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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예림 Jan 29. 2024

아픈 마음을 지성으로 치유하기

반바퀴묵상 26 (55번, 62번)

55번

(1)
일단 마음이 초월되면 진정한 천재가 나타납니다. 그들의 학습 방법은 반복보다 삼투에 더 가깝고 그들의 기억력은 비범할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을 고려할 때 우리는 이 아이들이 기존 사회에서 매우 상처받기 쉽다는 인상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그들의 재능으로 인해 그들은 특별한 관리나 학교 교육이 필요하지 않을 것입니다.


(2)

그들의 힘은 바로 그들의 투명성에서 비롯됩니다. 그들은 우리가 현재 이해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는 너무도 강력한 힘에 의해 움직일 것입니다. 그런 아이들이 외로움을 느끼거나 희생당한 느낌을 받는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3)

이들은 자신의 시스템 안에서 전혀 두려움을 갖지 않지만 다른 모든 사람들의 두려움을 느낄 수 있는 사람들일 것입니다. 이런 감정이입의 수준이 그들을 인간관계의 달인이 되게 만들 것입니다. 천천히 그리고 눈에 띄지 않게, 이 아이들과 아이들의 아이들은 우리 지구를 변화시킬 것입니다


62번

(1)

지능은 지식을 조작하는 기술이지만 지식knowledge은 이해understanding와 완전히 다릅니다. 이런 의미에 이해는 단순히 마음의 활동이 아니라 체험적 존재 전체를 가리킵니다. 당신은 지능적 수준에서는 지진아일 수 있지만, 당신 존재의 핵심 안에서는 심오한 진실을 여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2)

문제는 우리가 우리의 삶을 생각과 동일시할 때 일어납니다. 그것은 이미 보았듯이 우리의 양육 전반에 걸쳐 미리 프로그래밍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이 정신적 틀 밖으로 나갈 수 있기 전까지, 우리는 언어를 자유롭게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언어에 의해 통제됩니다.


(3)

인류가 자신의 주파수를 가슴 속으로 올릴 때, 오직 그때만이 인류는 이 거대한 역설을 해결하는 데에 지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신이 존재한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신이 되는 것입니다.


(4)

사랑에서 나오는 말은 깊은 치유가 됩니다. 동시에 당신은 그림자 주파수에서 모든 방식의 투사를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일단 진실을 말하기 시작하면 되돌릴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 당신은 영원히 낮은 영역에서 벗어난 것입니다.


(5)

당신이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모든 것이 더 이상 당신에 의해서가 아니라 전체에 의해서 행해집니다.

그러므로 그것은 완전무결하게 행해집니다. 시디와 그림자의 진정한 차이는 두려움이 완전히 없어지느냐의 차이입니다.- 그것은 곧 자기 동일시가 없어지는 것입니다.



<감정> 을 다스리거나 조절하는 일은 많은 사람들에게 숙제지만, 나에겐 특히 어려운 숙제다. 감정은 파도처럼, 쓰나미처럼, 샘물처럼 솟아오른다. 어떠한 현상이나 사건을 경험하고 나서, 타인의 말과 행동을 겪고서, 무언가를 배우고 나서... 언제나 깨달음은 감정과 함께 찾아온다. 단언컨대, 머리로만 찾아오는 통찰은 없다. 그러나 이런 감정의 폭풍을 겪는 것이 어렵다고 느끼는 이유는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일이 너무나도 어렵기 때문이다.


나는 어떤 격한 감정이 느껴질 때마다, 그 원인을 특정한 사건에서 찾아보곤 했다.
그 사람이 나에게 어떻게 대해서, 내가 무언가를 놓치거나 못해서, 일이 잘 풀리지가 않아서.

이렇게 감정의 이유를 찾아들어가는 습관은 깊은 성찰의 재료가 됐다. 딱히 내가 찾은 이유들이 그 감정의 원인은 아닐 수도 있었겠지만, 감정이 조금 나아질 때까지 끈덕지게 물고 늘어지며 이유를 찾았다.


