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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예림 Feb 03. 2024

무엇을 하든, 자신에게 진심이어야지.

반바퀴묵상 28 (55번, 33번)

33번 유전자 키

그림자: 망각 

카르마 karma

모든 행동과 생각 또는 의도는 어떤 책임을 간직하고 있으며 시간이 지나면 도미노 효과를 만들어 나중에 우리에게 되돌아오게 된다는 개념


당신의 산스카라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정말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당신의 관계를 어느 정도 깊이 있게 생각해야 합니다. 때로는 너무도 강하게 끌려 어디선가 본 것처럼 느껴지는 사람들이 항상 있습니다. 사람들 사이의 세포 기억의 느낌은 카르마 끈의 표시이며 모든 카르마 끈은 산스카라에서 형성됩니다. 그런 관계는 항상 강렬하며 매우 힘들 수가 있습니다. 그들은 애증의 관계입니다.


33번째 그림자는 우리를 하나로 통합시키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분리되어 있고 혼자라는 환상에 남게 만듭니다.


선물: 마음 씀

그들은 더 이상 자신의 무의식적인 욕망과 두려움과 반응에 사로잡히지 않습니다. 마음 씀의 수준에서, 그들은 여전히 숨거나 반응할 수도 있지만, 이제는 자신이 그것을 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림자 주파수에서 잠들어 있었을 때, 당신은 당신의 산스카라와 당신 자신의 고통의 원인과 그 범위를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당신 자신의 고통을 초래하는 바로 그 패턴을 보기 시작하고, 더 주의할수록 더 많은 고통과 허무감을 마주하게 됩니다. 그러나 일정한 시간이 지난 후에는 마음 씀이 당신 자신의 산스카라 안의 운동 에너지를 변형시키기 시작하고 당신 앞에는 삶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열리게 됩니다


마음을 쓴다는 것은 뜨거운 논쟁의 한가운데서 당신 자신을 견지하고 당신이 자신의 진정한 본성을 잊어버렸다는 것을 깨닫는 것입니다. 즉, 당신 자신의 희생자 의식을 보는 것입니다.


시디: 계시 

온전한 시디 상태는 시간과 기억을 해체시킵니다. 당신이 육체적 기억을 잃는다는 뜻이 아닙니다. 오히려 당신의 마음은 의식의 순수함에 더 이상 개입할 수 없으며, 그것은 당신의 존재 전체로부터 산스카라를 씻어 없애줍니다.


진실은 당신이 하는 일이나 하지 않는 일이나 그 어느 것도 당신이 궁극에 언제 어떻게 도달할지를 바꾸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당신은 그저 당신 자신의 스토리에 대한 믿음을 가지기만 하면 됩니다.


따라야 할 사람도 없고, 가는 길은 생전 처음이고 야생이며, 당신의 계시가 마침내 시작될 때, 그것은 당신이 거기에 있지 않은데도 그렇게 시작하는 것입니다!




33번 유전자키의 깨달음에 이은 55번의 통찰.

시간과 기억을 넘어선 이해: 33번 유전자키의 계시는 주디에게 시간과 기억을 넘어서는 연결과 이해를 제공합니다. 이는 주디가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더 큰 목적과 연결될 수 있게 도와주며, 자신의 삶에서 더 깊은 의미와 목적을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출처: 진키네트워크 코리아 제공 주디의 인생의 황금길 챗봇)





차의대 박사과정을 두 학기 지나왔다. 가을 유학을 결정하고, 시간과 경제 자원을 효율적으로 써야 하기에 휴학을 결정했다. 휴학 전, 지도교수님과 면담을 하기로 했다. 입학하고서도 연구분야를 여러 빙면으로 고민하며 방황하고 있었기에, 교수님과의 면담은 처음이었다(연구분야가 정해져야 교수님을 만나러 갈 수 있다고 생각한 소심박사생).


지도교수님이신 임은진 교수님은 호주에서 공공의료와 의학을 전공하고 통합의학의 길을 걷고 계신, 재원이시다. 스스로 경력이 독특하고 이러저러한 경험이 많다고는 하셨지만, 아직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눌 만큼 깊게 교류할 시간이 없었다. 다만 교수님의 에너지는 무척 독특하다. 아주 적극적인 관조자 같은 느낌이랄까.


“예림샘, 한 번쯤 얘기 나누고 싶었는데 이렇게 얘기를 나누게 되네요.”


“네 교수님, 진작 찾아뵙지 못해 죄송해요. 제가 연구주제를 못 정하고 방황하다, 급 진로를 바꾸게 되는 바람에.”


교수님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어렵다고 느꼈던 관계가 무색할 정도로, 순식간에 지나간 시간이었다.


“학교에서 지도를 하다 보면, 아무래도 학문에 깊이 심취하지 못하고 얕고 빠르게 답이 나오는 주제로 연구하는 경향을 자주 보게 돼요.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겠지만, 그런 연구 패턴이 습관으로 굳어지면 안 돼요. 연구는 요령이 아니라, 진심으로 해야지. 자기가 하고 싶은 것에 진심이어야지.”


