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y & Monica's [en route]_5 | The Last
요즘 로스앤젤레스의 한 낯 기온은 34℃. 한 서점에서 더위를 잊은 체 3시간을 보냈다. 사람이 적지 않은 이 서점은 S Spring St의 Spring Arts Tower 그라운드 복층을 사용하고 있어서 유난히 시원했다. 개방감은 여름에 가까이 두어야 할 친구 같다. 이 서점의 이름은 'The Last Bookstore'. 2층에서 열심히 책을 정리하고 있는 직원에게 왜 '마지막 서점'인지를 물었다.
"설립자, Josh Spencer의 사회적 의미를 담은 이름입니다. 지역의 서점들이 온라인 서점에 밀려 사라지고 있죠. 'last'는 그 위험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얘기를 듣고 보니 이 서점이 '서점의 종말'을 지켜내겠다는 사명감을 이름에 새긴 셈이다.
알고 보니 조시 스펜서도 시작은 온라인이었다. 그는 온라인으로 모든 잡화를 파는 온라인 셀러였다. 2005년부터는 그가 좋아하는 책에 집중했고 2009년 말에는 4번가 메인스트리트에서 작은 서점을 열었다. 점차 몸집을 키워 지금의 스프링 스트리트에서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큰 새책 및 중고서점, 레코드 매장'으로 명성을 확보했다.
이 서점은 약 617평의 넓이의 공간에 책을 얼마나 많이 수납하느냐 하는 문제보다 어떻게 더 공간을 창의적으로 구성하느냐에 관심을 둔 것 같다.
이미 1만 년 전쯤에 멸종된 매머드(mammoth)의 머리 모형을 서점의 복층 중앙에 걸어 자연스럽게 이 서점이 사라지면 지구상 오프라인 서점은 화석으로만 남은 매머드같이 될 것이라는 것을 연상하도록 했다.
'이 서점은 100년 된 은행건물에 있기 때문에 금고와 유령이 있다'라고 떠벌립니다. 그리고 대형 금고문은 '서점 감옥'같은 연출을 한 공간의 문으로 사용하고 있다. 2층의 금고는 공포와 범죄 관련 책을 배치했다. 책의 터널을 만들고 책 사이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스팟을 만들었다. 곳곳에 책을 오브제로 한 작품들을 배치해 전체적으로는 갤러리 같은 인상을 주도록 했다.
1층의 메인 공간 중앙에는 서가 대신 여러 소파를 두어 사람들이 호텔로비처럼 책을 읽거나 홀로 혹은 함께 휴식할 수 있도록 했다.
이것이 주효했다.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 스팟을 찾아 순례하는 소셜미디어의 발흥으로 순식간에 세계에서 온 여행자들의 순례지가 된 것이다. 온라인에 밀려 소멸되어가는 독립서점의 상황을 빗댄 '마지막 서점'은 오히려 온라인 소셜미디어 덕분에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되는 아이러니가 발생한 것이다.
'The Last Bookstore'는 Amazon에 의해 종말을 맞게 될 것이라는 지역 서점의 소멸에 대한 예측을 빗나가게 만들고 있다.
이 서점에서 보낸 시간 동안 사람들은 책만을 사기 위해 이 서점에 오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보았다. 그들은 만지고 찍고 추억하고 그것을 나누고 싶은 곳으로서의 서점을 원하고 있었다.
희귀본 코너에서 'The Art of Rice : Spirit and Sustenance in Asia(쌀의 예술 : 아시아의 정신과 생계)'라는 책 속에 한국농촌의 미래 예측이라는 글을 만났다. 식생활의 변화로 쌀도 책과 비슷한 운명의 가고 있다. 몸의 양식인 쌀과 정신의 양식인 책이 공동운명체가 된 것이다.
디지털 시대에 종이책은 어떻게 존속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은 계속되어왔다. 온라인 서점의 편리함이 소비자들을 매료시키는 시대에 또한 지역 서점은 어떻게 존속할 것인가에 관한 질문도 오래된 의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판사나 서점은 희망을 놓지 않았다. 그 희망은 편리함보다 경험을 중시하는 독자들이다. 서점은 동네의 특징을 반영한 다양한 북큐레이션으로 독자들의 방문기대에 부응함으로써 독립서점들이 서점의 소멸을 지켜내고 있고 출판사들도 독립서점의 분투에 부응하는 독립서점만을 위한 신간 버전을 준비하기도 한다.
'The Last Bookstore'가 관광객의 방문지가 되어가는 것에 비판적일 수는 있지만 독립서점이 직면한 위기에서 생존하기 위한 전략으로 택한 이 방식은 시대의 변화가 요구한 방식이기도 하다. 그들은 서점으로 사람들을 오도록 해서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서점의 존재를 각인케하고 있다. 인스타그램용 사진을 찍은 이후라도 책의 구매로 눈을 돌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노력들이 서점 곳곳에 덫처럼 놓여있다. 비슷한 성격의 책을 몇 권 묶어서 저렴에게 구매토록 하는 '책꾸러미(Book Bundles from our Curators)', 현재 상영 중이거나 곧 개봉할 영화의 원작을 모아놓은 '영화 속의 책(Books on Screen now or soon), '예술 및 희귀본 코너(The Arts and Rare Book Annex)', 1달러서가(The Last Wall) 등...
2층에는 뜨개질 가게와 작가 스튜디오 등 몇 개의 별개 공간이 있다. 이들은 별도로 건물주와 계약해 임대료를 내는 독립숍이지만 서점과 공생하고 있다.
이곳 한 작가 스튜디오의 엄숙한 '작가성명'이 우리가 결국 책을 쓸 수밖에 없고, 책을 출판할 수밖에 없으며 서점을 영속하게 할 수밖에 없는 이유로도 읽혔다.
“I paint the human spirit.
Bliss, mischiet, victory, freedom, determination, sorrow and individuality are common in the beings I create.
They are imperfect living souls, tethered to earth, caught in a sweet moment in time, with their blemishes exposed. They are embarrassed, courageous, vulnerable, expectant, powerful, embattled and satisfied, and we see it and we See it and we know how it feels because we are human, too.
I paint the pursuit of happiness.
_Andrea Bogdan(Artist Statement)
나는 인간의 영혼을 그린다.
희열, 장난, 승리, 자유, 결심, 슬픔, 개성 등은 내가 창조한 존재들의 공통된 속성이다.
그들은 불완전한 살아있는 영혼들이다. 결점에 드러낸 채 땅에 매여 있고, 시간의 달콤한 순간에 사로잡혀있다. 그들은 당혹스럽고, 용감하고, 연약하고, 기대감에 차있고, 강력하고, 궁지에 몰려있으며, 만족스러워한다. 우리는 그것을 보고 또 보고 그것이 어떤 느낌인지 안다. 우리는 인간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내 그림은 행복의 추구이다.
_안드레아 보그단(아티스트 작업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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