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예림 Dec 08. 2021

체지방을 빼는 식습관의 원리

꼭 필요한 것을 확실하게, 필요한 만큼 챙기는 식습관 만들기

건강한 습관 코칭에 참여하시는 분들은 첫날부터 식단 인증에 긴장을 한다. 식욕을 부담스럽게 느끼기도 하고 좋아하는 음식의 취향에 대한 확신이 흔들리게 됐다는 신호다.


"코치님, 저 차마 인증을 못하겠어요. 제가 너무 많이 먹는 것 같아요."


어느 시점부터 체중이 증가하고 있었다는 것은 단순히 많이 먹고 적게 움직였다는 뜻이라기보다, 외모가 보기 싫게 변했다는 뜻이라기보다, 음식을 먹은 만큼 대사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가령, 자원이 충분한데, 그 자원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자꾸만 창고에 쟁여 놓는 식의 현상이 몸속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창고에 쟁여진 자원들을 꺼내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인다"는 과연 정답일까?


우리가 빼내려는 것이 체지방이 아니라, 창고에 쌓아둔 잡동사니라고 생각해보자. 창고에 넣어둔 자원들을 꺼내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 들어온 재료들이 창고로 가서 쌓이는 메커니즘을 끊어내야 한다. 청소로 예를 들면 이해가 쉽다. 상점에서 새로 사 온 물건들과 창고에 쌓여 있는 잡동사니들은 같은 물건이라도 성격이 조금 다르다. 창고에 어떤 물건들이 얼마나 있는지 속속들이 알고 있고, 수시로 창고 속 물건들을 닦고 관리하는 사람이 있을까? 창고 속으로 들어간 물건들은 당장 필요하지 않은데 자리만 차지하게 하기가 불편한 물건이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곳에 처박힌 것이다. 이제부터는 우리 몸에 충분히 차고 넘쳐 창고로 가게 될 음식보다 꼭 필요하고 매일매일 소진되어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영양소, 활용도 높은 음식을 챙겨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옷을 사다 보면 마음에 들어서 골라 구매해 온 옷을 옷걸이에 걸었을 때, 놀랍게도 아주 비슷한 옷이 그 옆에 걸려있는 것을 발견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렇다. 식생활 속에서 체지방이 발생하는 것이 바로 이런 경우다. 이렇게 구매가 후회되는 옷을 반품하는 것은 참 번거로운 일이다. 인터넷으로 구매했을 경우 다시 포장해 가게로 배송해야 하고, 오프라인에서 구매했을 경우 직접 들고 가게까지 찾아가 환불을 요구해야 한다. 그나마도 환불이 안 되는 경우도 있다. 중고 마켓에 파는 데도 시간과 에너지가 든다.  몸에 쌓인 체지방 역시 다시 배출되기까지 시간과 에너지가 드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뭐, 귀찮으면 옷장에든, 몸속에든 잉여 자원들은 그대로 쌓여있게 된다...)


자, 다시 창고정리로 돌아가 보자. 쌓여있는 잡동사니를 하나하나 꺼내서 쓸 수 있는 수준으로 만든다. 일단은 깨끗하게 닦고, 버릴 수 있는 것들은 버리는 것으로 분류한다. 버리는 데에도 자원이 필요하다. 쓰레기봉투나 재활용 분류 등. 체지방 역시 마찬가지다. 불필요하다 판단해 내다 버리는 것은 머리가 아니라 몸이 하는 일이다. 머릿속으로는 수십 번 내 다 버리고 싶겠지만, 몸이 움직이지 않으면 잡동사니들은 여전히 창고 여기저기 널려 있는 상태다. 대사가 활발한 20대 이전의 몸이 아니라면, 창고에서 필요한 것들을 바로바로 꺼내 쓰는 활발한 몸의 대사는 일어나지 않는다. 쓰레기봉투도 마음껏 구할 수 있고, 재활용 쓰레기 분류도 24시간 가능한 신축 아파트의 몸이 나이를 먹으면, 일주일에 두 번 분리배출이 되고, 정해진 시간에만 쓰레기를 내놓을 수 있는 노후 주택이 된다. 노폐물을 원활하게 배출할 수 있는 몸을 만들려면, 쓰레기 배출 시스템을 조금 더 견고하게 다져야 한다. 즉, 몸의 대사를 끌어올려야 한다. 체온을 높일 수 있는 움직임을 규칙적으로 하고, 못 먹었다는 이유로 기운이 없어서 늘어져 있는 다이어트를 하지 않아야 한다. 다이어트를 한답시고 안 그래도 노후화된 주택이 된 몸을 산동네 판잣집으로 만들 이유는 없지 않은가.


