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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예림 Jan 04. 2024

스트레스로부터의 근원적 회복

TRE(Tension & Trauma Release Exercise) 

국제공인 TRE® 프로바이더 자격과정에 참여하고 있다.

TRE® 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하자면 아래와 같다(TRE for all 사이트 발췌).  

________________________

TRE®(Tension & Trauma Releasing Exercises)는 스트레스, 긴장 및 외상의 근본적인 아이디어에 기반하고, 근육 진동 메커니즘을 활성화시켜 신체의 긴장을 완화하고 신경계를 진정시키는 혁신적인 운동 방법입니다. 이 운동은 안전하게 근육의 진동을 유발하여 신체를 균형 상태로 되돌립니다.

TRE공식 사이트 설명 페이지


소마틱에 관련한 여러 운동이 있지만, TRE®를 배우겠다고 결심했던 것은, 의식의 영역 밖의 생명 본연의 움직임과 떨림이 긴장과 트라우마를 해소시킨다는 기초 원리와 개념에 이끌렸기 때문이다. 우리의 에고는 몸의 움직임에도 끊임없이 의미를 부여하려한다. 보통은 자신의 의식적 컨트롤 하에 움직이는 몸을 인식체계는 가장 편하게 생각하지만, 우리가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이 생명은 계속해서 움직인다. 그러한 근원적인 생명의 움직임 중 '떨림' 을 포착해 심신중재치유운동의 체계로 드러낸 것이 TRE®다.

TRE®의 창시자인 데이비드 버셀리 박사는 트라우마 조정을 통한 스트레스 감소와 회복탄력성 강화 분야의 전문가로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저술가이자 트레이너이다. 트라우마 유발환경에서 근무하는 군부대, 국가나 국제 구호단체, 정부단체와 민간단체들 등 대규모 그룹의 트라우마 회복에 관한 트레이닝을 전문으로 다룬다. 그는 20년 이상을 빈곤, 폭력, 전쟁과 자연재해 등으로 피폐해진 여러 나라에서 거주하면서 일해 왔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트라우마가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이해와 이를 해소하기 위한 연구 과정에서 트라우마 해소 운동(Tension and Trauma Releasing Exercise: TRE)를 개발하였다. 


 TRE는 트라우마 경험으로 인하여 체내에 형성된 깊은 긴장을 해소할 수 있는 획기적이고 독특한 운동법이다. 버셀리 박사는 애리조나 주립대학에서 사회복지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임상사회복지학·신학·아랍과 이슬람 연구에 대한 석사학위를 가지고 있다. 또한 국제신경정신학회(The American & International Boards of Psychoneurology)에서 공인하는 신경정신학자(psychoneurologist)이며, 신경테라피(neurotherapy) 강사로 활동하고 있고, 마사지 테라피와 바이오에너제틱 테라피스트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다양한 분야에 대한 심도 있는 지식과 풍부한 경험들을 통하여 버셀리 박사는 인간의 마음, 정신, 신경계와 생리적 기능, 사회 유대관계는 밀접하게 상호작용한다는 것을 깨닫고 스트레스와 트라우마의 힐링은 개인적, 사회적, 국가적인 다단계 차원에서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는 깊은 이해를 토대로 TRE를 개발하게 되었다. 버셀리 박사의 지속적인 트라우마 관련 작업은 트라우마 회복 프로그램을 통하여 트라우마로 인하여 생성된 고통을 감소하는 것만이 목적이 아니라 트라우마 경험과 회복과정은 궁극적으로는 각 개인들에게 깊은 변화와 성장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독특한 가능성을 보유하고 있다는 인식에 기인한다. (교보문고 작가정보 참고) 


  미국 국립생명공학 정보센터(NCBI)에서는 심신 요법"심신 상호작용에 대한 지식을 기반으로 하는 치료 방법 또는 기법"이라고 설명한다. 이러한 기법은 스트레스로 인한 긴장감과 영향을 줄이고 개인의 생리적, 심리적 웰빙을 향상시키는 데 사용할 수 있다."고 했다.  따라서 미국에서는 이미 현대인의 과각성과 긴장으로 인한 질병의 케어방법으로 심신중재요법을 차용하고 있는 추세다. TRE®는 이러한 중재 요법 중에서도 자율신경계의 다미주신경에 영향을 주는 신체 본연의 움직임을 통해 중추신경계와 체내 호르몬의 안정화를 통해 트라우마나 긴장에 따른 신체경직을 해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TRE®가 작동하는 과정에는 몇 가지 대전제가 있다.


1. 스트레스의 원인은 저마다 다르지만, 스트레스가 몸에 주는 영향은 비슷하다. 

