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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예림 Dec 26. 2023

사심 없음의 풍요로움

반바퀴 묵상 13 (55번 27번) 23.12.17

23.12.17. #반바퀴묵상 #55번 #27번

55번

신성한 생명이 퇴화하듯이 인간과 지구의 생명체는 진화합니다. 그리고 더 높은 주파수를 향해 우리의 의식을 상승시키려고 애쓸 때, 우리는 신성을 물질적인 차원에서 우리의 삶에 끌어들일 수 있습니다.


27번

사심 없음은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려는 절대적으로 순수한 열망입니다. 거기에는 자의식의 흔적이 없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양자 도약을 이뤘으며, 그들이 이용 가능한 시디 에너지는 엄청나게 큽니다. 그들은 정상적인 사람들이 불가능하다고 보는 상황에서 일을 해낼 수 있습니다. 끊임없이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을 내어 주지만, 고갈되지 않으며 그들을 둘러싼 사랑의 오라의 정제된 흐름에 의해 계속해서 양분을 얻습니다.


_______________


지난 11월 28일~12월 4일 독일의 프랑크프루트로 여행을 다녀왔다. 홀로서기와 자립을 이번 해의 미션으로 설정한 나로서는 용기 있게 결단한 여행이었다.


여행지를 결정하게 된 건, 유럽(비영어권 국가)으로 항공권 사이트에 올라온 첫 여행지를 무작위로 선택해 보자는 직관에 이끌린 동기였다. 그리고 우연히 정해진 여행지를 SNS에 공표하고 보니, 여러 응원과 온정의 댓글과 용돈(?)을 받았다. 그저 감사할 따름.


그중 진성리더십의 한 선배도반님이 감사한 인연을 소개해 주셨다. 프랑크푸르트의 지인을 믿는 구석(?) 삼아 마음껏 헤매고 오라는 것이었다. 말 그대로 지인 소개 찬스였던 셈이다. 내심 든든하고 감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부담이 됐다. 그도 그럴 것이 그저 사이에 선배 도반님이 계실 뿐, 소개받는 분과 나는 공감대도, 인적 교류도 없는 생판 남인 것이다.


그저 소개해주신 분의 마음을 감사히 받고, 여행 당일까지 미처 연락을 드릴 겨를 없이 시간이 쏜살같이 흘렀다. 가까스로 여행 가는 당일 아침에 카카오톡을 드렸는데, 웬걸 연결이 되지 않았다. 소개해주신 분에게는 연결이 되지 않는다고 말씀드려야 걱정을 덜 하실 듯싶어 기별을 드리고 비행기에 올라탔다.


목적지에 도착하고 보니, 소개 주신 분의 메시지가 연거푸 도착해 있었다. 그저 자기 고등학교 동창(이 분들은 고등학교 졸업하신 지 무려 30년이다)이 소개해주었다는 하나의 연결고리로, 기꺼이 시간을 내어 식사를 대접해 주시고, 선물을 안겨주시고, 프랑크푸르트, 마인츠의 요소요소를 소개해주시며 혼자 여행하는 자로서는 귀한 독사진을 잔뜩 찍어주셨다. 말 그대로 대가 없이 받는 이타주의에 기반한 대접이다.


머나먼 타지에서 홀로 여행하며 존재를 찾고자 한 나로서는 뜻밖의 귀인을 만나 존재를 찾기 전에 존재만으로 배부르게 대접을 받았다. 말 그대로, 사심 없음을 기반으로 나눠진 대접이다. 독일의 귀인은 독감에 걸렸다며 만나기로 한 주말의 하루동안 혼자 여행해도 괜찮은지를 물었다. 나는 아픈 분께 여행안내의 부담을 드리게 된 처지가 안타까워 전혀 걱정 마시라 말씀을 드리고, 오히려 홀로 여행의 자유를 만끽했다. 마인츠에는 오래된 아름다운 성당이 많고, 크리스마스 마켓도 프랑크푸르트의 그곳보다 더 규모가 크다. 두루두루 엿보며 마침 당일 서울에서 진행한 진성리더십 아카데미 수료식에도 영상전화로 소식을 전했다. 출출해질 무렵 점심식사로 수제버거와 맥주 한잔을 하며 허기를 달래는데 독일의 귀인께 카카오톡 연락이 왔다. 오후에 조금 컨디션이 나아지셨다며 잠시 나와 티타임이라도 가지고 싶다는 것.


