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련에 굴하지 않는 사랑스러움
공주가 되고 싶었다
오늘의 달리기 BGM 메인 테마는 #공주님이었다.
나는 어릴 때부터 디즈니, 지브리스튜디오, 드림웍스, 픽사의 애니메이션들을 가리지 않고 좋아했는데, 특히 나의 최애 캐릭터는, 아주 어릴 때는 “미녀와 야수의 벨”, 조금 자라서는 “겨울왕국 2의 엘사(1이 아니라 2다)”였다.
흔히 해맑게 자라 쬐애끔 힘들지만(계모나 부모님의 죽음이나 그 외 여러 가지 사연들로) 해맑고 씩씩하게 이겨내다가 왕자님의 간택을 받는, 공주들의 삶이 어쩌면 너무 수동적이고 남자에 너무 의존적인 것이 아닌가 하는 관점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내 관점에선 그렇지 않았다.
세상이 뒤흔들리고 자신을 뚜렷한 이유 없이 미워하는 보호자, 혹은 세상 속에서 사는 것은 얼마나 힘든가. 그런 힘듦을 사랑스러움으로 이겨내는 것은 얼마나 긍정적인 천성이 받쳐줘야 가능한 건가. 시련과 고난 속에서도 동화 속 공주들은 욕을 하고, 누군가를 시샘하거나 해코지하는 일이 결코 없다. 슬프지만 받아들이고, 순간순간 기쁨을 발견하고, 힘들지만 본연의 매력을 언제나 드러내는 것은 지성과 자존감이 갖춰져야 가능하다.
만나면 기분 좋아지는 사람, 딱히 잘하는 것도, 내세울 것도 없지만 순간순간 기쁨과 감사를 표현해 낼 줄 아는 사람. 솔선수범해 빠릿빠릿 뭔가를 잘 하진 못해도, 누군가에겐 삶의 이유가 될 만큼, 타인을 동기부여해 줄 수 있는 사람.
예쁘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그저 해맑다고 되는 것도 아닐 터다. 오늘은 달리는 길이 더 사랑스러웠다. 숨이 턱에 받치고, 심장이 터질 것 같긴 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