongahela)강과 강 건너의 도심을 바라보고 있었다. 모논가헬라 인클라인(Monongahela Incline)은 1870년에 지어진 미국에서 가장 오래 운영되고 있는 푸니쿨라였다. 1860년대 피츠버그는 산업의 확장으로 엄청난 노동력이 필요했고 그 노동력을 주로 독일계 이민자들로 채우고 있었다. 공장은 강에 인접한 저지대에 있었고 주거는 산의 언덕일 수밖에 없었다. 이 푸니쿨라는 생계를 위해 저지대의 일터와 주거지를 오가는 그들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졌다. 가족을 떠나 방랑하던 그 시절, 나의 상황은 출근을 위해 푸니쿨라에 몸을 실은 초기 이민자들의 처지에도 미치지 못한 것이었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연중무휴, 하루 종일 언덕 아래 그랜드 센트럴 마켓(Grand Central Market)에서 캘리포니아 플라자 공원(California Plaza Park)을 연결하는 세계에서 가장 짧은 철로, 298피트(90.8m)의 엔젤스 플라이트는 여전히 정겹다.
이 푸니쿨라는 1901년, 저지대의 비즈니스 지구와 고지대를 주거지를 연결하는 피츠버그의 것과 동일한 용도로 건설되었다. 과거를 캐어보니 순탄치 않았다. 철로를 오르내리는 두 차량은 인근 거리의 이름을 딴 올리벳(Olivet)과 시나이(Sinai)라는 애칭으로 불린다. 1950년대 벙커힐이 도심재개발로 빅토리아 주택이 철거되고 고층 빌딩으로 재건될 때인 1969년에 철거되었다. 그러나 엔젤리노스(Angelenos)의 마음속, 추억이었던 엔젤스 플라이트는 원래의 자리에서 반블록 이전되어 현재의 위치에 1996년에 복원되었다. 하지만 2001년 기계적 결함으로 Sinai가 굴러내려가 Olivet과 충돌하여 1명이 사망하고 7명이 부상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9년동안 다시 운행이 중단되었다가 2010년에 운행이 재개되어 첫 달에 3천 명의 승객을 태웠다. 2013년에 차량 한 대가 탈선해서 다시 운행 중단. 2017년에 다시 운행을 시작했다. 122살의 엔젤스 플라이트의 부침이 우리의 인생유전과 닮았다. 나는 아침마다 Olivet과 Sinai가 서로를 향해 다가가는 모습을 보면서 행복한 동행을 염원한다.
030428월(130-3)/Pittsburgh, Pennsylvania
언덕 정상의 Grandview Ave에서 2시간쯤 달뜬 마음으로 물과 빌딩으로 아우러진 피츠버그를 살핀 다음, Monongahela Incline에 몸을 실었다. 이 인클라인은 MT Washington의 언덕 위와 Monongahela강가의 저지대를 연결하는 경사면에 건설된 635feet 길이의 레일과 한 칸짜리 차량. 강철 케이블을 감아올려서 차량이 언덕을 오르내리게 된다. 1870년에 지어진 이 인클라인은 지금도 600feet 위의 언덕 위에 살고 있는 주민들을 강가 도심의 비즈니스 지구로 출퇴근 시키는 중요한 교통수단이다. 그러나 나 같은 이방인들에게는 MT Washington위의 황홀경으로 안내하는 천국으로 난 케이블카 같x`은 존재이다. 이곳을 한 번 방문한 적이 있었던 감상적인 내 일본인 친구는 이 인클라인을 타고 올라간 언덕 위에서 바라보는 야경에 반해 피츠버그에서 살기를 지금도 소원하고 있다. 늦은 오후에 올라 2시간 언덕 위를 거닐면 주야간의 아름다움을 함께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인클라인에서 내리면 바로 Monongahela강이 지척이다. 발아래로 흐르는 강물을 내려다보며 Smithfield ST. Bridge를 건너 First Ave.를 따라 내려가자 Point State Park의 잔디밭이 펼쳐졌다. 삼각면의 두 변이 두강에 접한 이 공원은 강물과 잔디밭이 이어진 듯 펼쳐져 있어 공원의 크기에 비해 거침없는 시야를 제공한다. 따뜻한 햇살 아래 몇 쌍의 연인들이 벌거숭이가 되어 선탠에 열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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