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

용기가 운명적 만남을 만든다

by 보물상자

어느 멋진 카페.


말하면 들릴 정도의 가까운 자리에 누군가를 기다리는 두 남녀가 앉아 있다. 살짝 두 사람의 눈이 마주쳤다. 창밖으로 시선을 돌리던 여자의 휴대폰에서 드르륵 진동벨이 울렸다.


“미선아, 미안해 오늘 못 나갈 것 같아.”

“왜, 무슨 일 있어?”

“응, 시어머니가 내 생일이라고 밥 사준다고 하시네. 옷도 사주신다고 하고......”

“어, 그래...... 잘됐네. 나랑은 다음에 만나면 되지 뭐.”

“미선아, 정말 미안해.”

“아니야, 신경 쓰지 말고 즐거운 시간 보내.”


미선은 옆 테이블에 앉아 있는 남자와 다시 눈이 마주쳤다. 통화 내용이 들렸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미선은 고개를 떨궜다. 남자는 못 들은 척하며 헛기침을 했다. 미선의 통화는 육상 400미터 계주의 바통을 건네기라도 하듯 남자의 전화벨로 옮겨져 울렸다.


“시후야, 갑자기 일이 생겨서 회사에 가봐야 할 것 같다.”

남녀는 세 번째 눈이 마주쳤다.


“아이, 미안해서 어쩌냐.”

“아니야, 중요한 일인 것 같은데 얼른 가봐.”

“그래, 시후야 조만간 다시 연락할게.”


시후와 미선은 약속이나 한 듯 동시에 카페를 나서려 출입문으로 향했다. 미선의 얼굴을 바로 앞에서 마주한 순간, 갑자기 시후의 심장이 쿵쾅거리기 시작했다. 마치 비포장도로를 지나는 버스처럼 시후의 가슴이 마구 덜컹거렸다. 시후는 무언가에 홀린 듯 용기를 내 미선에게 말을 걸었다.



“저...... 괜찮으시다면 식사나 같이 할까요?”

“아니, 그게......”


시후의 갑작스러운 제안에 당황하기도 했지만 이상하게 미선의 마음도 끌리고 있었다. 두 사람의 태도는 평소 신중한 성격과는 사뭇 달랐다. 결국 두 사람은 막대자석의 N극과 S극이 되어 바로 앞 2층 레스토랑 식탁에 마주하고 있었다.


시후는 야릇하고 황홀한 생각에 잠겼다. ‘용기?...... 미친 척하고 한 번 던진 멘트에 여인의 마음이 움직이기도 하는구나. 그래서 용기 있는 자가 미인을 얻는다고 한 걸까? 내 나이 서른셋. 여자의 마음을 얻기 위해 처음으로 가져본 용기가 로또 같은 선물이 될 줄이야.’


처음 본 만남이었지만 두 사람은 오래된 친구처럼 편하고 어색하지 않았다. 끌림의 대화를 반찬 삼아 즐거운 식사를 무려 3시간 동안이나 했다.



미선은 집에 돌아왔지만 생각은 여전히 레스토랑의 기억들에 붙잡혀있다. 시후와 나눈 대화의 장면 속에서 갖가지 창작의 생각들이 춤을 추고 있다. 이상하게도 그와 나눈 대화, 그의 얼굴, 웃는 표정, 손짓들...... 만남의 여운이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았다.


미선은 잠시 생각의 샘으로 빠져들었다. ‘바다는 하늘의 빗방울과 시냇물이 채우고, 산의 숲은 초록의 나무들이 채우잖아. 여자의 마음은...... 평소에 이상형으로 꿈꾸던 남자와는...... 거리가 먼 평범한 남자가 별똥별처럼 갑자기 날아와 채우는 걸까? 한 남자가 무심코 던진 돌멩이에 내 마음의 파도가 자꾸만 일렁거린다.’



벌과 나비는 예쁜 꽃을 피우게 하고

남자는 여자의 인생 꽃을 피우게 하나 보다.





이어지는 다음 편에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