 인체에는 중 추신경계(뇌와 척수)와 말초신경계 이외에 자율신경계가 있는데, 자율신경계는 교감신경계와 부교감신경계로 나뉘어져 있고 이들은 서로 상호 길항 작용을 통하여 항상 균형을 이루고 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교감신경계가 우세해져서 맥박이 빨라지고 혈압이 상승하며, 동공 확대, 호흡수의 증가, 근육 긴장, 산소소비율 감소 등의 반응이 나타나게 된다(출처: 대한임상건강증진학회).


 건강하게 해소되지 않은 스트레스는 다음과 같은 증상을 몸에 담아낸다 

(혹시 자신에게 해당사항이 있는지 체크해봐도 유익할 것이다) 

- 쉽게 자극 받음(짜증, 분노) 

- 깜짝 놀람 

- 수면 장애 

- 기억력 감퇴 

- 집중력 저하 

- 소화불량 

- 완고함(고집 불통) 

- 신체적 긴장 

- 만성적인 신체 통증 

- 플래시백(Flashbacks) : 과거의 기억이 계속해서 떠올라 괴로운 증상) 

- 등, 목, 어깨 통증 

- 불편한 기억에 시달림 

- 일상 기능 장애 

- 무관심(Detachment) 

- 회피(Avoidance) 

- 무력감(Helplessness) 


2. 인간은 이러한 트라우마를 경험하고, 견디고, 생존하고, 학습(진화) 하도록 설계되었다. 

 스트레스에 지속적으로 노출되거나 트라우마를 반복해 경험하며 병증에까지 이른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근원적으로 없애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트라우마 역시 생존을 위해 순간을 버텨낼 수 있도록 작용하는 생명시스템이다. 일상으로 돌아와 스트레스와 트라우마로 받은 충격 역시 건강하게 해소시킬 수 있는 매커니즘이 존재한다. 이러한 매커니즘은 자연스럽고 유기적인 과정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정신적 편안함 뿐만 아니라 생리적 균형이 회복되어야 온전한 균형상태를 되찾을 수 있다. TRE는 몸이 자연스러운 회복경로를 찾아 생리적 균형에 이르도록 신경계작용을 자연스럽게 촉진하도록 해준다. 


3. TRE®의 근본 작동 원리는 신경계와 중추신경계의 상호관계에 입각한 다미주신경이론에 기반한다. 

스티븐 포지스 박사의 미주신경계와 중추신경계의 복잡한 상호작용

 미주신경은 감각신경과 운동신경을 모두 포함하는 복합 신경이다. 뇌로부터 시작해 얼굴 흉부 복부에 걸쳐 분포하며 심장, 폐, 소화관 등의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부교감신경의 조절에 관여한다. 운동신경과 감각신경의 분포비를 비교하면 약 2:8 정도의 비율로, 몸 전체의 감각에서 일어나는 정보를 뇌로 전달하는데, 따라서 미주신경의 작용으로 우리 몸과 마음이 경험을 어떻게 정보로 인지하고 체내에 특정한 감각으로 담게 되는지에 대해 이해할 수 있다. 


1990년대 정신의학자 스티븐 포지스 박사는 다미주이론을 발표하며 진화생리학적 기반의 트라우마가 우리 몸에 미치는 과정을 설명했다. 


출처: https://blog.naver.com/kiminnia/222067670409 공부하는 알렉교사 포이지니샘의 블로그 

전통적으로 부교감신경과 교감신경이 짝을 이룬다고 이해되고 있었던 자율신경계의 구조를 다미주이론에서는 교감신경, 배쪽 미주신경, 등쪽 미주신경의 삼중신경계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있다. 즉 심신의 충격에 몸이 반응하는 원리를 보다 심층적으로 밝혀낸 것이다. 


즉 교감신경계가 심신의 충격에 싸움/도주 반응을 위한 가동화시스템(Mobilization system) 반응으로 작동한다면, 배쪽 미주신경 부교감신경은 휴식, 소화, 이완, 사회적 연결 등을 관장해 각성된 몸이 안전한 상태에서 이완에 들어갈 수 있도록 작동하고, 등쪽 미주신경 부교감신경은 심신의 충격이 극심할 경우 부동화반응(Immobilization response)로 이어져 얼어붙거나 무력해짐, 혹은 해리 등의 반응으로 작동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꼭 부교감신경이 편안함으로 이어지는 이완에만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극도의 스트레스상황에서 무의식적으로 회피하는 해리상태로 작용하기도 하는 현상을 설명한다. 해리상태에서 현대인들은 반수면상태에서 오는 편안함을 느끼기도 하는데, 집중이 잘 되지 않고 멍한 상태가 이어지는 것처럼 느끼기도 한다. 


"저는 스트레스는 없는 것 같은데 그저 무덤덤한 상태에요."