혼자 방에서 일기를 쓰며, 끈덕지게 물고 늘어져 나와의 대화를 하는 동안에 감정은 저절로 차분해지고, 복잡하게 얽힌 많은 생각들이 정리가 됐다. 다만 이런 과정이 지나가면 마음의 밑바닥에 잔잔한 고독감이 흘렀다. 내가 사유하고 정리한 내용은 아무리 통찰의 씨앗으로 내 마음의 토양에 심겨졌더라도, 거기에 통찰의 싹이 자라는 여정은 "고독한 나만의 정원" 에서 일어나는 외로움이 비료가 되어야 하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통찰의 나무가 깊게 뿌리를 내리고, 튼튼한 줄기를 뻗어 풍요롭고 아름답게 컸다는 것은, 그만큼 철저히 혼자의 사유할 시간이 많았다는 뜻이다.


지능은 지식을 조작하는 기술이지만 지식knowledge은 이해understanding와 완전히 다릅니다. 이런 의미에 이해는 단순히 마음의 활동이 아니라 체험적 존재 전체를 가리킵니다. 당신은 지능적 수준에서는 지진아일 수 있지만, 당신 존재의 핵심 안에서는 심오한 진실을 여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62번 유전자키의 그림자는 '지능'. 나는 지능이 드라마틱하게 높은 사람인 것 같지는 않지만 (못하는 것은 노력하고 싶지도 않을 뿐더러 아무리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끝까지 드럽게 못한다) 내가 좋아하는 공부는 지성이 트이는 공부였다. 고등학교 1학년 영어책에 등장했던, 다이애나 나이아드의 플로리다 해협 수영 도전기는 영어공부를 넘어 심장이 두근두근할 만큼 설레는 스토리였다. 가슴이 울리는 공부가 아니라면, 나는 지능적인 공부밖에는 할 수 없었는데, 그저 달달 외워서, 이해도 되지 않았으면서 정답은 어찌어찌 맞추는, 소위 아는 척을 해야 하는 과목은 그닥 좋아하지 않았다. 모르고 싶고, 도통 들어오지 않는 지식들을 억지로 머릿속에 우겨넣고 점수가 100점이라 한들 결국 머릿속엔 남지 않는 지식들은 밀물처럼 들어왔다가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말하자면, 나는 공부는 그럭저럭인 범재였지만 하나 하나 담은 지성은 꽤나 정성껏 쌓아둔 사람이다.


지식이 많은 사람이기보다 지성이 넘치는 사람이고 싶었던 나는 요즘도 늘어놓듯 자신이 아는 바를 말하는 지식인을 그닥 선호하지 않는다. 그들이 하는 말은 표면적이고, 가슴에 와닿지 않는다. 그러나 가슴에 와닿는 지성의 말이라도 폐부를 꿰뚫듯 아프게 들어오는 말들이 있다. 그런 말들은 오로지 가슴을 관통하지 않고 나온 아즈나의 저격이다. 요즘은 코칭을 공부하는데, 지식으로 공부하기엔 표현이 관념적이고, 이 관념적인 표현을 어떻게든 지성으로 승화해 몸, 마음, 행동에 담아내는 과정은 배운다기보단 수행이라고 느껴질만큼, 고달프다. 코칭 MBA과정에서 한달에 한번, 멘토코치님들께 코칭을 시연하고 피드백을 받을 때가 있다. 코칭 피드백을 받는 일은 언제나 괴롭다. 특히 마스터급의 멘토코치님들은 고쳐야 할 점을 찌르는 데 명수인데다가, 그들의 직관으로 발견한 것들을 이야기하기 때문에 타협의 여지가 없다. 그저 우주의 메시지로 들을 수 있는 만큼 듣는 것이 상책인데, 그 메시지가 절대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존재가 흔들릴 정도로 센 충격이다. 보통 나는 코칭 피드백을 받은 후에는 흔들린 존재를 달래기 위해 운동을 하기도 하고, 술을 조금 마시기도 한다.


어제 받은 피드백도 역시 좀 많이 아팠다. 억울하기도 했다.


