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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예림 Jul 21. 2023

픽사 엘리멘탈 리뷰(스포 있음).

서로 다른 존재가 같은 주파수로 공명할 때 일어나는 기적.

(스포 있음).


물, 불, 공기, 나무의 4 원소들로 구성된 도시. 모두가 세상에 꼭 필요한 원소들이라, 각각의 특성은 개별적이고 고유하지만, 어울려서 산다.


극 중에서 불은 다른 원소들에게 위협적인 요소로 드러나는데, 이사를 거부당하거나, 타 원소들은 이용가능한 관광지에 입장을 거부당하기도 한다. 그래서 불끼리는 파이어타운에 모여 산다. 마치 미주 사회의 할렘가나 차이나타운을 연상하게 하는 배경이다.


몇 가지 포인트에서 울컥했는데,


1. 앰버가 아버지 버니의 가게를 물려받기 위해 노력하는 장면.


- 스스로 최선을 다했음에도 아버지의 인정(가게를 물려준다는) 이 없는 삶을 살면서, ‘아버지가 인정해 주는 딸’로 자신의 한계를 정하고 주어진 틀에 자신을 맞추는 장면.


2. 웨이드(물)가 자신이 끓어오르는 것을 느끼면서도 앰버에게 호감을 느끼는 장면


- 통상 극한 기운을 느끼면 피하게 될 텐데, 굳이 끌어당기는 파격. 물이 더 힘이 세서 그런가(수극화).


3. 슬픈 이야기 배틀(안 우는 존재가 이긴다)


- 앰버의 불빛이 웨이드의 삶에 준 의미. 그리고 그 의미가 특별하고 감사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현실 속에서 불과 물은 함께 할 수 없다는 관념에 직면해 결국은 한 방울 눈물을 흘리고 마는 앰버.


4. 둘이 양손을 맞잡는 순간!


- 말해 뭐 해. 감동 감동.


5. 양손을 맞잡았는데도 서로를 극하지 않는다는 걸 확인하고도 부모님과 함께한 삶에서 주입받은 프레임을 벗지 못하는 앰버. 그리고 온전히 앰버를 위해 직언하는 웨이드.


6. 에어포켓을 타고, 앰버가 미지의 세계에서 꼭 보고 싶었던 꽃을 볼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 준 웨이드.


-둘이 서로 극이기에, 혹은 극임에도 깊은 신뢰를 바탕으로 탐구할 수 있는 미지의 세계. 거기에 두려움 없이 임하는 앰버. 죽을 고비를 넘기고도 해맑게 행복감을 느끼는 앰버.


7. 증발하는 웨이드


- 기꺼이. 두렵지만 받아들이는 자신의 증발. 앰버가 부모와의 삶과 웨이드와 함께 살아가는 미지의 사랑을 더블채널링 하다, 끝내 내면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게 됐던 계기. 꼭 없어져야 소중한 줄 안다니까.


8. 아버지에게 바치는 앰버의 절.


- 아버지의 가게를 물려받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행복을 능동적으로 찾는 선택을 한 딸에게 진심의 존중을 보낸 아버지. 그리고 그런 아버지에게 딸은 아버지가 집을 따나 올 때 했던 것과 같은 예로써 아버지에게 감사와 존경의 표현을 한다.


요즘은 울컥울컥해도 눈물이 잘 흐르지 않는다. 한두 방울 흐르고 끝이랄까. 분명 예전 같으면 펑펑 울었을 장면들인데. 나도 나이를 먹었나 보다.


보면서 아빠생각, 사랑하는 이에 대한 생각, 소유가 아닌 존재로서의 사랑을 담뿍 생각하게 한 아름다운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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