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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귀희 Jan 06. 2024

책을 많이 읽으면 말을 잘하게 될까?

말을 잘 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말을 잘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책을 많이 읽는 편이긴 하지만
책을 많이 읽는 사람들이

모두 말을 잘 하는 것은 아니다"

그 이유는 입력과 출력의 길(road)이

서로 다른 방향을 향하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뇌는 좌뇌와 우뇌로 이루어져 있으며, 언어는 주로 좌뇌가 그 기능을 담당합니다.
좌뇌에서도 언어를 담당하는 것이 브로카(Broca)와

베르니케(Wernicke)영역이 있는데,
브로카 영역은 주로 말하기, 글쓰기 등과 같은

언어 표현, 그러니까 출력의 과정을 담당하고
베르니케(Wernicke)영역은 말을 이해하는, 그러니까 입력의 과정을 담당합니다.

아이들의 언어발달능력은 수용언어와 표현언어로 나누어 진단할 수 있는데, 수용언어는 언어 이해능력이므로 베르니케 영역에 해당되고, 표현언어는 입 밖으로 뱉는 단어와 문장의 길이와 관련된 것이니 브로카 영역입니다.


아이들은 처음에는 '기저귀를 가져와' 하면 기저귀를 가지러 가는 등 말귀를 알아 듣는 수용언어가 발달하고, 그 이후에는 '엄마~ 물~' 이렇게 자신의 생각을 말로 뱉는 표현 언어가 발달하죠.

이렇듯 언어를 입력하는 영역과 출력하는 영역이 서로 떨어져 있으며, 서로 다른 과정을 거쳐 발달합니다.

책을 많이 읽는 행위는 '입력'입니다. 책을 읽는동안 내용을 머릿속에 익히는 과정을 겪는데
이 과정에서 문장의 구성과 어휘를 입력하게 됩니다. 그렇게 입력된 언어들은 좌뇌에 입력이 되고 내용을 보면서 느꼈던 감정들은 우뇌에 입력이 됩니다.  책을 읽는 동안 말의 재료들이 저장 창고에 차곡차곡 저장이 됩니다. 말을 잘 하기 위해서는 이 입력의 과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말이라는 것은 머릿속에 있는 생각을 언어라는 재료를 활용해 입 밖으로 내는 요리의 과정과 같기 때문이죠.

재료가 다양하고 풍부해야 좋은 요리를 만들 수 있듯이, 말할 거리 (소재, 어휘)가 풍부해야 완성도 높은 말을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말을 잘 하는 사람은 책을 통한 입력의 과정을 꾸준히 합니다.

그렇다면 정보를 전달하는 유튜브를 통한 입력은 어떨까요? 영상을 통해 받아들인 정보는 뇌에서 번거로운 과정을  한번 더 거치지 않고 즉각적으로 내용을 수용하기 때문에 언어발달에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한창 언어발달을 해야 할 시기에 유튜브를 많이 본 아이들은 오히려 언어발달이 지연되는 경우가 있죠. 이는 뇌는 가소성이 있어서 사용할 수록 좋아지지만, 사용하지 않을수록 그 능력이 저하되기 때문입니다. 유튜브를 수동적으로 보고있는동안 뇌는 쉬고 있습니다. 언어발달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습관이죠.

말을 잘 하려면, 출력의 과정을 부단히 훈련해야 합니다. 두뇌의 브로카 영역을 활발히 해야하는 것이죠. 그렇다면 어떻게 훈련하는 것이 좋을까요?

1.먼저, 글로 써 보는 것입니다.
처음부터 말로 해보려고 하면 무엇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 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따라서 쓰기 쉬운 주제를 놓고, 글쓰기를 해 보는 것입니다. 가장 만만한게 일기죠. 오늘 있었던 일들과, 그 과정에서 느꼈던 감정을 허심탄회하게 글로 출력해보는 것입니다. 글쓰기는 다양하게 할 수록 좋습니다.


목적에 따라, 나의 의견을 주장하는 글 쓰기, 어떠한 개념을 설명하는 글 쓰기,
또는 신문 기사나 짧은 글을 요약해서,

나의 언어로 풀어 적는 방법도 좋습니다.
처음에는 글로 나의 언어를 출력하면서,

출력의 시간을 점차 늘려가시길 추천합니다.

2. 소리내어 읽어봅니다.
글을 다 쓰면 내용의 순서를 항목이나 목차로1,2,3 등으로 정리합니다.
그 다음 이 항목을 입으로 소리내어 읽어보고, 말하듯이 내용을 전달하는 연습을 합니다.

마치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 목차를 소리내어 읽듯이 말이죠. 그리고 가능하다면 이 목차의 내용을 어느정도 숙지해서, 대본을 보지 않고 말을 만들어 입 밖으로 내뱉는 것입니다. 이 훈련을 계속 반복 연습하는 것이 좋습니다.

3. 단답이 아니라 이유와 예시가 들어간, 구체적  말하기를 연습합니다.
"어떤 간식 좋아해요?" "빵이요"


빵도 종류가 많습니다. 그리고 빵을 좋아하는 이유도 있을겁니다. 말이 잘 안나온다 하는 분들은, 이렇게 구체적으로 깊이 파고들어 말의 구성을 다양하게 잡는 경험을 많이 해 보지 않은 분들이 대 부분입니다.

"저는 빵을 좋아합니다. 빵 중에서도, 크림이 들어간 달달한 빵보다 짭짤하고 고소하고 담백한 맛을 내는 빵을 좋아하는데요, 예를 들면 소금빵이나 크로와상같은 것들 말이죠."

3. 표현을 다양하게 해 봅니다.
아이들에게 음식 맛을 물어봤습니다. "맛이 어때요? " 아이들은 대부분 "맛있어요"라고 대답하죠. 말을 잘 하는 아이들은 맛있는 이유와 맛 표현을 넣습니다. "쫄깃쫄깃하고 달콤해서 맛있어요. 꿀맛이예요"
오늘부터 내가 좋아하는 음식의 맛 표현을 다채롭게 해보는 것도 좋은 훈련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감정과 감각을 표현하는 다양한 어휘들을 고심해보는 건 어떨까요?
국어 사전을 취미삼아 읽어보는 것도 추천합니다.


오늘은 제가 운영하는 나무 스피치 컨설팅 수업과 관련하여, 말을 잘 하는 훈련방법들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언어 출력 능력의 향상은 투자하는 시간에 비례합니다. 조금씩 매일 꾸준히 훈련하시면 머릿속에 톱니바퀴들이 어느순간 빠르게 돌아가면서 입 밖으로 말이 매끈하게 빠져 나오는 경험을 할 수 있을겁니다. 혼자서 연습하기 어렵다면, 전문가의 피드백과 코칭을 받는것을 추천합니다! 2024년 청룡의 해, 갑진년이 값진 한 해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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