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잘하지 않았지만, 내 Pace는 내가 만드는 거니까.
본과 4학년 첫 학기, 첫 Practice 날.
Lecture 기간이 끝나고 오늘부터는 Practice 시간이 시작됐다. 나는 늘 학생 참여도가 높은 Practice 시간을 부담스러워했는데, 오늘은 왠지 좀 나았다. 어떤 부분을 맡게 될지 PPT를 다 훑어보진 않았지만, GPT로 정리한 내용을 살짝 보고 갔고, 말이 막히지 않고 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짝꿍이 잘 이끌어줬지만 나도 제법 한몫을 해서 발표도 하고, 시험도 무사히 볼 수 있었다. 물론 몇몇 내용은 틀리거나 기억이 안 났지만.
감정적으로 조금은 단단해진 덕분일까. 이제는 GPT 요약만 붙잡지 말고, 교수님 PPT를 직접 탐독하며 Practice에 참여해보자는 용기가 생겼다. 예전엔 PPT 양이 방대해서 해석하는 데만 5~6시간이 걸렸고, 지레 포기하고 GPT 요약에만 의존했다. 덕분에 요약에서 벗어난 질문에는 속 시원히 틀리는 편을 택했는데, 사실 속 시원하지 않았다. 자괴감, 자책감, 부족함과 마주하는 일은 여전히 쉽지 않았다.
그래도 어찌어찌 살아남았다. 누군가는 이런 내 서툶과, 그럼에도 일기를 남기며 꿋꿋이 행복해 보이는 내 모습을 이해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내 페이스대로 산다. 달리기를 할 때도, 공부할 때도, 살아갈 때도. 게다가 오늘은 Practice ‘첫날’ 아닌가. 가장 서툴 수 있는 날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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