자, 그럼 체지방을 빼는 식습관을 만드는 원리에 대해 본격적으로 정리해보자.


 음식과 몸의 메커니즘에 대해 아주 정확하게 딱 떨어지는 양이나 영양소는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겠지만, 보건복지부와 한국 영양학회에서는 보편적으로 우리 몸이 필요로 하는 건강한 식품을 어떻게 구성해 먹어야 하는지 가이드를 제시하고 있다. 하루를 기준으로 영양성분과 물의 양을 이 정도로 챙길 수 있다면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다는 가이드 정도를 이해하면 된다.


 하루를 기준으로 성인 여성의 기초대사량 평균은 1200kcal~1600kcal, 성인 남성의 경우 1400kcal~1800kcal 정도 된다고 한다. 요즘은 건강과 관련해 대사를 측정해주는 스마트워치로 측정할 수도 있다. 나는 garmin사의 vivoactive3 워치를 통해 대사를 측정하곤 하는데, 내 기초대사량을 1,596kcal로 표시해준다(심박과 체성분 등의 분석을 통해 산출되는 것 같다).
기초 대사량을 대략적으로 계산하는 공식은 아래의 계산법으로 참고할 수도 있다.


○ 성인 남성의 기초대사량 계산법 공식

66.47 + (13.75 x 체중) + (5 x 키) - (6.76 x 나이)


○ 성인 여성의 기초대사량 계산법 공식

655.1 + (9.56 x 체중) + (1.85 x 키) - (4.68 x 나이)


울림 코치의 경우,
655.1+(9.56 x 60) + (1.85 x 169) - (4.68 x 36(이 와중에 만 나이ㅎㅎㅎ)) =1372.82로 산출되어 나온다.
내 키와 체중, 나이를 가진 여성의 평균 대사량보다 실제 대사량이 높은 편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아싸!)


대사를 계산한 이유는 많은 분들이 자신의 대사량보다 적은 양을 먹어야 살이 빠진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틀렸다. 대사량은 차로 비교하자면 엔진의 성능을 말한다. 더 날렵하고 예쁜 좋은 차가 되고 싶다면, 엔진의 성능을 개선해야 한다. 외부 도장을 백날 바꿔서 색칠한다 해도, 차가 나가지 않으면 말짱 꽝이다. 무턱대고 다이어트를 위해 먹는 양을 줄이면, 대사율이 떨어지고, 당신은 아무리 음식을 먹어도 음식을 에너지로 전환시키지 못한 채, 무엇이 필요하고 무엇이 필요하지 않은지 알지 구별하지조차 못한 채로 창고에 비축하는 몸이 되어버린다. 이를 요요라고 하기도 하고, 먹는 것에 비해 살이 잘 찌는 체질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기초대사량과 활동량을 더한 성인의 평균 대사량은 활동량에 따라 많이 다르겠지만, 통상 기초대사량에서 500kcal 정도를 더한다. 그러니까, 기초대사량만큼만 먹어도 몸에게는 영양이 부족하다. 몸이 주어진 영양소를 충분히 소비하는 대사를 하기 위해서는 하루의 대사량만큼의 하루분의 영양을 섭취해주어야 한다. 몸이 영양을 비축하고 쌓아두지 않도록, 충분히 필요한 영양소를 섭취해 주는 것이다. 우리 몸은 부족하면 저축한다. 탄수화물이 아무리 많이 들어와도, 단백질이 부족하면 탄수화물을 충분히 쓰지 못한 채 저축한다. 단백질이 아무리 많이 들어와도, 다른 영양소가 부족하면 대사로 영양을 에너지로 전환하지 못한 채 필요한 영양소가 공급될 때까지 식욕을 자극시킨다. 만성 피로를 느끼는 사람일수록, 혹은 비만일수록 몸은 영양을 부족하다고 느낀다. 자꾸만 발동하는 식욕은 살을 빼고 싶은 당신에겐 이기고 관리해야 할 골칫덩이 일지 모르지만, 당신의 몸이 비대해질수록 역으로 몸은 꼭 필요한 영양을 섭취하고 있지 못하고, 그나마도 없는 영양이 언제 더 부족해질지 몰라 비축하게 된다.


