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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예림 Apr 01. 2021

어른이 된다는 것

서툰 내모습에 익숙해지는 것.

37살이라는 나이는 언제나 굉장히 '어른스런' 나이 (내기준에선)였는데, 내가 보는 나는 아직도 늘 철부지다. 지금의 나는 과거의 시점에서 보면 가장 나이가 많은 나지만, 미래의 시점을 놓고 볼 떄는 가장 어리니까. 


몇살이 되건, 내가 만나는 세상은 항상 처음이라 많이 서툴다. 

어른이 된다는 건, 서툼을 인정하는 것에 익숙해지는 것이 아닐까. 

아직도 서툴구나. 아직도 미숙하구나. 를 힘들어하지 않고, 


"안녕, 오늘은 어떤 서툼이니? 내게 어떤 새로움을 줄 거니?" 


하고 스스로에게 물어볼 수 있는 것. 


이정도의 여유감이 생긴 사람이라면, 적어도 비슷한 괴로움을 겪고 있는, 혹은 지나온 괴로움을 겪어가고 있는 사람에게 


"괜찮아. 별 거 아냐. 다 지나가." 


하며 큰 문제를 잠깐 지나는 것으로, 그저 낯섦이 가져다주는 두려움을 가볍게 지나면 되는 것으로 조망하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자라면서 느끼는 건 더더욱. 

나를 변하게 하고, 나를 흔들 수 있는 대상에게. 

변화와 흔듦을 허용한 건 오직 나 자신이었다는 것. 

누구도 허용없이 나를 다치게 할 수 없고, 누구도 내 허용없이 나에게 영향을 줄 수 없다. 


그러니까, '내' 가 유연하지만 확고한 허용의 기준을 갖고 있어야 한다. 나를 위해서. 삶을 위해서. 평온함을 위해서. 


우리는 과거를 지나와 미래를 생각하면서 살지만, 사실은 일 분 일초를 살아내고 있다. 끝이 보이지 않는 미래를 상상하면서 "대체 언제까지" 를 생각하면 이내 지치고 말지만, 그래도 일 분 일초를 살고, 순간의 찰나마다 살아있는 느낌,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들은 너무나도 많은걸:) 


#으른의대화 #feat김주미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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