귀한 초대이면서도 미안한 노릇이고, 미안하면서도 감사한 상황이라 전적으로 사랑을 베푸시겠다는 이의 의견에 따랐다. 이런 때에는 그저 기쁘게 받는 것이 가장 귀하게 마음을 갚는 길이다.


유전자키 27번의 시디는 '사심 없음'이다. 그에 대한 설명은 다음과 같다.


"사심 없음은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려는 절대적으로 순수한 열망입니다. 거기에는 자의식의 흔적이 없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양자 도약을 이뤘으며, 그들이 이용 가능한 시디 에너지는 엄청나게 큽니다. 그들은 정상적인 사람들이 불가능하다고 보는 상황에서 일을 해낼 수 있습니다. 끊임없이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을 내어 주지만, 고갈되지 않으며 그들을 둘러싼 사랑의 오라의 정제된 흐름에 의해 계속해서 양분을 얻습니다."


아픈 몸을 이끌고 나와 영하의 날씨에 함께 라인 강변을 거닐고, 감자튀김을 사주시면서 북위 50도선과 관광 명소를 알려주었던 귀인의 에너지는 독감을 앓았던 사람이라고는 믿을 수 없이 건강했다. 왜 하필 이곳에 왔느냐는 질문에서부터 무슨 일을 하는지, 어떤 가치관으로 사는지 물으시고, 25년 전 독일로 건너와 공부하고 살아온 이야기를 진솔하게 털어놓으시는 모습에 그저 "존재로 감사합니다"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그리고 소개해 주신 '서울의 귀인'에게도  무려 30년 전의 고등학교 동창의 인연이 한국과 독일의 먼 거리  사이에도 이어져 시간성, 공간성을 초월한 비물질차원의 사랑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마치 55번의 유전자키가 말하는 "물질차원에서 벗어난 신성"의 실현이 이런 건가 싶었다.


"신성한 생명이 퇴화하듯이 인간과 지구의 생명체는 진화합니다. 그리고 더 높은 주파수를 향해 우리의 의식을 상승시키려고 애쓸 때, 우리는 신성을 물질적인 차원에서 우리의 삶에 끌어들일 수 있습니다."


삶에서 받는 은혜와 은총을 '빚'이라 여기며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돈에는 돈, 사랑에는 사랑으로 꼭 갚아야 된다고 여기던 시절이 있다. 그러나 이제는 우주를 관통하는 비물질의 에너지가 전체를 아우르며 진동하고 있다는 것을 안다. 내가 베풀게 될 때와 내가 받게 될 때 있는 그대로 감사하며 사심을 내려놓으면, 어느새 시디차원의 은총이 내게로 찾아와 큰 차원의 순환고리를 통해 지구와 우주에 축복을 선사한다. 사랑이 충만한 채 사심 없이 베푸는 에너지는 여간해서 잘 고갈되지 않으며, 그렇다고 일방적으로 자기만족을 위해 주는 행위가 되지도 않는다(이 두 가지의 베풂은 담고 있는 에너지 장 자체가 질적으로 다르다).


물질차원의 베풂에서 에너지차원의 박애로, 나아가 존재차원의 힘으로 드러나는 은총은 세상을 풍요롭게 한다. 그 사례를 나날이 경험하는 나는 점점 더 풍요로워진다. 가져서 풍요해지는 것이 아닌, 나눔으로써 풍요해지는 지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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