그럼, 어떻게 먹어야 꼭 필요한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을까?


우리의 위장은 텅 비어 있을 때 딱 우리 주먹만 하다. 음식물이 들어오면 주먹만 한 위가 음식으로 채워지며 위벽이 늘어난다. 연동운동을 통해 소화액과 음식이 골고루 섞이게 하기 때문에 위장기관이 음식으로 팽팽하게 가득 차 있으면 연동운동에 방해를 받게 되어 소화가 잘 되지 않는다. 즉, 한번 소화할 수 있는 양에 한계가 있다. 한 번에 소화시킬 수 있는 양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한 번에 먹는 식사량을 조절하고, 그 기준으로 식사의 횟수를 정해야 한다. 대체로 4~5시간 간격으로 한 끼씩 먹고, 잠들기 4시간 전에 공복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전통적으로 식사의 간격이 아침, 점심, 간식, 저녁으로 이어져 내려온 것은 한 번에 먹고 소화할 수 있는 양의 신체적 한계 때문이었을 것이다.

매 끼니의 영양소를 모두 조합했을 때, 하루의 대사에 필요한 영양소가 모두 섭취되면 몸은 활발하게 대사 하게 된다. 아침에 일어나서 공복감을 느끼는 사람은 밤새 몸이 활발히 대사 하며 독소를 해독하고, 휴식을 통해 재생과 회복을 이뤄냈다는 뜻이다. 아침-점심-간식-저녁을 기준으로 했을 때 간식을 제외한 매 끼니의 식사는 비슷한 양으로 맞춰주는 것이 좋다. 아침은 황제처럼, 점심은 보통사람처럼, 저녁은 거지처럼 먹으라는 말을 나는 그다지 지지하고 싶지 않다. 몸이 안심하고 대사 할 수 있도록 항상성을 맞춰 매 끼니 과식도 절식도 아닌 내게 딱 맞는 양으로 챙겨 먹는 사람이 몸과 마음을 모두 평상심 있게 쓸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매 끼니 균형 있게 조합된 식사를 챙겨 먹는 습관은 심리적 안정을 일상에서 유지하는 것에도 도움이 된다.


나는 아침-점심-간식-저녁을 기준으로 했을 때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영양소를 골고루 채우기 위해서는
매 끼니 주먹만큼의 복합 탄수화물(잡곡/현미밥, 곡물빵, 감자, 고구마 등 구황작물, 바나나 등)과 비슷한 양의 단백질(두부, 계란, 생선류, 고기류, 어패류, 갑각류 등)에 손바닥만큼의 다양한 채소를 챙길 것을 가이드로 제공하곤 한다.

아래 이미지는 인터넷신문 헬스조선의 <균형식단이 슈퍼푸드다> 기사에서 발췌한 성인 여성기준의 균형식단 예시이다.


한식 식단 위주의 식단은 조화롭고 건강하다. 튀기거나 기름에 부친 메뉴를 주의한다면 열량이 높은 음식도 많지 않다. 다만 나트륨 섭취가 높아질 수 있어 간을 심심하게, 국물요리는 되도록 건더기 위주로 챙기는 센스가 필요하다. 위 식단 이미지에 울림 코치가 제시하는 영양소 블록의 팁을 적용하면,

매 끼 챙기는 탄수화물의 양은
계란을 쥔 주먹(되도록이면 주먹을 크게 쥔다. 너무 부족하게 먹으면 안 되니까)만큼의
잡곡밥(반공기~2/3 공기), 빵, 떡, 면도 총부피가 주먹을 넘지 않도록 양 조절할 수 있다.
고구마나 단호박, 감자 등의 구황작물도 주먹 크기를 기준으로 양을 조절해본다.

