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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예림 Nov 24. 2021

옵저빙 미.

나를 있는 그대로 관찰합니다

 오래간만에 일터에서 만난 강사님과 얼싸안고 반가워하다, 강사님 점심 드시는 자리에 함께 앉아 대화를 나누게 됐다. 연신 칭찬해주시며 다이어트에 요가강사 챌린지에, 너무 장하다고 칭찬해 주시니 기분 업업. 자그마한 체구로 어마 무시한 교육사업을 해내시는지라 평소 존경해 마지않는 강사님이셨는데, 그런 분께서 칭찬을 해주신다. 감사한 순간.


연신 대화하며 이따금 사업에 관련한 연락도 주고받으시고 식사도 하시느라 바쁘신 찰나. 괜히 편히 드셔야 하는데 나 때문에 더 못 드시는 건 아닌가 죄송스러운 타이밍이었는데, 먼저 말씀을 꺼내신다.


"밥을 씹지 않고 넘겨요. 급한 성격 때문에요"


맞아요. 저도 그랬어요. 현대인들에겐 식사시간에 오롯이 먹는 것만 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미션인지 모른다. 특히나 논문에, 사업에, 강의, 가정에선 엄마의 역까지 1인 다역을 하셔야 하는 슈퍼맘 강사님께는 더욱 그럴 터다. 허기진 배를 급하게 채우고서 다음 역할에 몰입해야 하는, 급하고 빠르게 돌아가는 일상. 급히 씹어 넘기는 식습관은 그녀의 성격 탓이라기보단 전적으로 환경 탓이다. 그마저도 겸손하게 성격 탓이라며 돌리는 강사님의 모습에 아니라고, 강사님께서 너무 대단하신 거라며 손을 잡아드리고픈 마음 가득.


'내가 먹는 것'을 관찰하는 것, 천천히 씹는 것은 생각보다 무척 어렵다. 그도 그럴 것이, 현재에 머무르는, 일종의 명상이기 때문에. 순간순간 치고 들어오는 여러 가지 생각의 작용들이, 마음들이, 혹은 다음 스케줄이 현재에 머무를 틈을 자꾸 뺏는다. 그럼에도 관찰이 필요한 이유는, 그런 스케줄을 소화해야 하는 것도, 생각과 마음을 다스려야 하는 것도, 나 자신이기 때문이다. 몸에 좋지 않은 것들을 인식 없이 먹어버리면, 그것도 정량을 초과해 먹으면 컨디션에 영향이 온다. 결국은 마음과 감정을, 생각을 더 많이 써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악순환의 고리에 올라타 패턴을 거듭하다 보면 건강이 상한다.


소중한 나. 예뻐지기 위한 내가 아닌, 나를 소중하게 대하기 위해, 힐링이네 운동이네 하지만, 사실 가장 필요한 것은 현재에 머무르며 지금 내 몸이 원하는 것들을 하나씩 하나씩 해 주는 것. 눈앞에 있는 것들을 습관적으로 먹기 전에, 내 몸이 원하는 것인지 알아주는 것. 당신은 다른 신경 쓸 거리가 가득이라 몸에까지 신경 쓸 짬이 없다고 말할지 모르지만, 그건 어찌 보면 가장 소중한 사람을 함부로 대하고, 처음 만나는 낯선 이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과 비슷하다. 정말 소중한 당신. 스스로 의식적으로 챙기기 어렵다면 어떻게 챙길 수 있는 습관을 들일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을까. 요즘 나의 화두, 소중한 당신을 당신 스스로 챙길 수 있게, 너무 힘들거나 번거롭지 않게 나를 챙길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 진심으로.


나 챙기기의 출발은 그저 바라보는 것. 내 몸, 마음, 행동을 옵저빙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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