"예림 코치는 고객의 대화를 전체적으로 조망하고 직전의 대화 뿐 아니라 전체의 대화 속에서 개념을 연결해 질문하는 강점을 갖고 있어요. 그러나 이 강점은 치명적인 단점이 될 수도 있겠어요. 고객을 생각에 빠지게 만들어요. 사고형의 고객이 예림 코치와 함께 코칭을 하면 생각이 정리된다기보다 오히려 질문이 어렵다고 느낄 수도 있어요. 고객과의 대화를 명확하게 기억하는 코치가 똑똑해 보일 수는 있겠지만 이 코칭으로는 고객이 구체적인 행동변화를 가져가기는 어렵겠네요. 만일 이렇게 생각만 하게 하는 코칭 속에서는, 고객 전체를 바라보는 프레젠스는 전혀 없었다고 볼 수도 있어요."


이럴수가. 마음 속에서 격한 저항감이 올라왔다. 나는 변화를 이끌어내고 각성을 일으키는 코치가 되겠다며 코칭에 집중하는데... 정성껏 (꽤나 만족스럽게) 진행했던 코칭 시연에서 이토록 강한 피드백을 받을 줄이야. 게다가 멘토코치님의 피드백의 강약을 떠나, 내용이 하나도 받아들여지지가 않았다. 멘토코치의 센 피드백 뒤에 다른 코치님들의 피드백이 이어졌다.


너덜너덜 해진 마음 사이 중간 중간 칭찬과 격려의 피드백도 이어졌지만 잘 들리지 않았다. 그저 그 자리에 있는 시간이 곤혹스럽고 당황스러운 시간이었다.


인류가 자신의 주파수를 가슴 속으로 올릴 때, 오직 그때만이 인류는 이 거대한 역설을 해결하는 데에 지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신이 존재한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신이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아플 때는, "내가 내 발로 들어온 곳이잖아? 이 이야기는 단지 다들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 장일 뿐이야. 지금은 일단 다 듣고, 계속해서 곱씹어 마음을 울리게 하는 피드백은 담아두고 배우자. 다만 아무리 좋은 피드백, 아무리 멘토코치가 한 피드백이라도, 도저히 받아들여지지 않는 건 떨구자. 듣는 건, 내겐 아무래도 좋을 일이야."


나는 피드백의 장에서 몰래 머그컵에 청하를 따랐다. 마시며 취해버렸다. 피드백이 내 심장을 저격하기 전에 '취권' 을 구사해 주파수를 한껏 끌어올린 '주신'이 되어버렸다. 활짝 웃으며 내 마음에 꽂히는 메시지를 사랑의 메시지로 바꿔서 전했다.


사랑에서 나오는 말은 깊은 치유가 됩니다. 동시에 당신은 그림자 주파수에서 모든 방식의 투사를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일단 진실을 말하기 시작하면 되돌릴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 당신은 영원히 낮은 영역에서 벗어난 것입니다.


"멘토코치님의 피드백을 오늘, 그리고 이번달엔 세 번에 걸쳐 발표 준비하면서도 듣는데, 제겐 언제나 어려워요. 처음엔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는데 뭔가 크게 잘못되었다고 말씀하시니 감정에 확 동요가 일더라고요. 뭔가 이해할 수 있으면 고칠텐데, 어렵게 느껴졌어요. 그런데 멘토코치님을 겪다 보니, 주시는 말들 사이 시간을 두고 고민을 하다 보면 제가 깊어지는 지점들이 있더라고요. 다만 시간이 필요해요. 제가 오늘 피드백시간에 느끼고 배운 것을 바로 말씀드리기에는... 마치 컴퓨터에서 정보처리를 할 때 모래시계가 돌듯,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아요. 로딩중이에요... 제 코칭컴퓨터는 사양도 기본사양이고 아직 깔린 프로그램들이 많지가 않아서, 더 시간이 필요해요. 이제 고작 KAC 1개월차인걸요. 그럼에도 깊어질 수 있는 계기와 시간에 감사합니다. 진심으로 주신 피드백 정말 정말 감사해요."


내 답을 듣고 멘토코치는 웃으며 말했다.