매 끼 챙기는 단백질의 양은

탄수화물과 비슷한 양(큰 주먹만큼)으로 챙긴다.
계란이라면 2~3개, 생선/고기라면 150~200g, 두부는 반모(150g 정도)로 챙겨볼 수 있다.
쉽게 챙길 수 있는 생선으로 캔참치, 고등어, 갈치, 삼치, 틸라피아, 임연수, 연어, 횟감 생선류 등이 있고,

쉽게 챙길 수 있는 고기류로 닭가슴살, 닭안심, 쇠고기 우둔살, 홍두깨살, 안심, 돼지 안심, 앞다리살, 뒷다리살, 목살, 훈제오리 등은 기름이 적고 단백질이 풍부하다(훈제오리는 기름이 많지만 오메가 3이 풍부한 불포화지방이라 알려져 있다).

매 끼 챙기는 식이섬유/채소/과일의 양은
과일이라면 어떤 과일을 막론하고 주먹의 반만큼(탄수화물 과잉공급을 막기 위해)
채소라면 양손으로 바가지를 만들어 채울 만큼으로 챙길 수 있다.

조금 더 건강한 과일은(당이 적고 식이섬유가 풍부한 과일) 과육이 딱딱한 과일이다. 사과, 단감, 자몽, 그린키위, 배, 참외, 수박 등의 과일은 적당량 섭취하면 비타민을 고루 섭취할 수 있고 당도 그리 높지 않다.


여기에 간식으로 견과류, 그릭 요구르트 등을 챙길 수 있다면 훌륭한 균형식단을 챙길 수 있다.


체지방을 빼는 몸은 원활히 건강하게 대사 하고, 노폐물은 효율적으로 배출하며, 움직임은 가볍게, 휴식은 충분히 할 수 있는 몸이다. 당장 급하게 절식한다 해도 당신은 어떻게든 살아남으려는 몸의 생존본능을 이길 수 없다. 몸으로서는 뚱뚱한 몸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는 시간 동안 필요한 만큼의 활동을 하고, 필요한 만큼의 에너지를 섭취하는 생활을 원한다. 당신의 몸이 무거워 움직이기 싫다면, 조금 더 움직일 수 있는 몸을 만들기 위한 영양을 공급하자.

"살이 이렇게 많은데도 움직이기 싫단 말이야?"


하는 생각은 틀렸다. 살과 관계없이, 활동과 대사에 필요한 영양이 공급되지 않았기 때문에 당신의 몸은 무겁다. 채소를 듬뿍 섭취하며 비타민, 미네랄을 충분히 공급해주는 몸은 호르몬 대사도 원활하다. 여유롭고 섬세하게 상황을 파악하고 감지하며 적절한 행동을 할 수 있는 감정을 유지하는 데에도 당신의 영양균형은 도움이 된다. 적절한 양의 단백질은 당신이 주로 쓰는 근육이 더 원활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체성분을 개선한다. 성긴 근섬유가 탄탄하고 탄력 있어지도록 돕는다. 튀김이나 빵 속 쇼트닝 마가린, 산패된 식물성 기름 등으로 발생한 염증들은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 목초 우유로 만들어진 버터, 아보카도 오일, 코코넛 오일 등의 건강한 지방이 적당량 공급되면 개선될 수 있다. 대사가 원활해지면 군데군데 그동안의 병목 현상으로 적체되어있던 노폐물은 자연스럽게 흐르고 배출된다. 체지방을 줄이고 싶은 당신이 지금부터 더 신경 써야 할 것은, '더 적게 먹기'가 아닌, '부족했던 영양을 충분히 챙겨서 먹기' 다. 당신이 원하는 몸을 만들기 위해서는 당신이 원치 않는 것들이 잘 배출될 수 있도록 초점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무작정 적게 먹고 굶는 다이어트는 더 이상 당신을 건강하게도, 매력적으로 보이게도 하지 못한다. 식단의 원칙을 다시 세워보자. 그동안 멀리 했던 채소와 건강한 단백질을 챙기고, 좋아했던 빵, 케이크, 달달한 음료, 짭짤한 국물 등은 줄여보자. 몸이 기다렸다는 듯이 필요한 영양소를 쭉쭉 흡수하며 대사를 올리고, 불필요한 노폐물을 배출하며 당신이 원하는 라인에 가까워지는 날은 그리 먼 미래가 아니다. 믿어도 좋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