라고 말하는 상태라면, 사실은 높은 스트레스 수준의 연속으로 오히려 등쪽 미주신경이 작동해 해리반응이 일어난 채 생활하는 것이 아닌지 점검이 필요하다. 명상 초보자가 명상을 접하며 반수면의 멍한 상태를 편안하게 느끼면서 무뎌진 감각이 개선되지 않은채 지속한다면 의식확장이 이뤄지지 않는다. 명상을 한 것이 아니라 해리상태에 있다 간 것이기 때문이다. 


출처: https://www.rubyjowalker.com/polyvagal_theory.html


다미주이론 차트에 따르면, 우리 몸이 경험하는 스트레스나 트라우마수준이 극도로 높을 때 등쪽 미주신경의 반응이 몸에서 부동화반응을 일으킨다. 마치 세렝게티초원의 사슴이 치타를 보고 얼어붙는 것처럼, 가만히 있으면 오히려 위험을 피하는 데 도움이 되므로 가사상태에 빠지는 것과 같이 몸을 얼어붙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때 몸과 마음은 어떠한 것도 할 수 없다.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할 수 없는(can't)'것이다. (어쩌면 당신 주변의 과묵한 사람은 당신과의 대화를 피해 입을 닫은 것이 아니라, 당신이 무서워 얼어붙은 것일지도 모른다). 


 적당한 스트레스에서는 화를 내고, 짜증을 내는 반응이 가능하다. 이 때는 교감신경이 각성된다.  혈압이 올라가고, 심장 박동이 빨라진다. 아드레날린이 치솟으며 핵심 장기에 산소가 원활히 공급되어 도망가거나 싸울 수 있는 에너지가 공급된다. 물론 몸이 이러한 상태가 된다고 화를 내며 상대에게 에너지를 쏘아붙이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사회적 연결감이 크고 안전하다고 느껴지는 상태에서 배쪽 미주신경이 작동한다. 소화가 잘 되고, 면역력도 향상된다. 휴식과 회복이 이루어지며 피부, 사지말단, 생식기관 등 비핵심기관까지 원활히 순환이 이루어지고 옥시토신이 분비된다. 스트레스가 느껴지더라도 두려움을 느끼지 않고 친밀감을 쌓을 수 있게 해주는 상태가 배쪽 미주신경이 활성화되어 작동하는 상태다. TRE는 완전히 안전하다고 느끼는 상태에서 스트레스호르몬이 배출되고 몸의 경직이 자연스럽게 풀려나갈 수 있도록 중추신경계의 자연스러운 반응, 즉 배쪽 미주신경계를 활성화시키는 작업을 촉진한다. 


배쪽 미주신경이 활성화된다는 것은, 당신 앞의 상대가 싸워야 할 '적' 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차리게 한다. 오히려 상대가 당신과 연결된 존재라는 것을 인식하고 연결감을 유지하며 관계를 이어갈 수 있도록 해준다. TRE 프로바이더는 가장 기초적인 연결감을 형성하고, 함께 TRE에 참여하는 개인이 점차 연결감을 확장하여 서로 안전한 환경 속에서 함께 공명할 수 있는 장을 만든다.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을 생명메카니즘으로 생존해 온 인간이 생존을 위한 분투에서 점차 사회적 존재로서의 삶의 방식을 바꿨다. 이에 몸 역시 부교감신경을 등쪽 미주신경과 배쪽 미주신경으로 분화해 소셜에 반응할 수 있는 심층적 구조로 진화한 것은 진화를 이루는 존재로서의 근원적 신비라고 볼 수밖에 없지 않을까. 당신이 당신의 몸과 안전한 관계를 형성하고, 나아가 당신이 속한 사회 구성원과 연결감을 형성할 수 있다면 당신의 신경계 역시 건강하고 안전하게 작동하고 있다는 뜻이다.

TRE는 변화가 많은 사회속에서 갖가지 스트레스에 노출된 현대인이 생존할 수 있는 간단하지만 과학적이고 아름다운 치유의 움직임이면서도 우리가 건강한 사회적 구조를 만들어가는 데 도움을 줄 하나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자료출처: 

- 다미주이론(2020), 스티븐포지스

https://blog.naver.com/dawn0208/221866800542 

- 사이언스타임스, 과학으로 '사랑' 강조하는 다미주이론 https://www.sciencetimes.co.kr/news/%EA%B3%BC%ED%95%99%EC%9C%BC%EB%A1%9C-%EC%82%AC%EB%9E%91-%EA%B0%95%EC%A1%B0%ED%95%98%EB%8A%94-%EB%8B%A4%EB%AF%B8%EC%A3%BC-%EC%9D%B4%EB%A1%A0/ 

https://blog.naver.com/kiminnia/22206767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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