"나 정말 못됐다고 생각해요. 어쩜 잘 한 것들은 하나도 얘기해주지 않았을까. 성장가능성이 있는 사람한테 더 강하고 모질게 말하나봐요 제가. 이건 제 자신에게도 그러해요. 저는 저도 스스로 잘 인정해주지 않는 편이에요. 오늘 제가 무척 강하게 센 피드백을 준 것 같지만 예림코치라면 제 뜻을 잘 알아줄거라 믿어요."


당신이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모든 것이 더 이상 당신에 의해서가 아니라 전체에 의해서 행해집니다.

그러므로 그것은 완전무결하게 행해집니다. 시디와 그림자의 진정한 차이는 두려움이 완전히 없어지느냐의 차이입니다.- 그것은 곧 자기 동일시가 없어지는 것입니다.


62번 유전자키의 선물은 정교함. 지능의 그림자를 거쳐 가슴을 관통한 지성의 바닷속에서 헤엄치다 보면, 헤엄치는 기술이 점점 정교해진다. 스트로크도 세련되어지고, 발차기도 보다 효율적이 된다. 숨도 보다 자연스럽다. 그러다, 어느 순간, 시디에 이르면 수영의 기술이 전혀 필요하지 않은, 완전무결의 상태가 된다. 지성의 바다와 내가 혼연일체가 되고, 존재 그 자체로 완전무결함을 알아차리게 되는 것이다.


"그래, 오늘 있었던 사건과 메시지들은, 꼭 나를 위한 것만은 아니었겠지. 여기 있는 코치님들에게 어떤 어떤 부분은 다 필요한 부분이었을거야. 그러니 그 시간과 공간이 창조되었던거야. 거기에 있는 모든 역동과 배울점을 온전히 내 걸로 흡수하려고 했다면, 그것조차도 내 욕심이야. 나는 언제나 나답게,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할 수 있을 뿐이야.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야. 더 지혜로운 방법을 찾고 있을 것이고, 최선을 다해 자신을 드러내고 있어. 매 순간순간, 그들의 생명력은 최선을 다해 주어진 무언가를 하고 있어. 그거면 됐어."


감정은 어느새 맑고 투명하게 반짝이며 정화에 이르렀다. 코칭 MBA 수업이 끝나고, 다음 일정이 이어지기까지 2시간 정도의 틈이 있었다. 자전거 도로를 찾아 울산항까지 페달을 밟으며 달렸다. 눈물이 흘러내리고 노래가 부르고 싶었다. 찬 공기로 가슴을 꽈악 채우고, 힘들지 않은 속도로 페달을 밟았다.


"세월이 가면, 가슴이 터질듯한 그리운 마음이야 잊는다해도, 한없이 소중했던 사랑이 있었음을, 잊지 말고 기억해줘요."  


한참 페달을 밟으며 노래를 부르고 나니 지금의 이 시간은 지능이 아닌 지성을 각성으로 이끄는, 미래의 아이들이 되는 시간이라고, 내 55번 유전자키가 말해준다. 언제쯤이면 진화의 55번이 내 안에서 각성을 끝내고 감정의 요동에 흔들리지 않는 나로 거듭나게 해주려나. 그래도 조금씩 이 감정을 바라보고, 어떻게든 좋은 방향으로 승화시키려는 내공이 쌓이고 있다는 건, 감사할 일이다.


일단 마음이 초월되면 진정한 천재가 나타납니다. 그들의 학습 방법은 반복보다 삼투에 더 가깝고 그들의 기억력은 비범할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을 고려할 때 우리는 이 아이들이 기존 사회에서 매우 상처받기 쉽다는 인상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그들의 재능으로 인해 그들은 특별한 관리나 학교 교육이 필요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들의 힘은 바로 그들의 투명성에서 비롯됩니다. 그들은 우리가 현재 이해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는 너무도 강력한 힘에 의해 움직일 것입니다. 그런 아이들이 외로움을 느끼거나 희생당한 느낌을 받는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이들은 자신의 시스템 안에서 전혀 두려움을 갖지 않지만 다른 모든 사람들의 두려움을 느낄 수 있는 사람들일 것입니다. 이런 감정이입의 수준이 그들을 인간관계의 달인이 되게 만들 것입니다. 천천히 그리고 눈에 띄지 않게, 이 아이들과 아이들의 아이들은 우리 지구를 변화시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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