아주 젊으신 분임에도(아마도 나 보다 3-4살 위) 연구에 대한 철학을 말씀해 주실 때에는 결기가 넘쳤다. 내가 교수님께 늘 감탄하는 지점 역시 이 지점이다. 통합의학이라는, 광범위한 분야에, 이론보다는 경험주의자, 사업가, 테라피스트, 트레이너 등 각자 자기 분야에 정통한 학동들을 그래도 카리스마 있게 지도할 수 있는 바탕은 여기에서 오는 것일 터다. 나는 진심이 묻어나는 결기에 교수와 제자라는 위치를 망각해 버렸다. 아마도 임은진 교수님과 마주하는 시점이 생의 평행우주 어딘가에도 있을 것 같다고, 산스카라의 한 실타래가 이어져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어렴풋이 하면서.


“저는 일본 여행을 무척 좋아해요. 아기자기한 소품에 정신을 빼앗기고 말죠. 그들이 만드는 캐릭터엔 생명력이 깃들어 있어요. 일본 사람들의 캐릭터들은 오래전부터 함께 해왔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존재감이 있어. 그렇게 존재감을 담은 물건을 만들기 위해 장인들은 전심을 다하잖아? 나는 그런 에너지에 감동받아요. “ 


33번 유전자키의 선물은 “마음씀”이다. 물건을 만들면서도 그것이 물건임을 망각하고 마음을 담아 만드는 행위 자체에 몰입한 결과물에는 감동이 있다. 학위를 따는 과정도 그렇다. 석사학위 두 개, 박사학위를 위한 과정 중에 있으면서 전심으로 마음을 썼다. 처음에는 학위를 따려는 노력으로 시작한 과정이었고, 논문을 쓰는 여정이었지만, 그 모든 여정을 지나온 지금, 내 마음씀의 결과는 단지 논문과 학위의 결과가 아닌, 의지를 내면 뭐든 해낼 수 있다는 신념이자 자기 신뢰다. 어떤 연구 주제를 주제로 삼건, 일단 연구가 시작되면, 연구의 목표는 망각되고, 연구하는 사람, 연구의 과정, 그로 인해 빚어진 연구의 결과를 넘어 연구에 진심을 담았던 사람이 오롯이 빛난다. 탁월한 연구 결과도 나름 업적이라 볼 수 있겠지만, 마음씀의 정점에서는 연구자의 진심이 오롯이 드러난다. 그리고, 그 진심이 전해져 후속연구의 씨앗이 된다. 이를 마이클 폴라니(1891-1976)라는 프랑스의 물리화학자이자 철학자는 이렇게 일컬었다.


“주체의 헌신과 확신을 배제하고는 지식의 본질 규명이 불가능하고 지식 탐구 자체를 수행하기 어렵다. “

(유영만, 아이러니스트, p147)


특정한 관심사가 연구의 주제로 떠올라올 때, 연구자는 흥분한다. 그러나 이 흥분은 오로지 깊이 있는 연구에 대한 갈망이자 진리를 탐구하고자 하는 열망, 본질을 바라보고자 하는 시선으로 이어져야 한다. 연구 결과에 대한 의도나 목적이 생기면, 본질을 보는 마음씀의 선물에 다다를 수 없다. 임은진 교수님께서 말씀하신, 연구에 대한 진심, 일본 장인들의 진심도 이러하리라.


“예림샘, 진로에 대해 너무 막연하게 걱정하지 않을 수 있다면, 나는 샘이 잘 될 거라 믿어요. 확실히 큰 결정이긴 하지만, 그동안 샘이 걸어왔던 길이 쉽지 않았던 만큼, 이번 여정은 샘에게 좋은 결실을 주는 것일 거라 생각해요. 변화를 선택할 때, 잘 되기만 하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아요. 잘 될 거니까, 앞만 보고 가요. “


내면의 계시를 따르라는 응원을 살뜰하게 챙겨주시는 교수님. 무려 3시간을 진심을 털어놓고 응원을 주고받았다. 왠지 교수-제자의 시간보다는 한 분야에서 선배 후배로 진심을 주고받으며 에너지를 나눈 모습이었다.


33번 유전자키는 말한다. 그동안 카르마를 반복하게 했던 산스카라의 기억을 끊어 내고, 완전히 새로운 본질을 향해 마음을 쓰기 시작하면, 초월된 자아가 주는 계시를 따라갈 수 있게 된다고. 내가 따라가든 따라가지 않든, 됨의 여정은 이미 시작되었으며, 도달하기까지 그저 이 스토리를 믿기만 하면 된다고.


한 걸음 한걸음 진심으로 나아간다. 진심을 담지 않는 것도 습관이고, 하다 보면 진심이 제일 쉽다. 어차피 한번 사는 삶이며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시간인데, 온전히 열려있는 상태로, 한 걸음 한 걸음 진심을 담지 못할 건 또 무언가. 모든 것은 바야흐로 되고(becoming)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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