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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동기 Jun 28. 2022

자영업자의 위기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면서 외식 문화가 많이 변화되었습니다. 우선 저부터도 외식은 상당히 많이 줄었습니다. 집에서 밥을 해 먹으니 편하기도 하고 건강에 더 좋아지는 것을 느껴 밥을 사 먹는 횟수가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집에서 밥을 먹으면 믿고 먹을 수 있기에 더욱 집 밥을 선호해가고 있습니다. 주위에 보면 텃밭을 가꾸며 자급자족을 하려는 분들도 꽤 있습니다. 외식이 줄어드니 자영업의 대표인 식당이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고물가와 인건비가 급등하고 아르바이트생을 구하지 못해 식당을 운영하는데 걸림돌이 많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자영업자 대출은 큰 폭의 증가세를 지속하였습니다. 2021년 3/4분기 말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887.5조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2% 증가하였다. 업종별로는 대면 서비스 업종인 도소매업(12.7%), 여가서비스업(20.1%) 등에서, 소득 분위별로는 중·저소득층(1~3 분위)에서 높은 증가세를 나타내었습니다. 자영업자는 임금근로자 등의 비자영업자에 비해 높은 원리금 상환 부담과 부진한 소득 개선 흐름, 취약한 부채 구조 등을 보이고 있습니다.


국내 외식시장 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10%가 넘는 200조 원으로 외식업 사업체 수가 70만 개, 종사자수 210만 명으로 엄청나게 큰 산업이자 매년 7~8%씩 고성장하는 산업입니다. 하지만 외식업은 외형적인 성장에도 불구하고 내실은 악화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숙박·음식업 분야 자영업자의 5년 생존율은 19%로, 자영업 전 업종 평균 28%보다 상당히 낮습니다. 더욱이 코로나 팬데믹이 장기화되면서 외식업 자영업자 휴·폐업은 계속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외식업 자영업자 생존율이 낮은 것은 식재료, 인건비 등 비용이 상승하고 외식 문화가 변하면서 수익성은 크게 악화됐기 때문입니다. 한국 외식산업연구원이 지난해 12월 전국 외식업주 19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운영비용 중 식재료비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고 응답한 외식업소는 무려 84.3%에 달했습니다. 최저임금 역시 지난해에 비해 5%가 올랐습니다. 매출은 감소하고 식재료비와 인건비는 상승하는데 음식 가격은 올리기가 쉽지 않은 지금의 상황에서 외식업소 폐업이 증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요즘 식당에 가보면 활기차게 장사가 잘 되는 곳은 거의 없습니다. 그저 현상 유지만 하는 가게들이 많습니다. 가게 안에 홀로 앉아 계신 사장님의 얼굴에 수심이 가득합니다. 경제 위기의 신호가 계속 오다 보니 사람들이 아예 지갑을 열지 않고 있습니다. 미래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사람들이 돈을 쓰지 않고 있습니다.

외식업 창업자는 생계형 창업이 대부분입니다. 직장을 중도에 퇴직하거나 정년, 명퇴 등으로 일자리를 잃은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에는 취업이 힘든 20~30대 젊은 층의 외식 창업도 많습니다. 생계형 창업이다 보니 이들의 실패는 곧 국가 경제에도 큰 부담으로 작용합니다. 이런 점에서 외식 사업자의 폐업률을 낮추고 성공률을 높이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정책적 과제일지도 모릅니다.


추운 겨울에 어머님같이 따뜻하게 내미는 순댓국을 주시는 식당이 많이 없어질지도 모릅니다. 더운 여름에 시원한 냉면을 먹을 수 있는 종로의 허름한 냉면집이 사라질 수도 있습니다. 무척 힘들겠지만 희망을 바라보며 잘 이겨냈으면 좋겠습니다.



외식산업은 아날로그적 운영방식입니다. 요즘은 거의 모든 산업 분야에서 디지털 혁신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디지털 전환을 통해 업무 생산성을 높일 뿐 아니라 고객에게 더욱 효과적이고 만족도 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외식산업은 오랜 기간 동안 주먹구구식 운영 및 사업주의 기억력, 감, 수기에 의존하는 방식으로 생존해 왔는데 이제 그 한계에 다다랐습니다.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이제 외식업도 디지털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갖춰야 합니다. 음식점에 IT 공유 주방 시스템을 결합한 신개념 외식공간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고객들은 전용 주문 앱으로 온라인에서 주문, 결제, 예약을 해서 오프라인 매장을 이용합니다. 식사하기 전의 모든 과정을 온라인으로 진행해 점심시간의 활용도가 높아져 고객 만족도가 큽니다.


기존의 주먹구구식 경영이 아니라 디지털화된 데이터와 IT 기기를 통해 운영의 효율성을 높였습니다. 디지털화를 통해 불필요한 경영 활동을 제거하고 외식업의 본질인 음식의 맛과 고객에 집중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매출도 올랐습니다. 먼저 주문을 해서 식사를 하다 보니 점심 홀 회전이 6회에 달하는 곳도 있습니다. 보통 유명 맛집의 경우 점심 회전율이 2회인 것에 비하면 놀라운 수치입니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가 바로 디지털화, IT 화에 있습니다. 전용 앱으로 메뉴를 선택하고 식사시간을 예약하고 결제까지 마칩니다. 식사시간 10분 전에 오는 카톡을 받고 내려가서 바로 식사를 하면 되는 시스템입니다. 이렇게 입장-주문-조리-결제의 대기시간이 없게 되어 식사시간 15분 외 나머지 45분의 점심시간이 개인 맞춤 충전시간으로 활용 가능한 것입니다.


외식사업자들도 온라인으로 통합 주문관리를 하고 시범 운영되는 AI 수요예측 시스템을 통해 다음날 식재료도 미리 파악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디지털화된 매출 정보를 메뉴 개발과 마케팅에 활용해 수익이 증가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내야 합니다.


이제 외식업도 메뉴, 고객, 매출, 비용, 식재료, 마케팅 등 운영의 전 과정을 디지털화· IT 화를 통해 개선하고 혁신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면서 어려움에 빠진 외식업의 첫 번째 생존전략입니다.


영세한 자영업자들에게까지 차별 없이 IT 화가 진행이 되어야 합니다. IT화의 빈익빈 부익부가 있어서는 안 되고 정책적인 지원을 통해서 영세한 식당도 지원이 필요합니다.

오늘날에는 별점이 사람들에게 구매나 이용 여부의 판단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길라잡이로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주로 5점 만점으로 측정되고 있습니다. 포털이나 관련 사이트에서 별점과 고객 리뷰 체크가 가능하기에, 판매자나 구매자 모두에게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평가 피드백으로서의 기능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별점 제도에 문제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스마트폰의 일상화와 소셜 빅데이터 분석 기술의 발달로 거의 실시간으로 별점 통계를 보여주면서 소비자들에게 올바른 선택을 위한 유용한 정보원이 되기도 합니다. 동시에 이 심플한 평가 점수가 하나의 권력으로 작동하면서 이해 집단의 피해와 불만 사례 또한 자주 발생하고 있습니다. 영업주들이나 배달 앱에서 아르바이트생들을 고용해 별점을 올리거나 혹은 일명 극단적으로 감정적인 소수 이용자의 무분별한 ‘별점 테러’로 인한 실질적인 피해가 빈번해지고 있는 것입니다.


악의적인 고객이 별점을 안 좋게 주거나 안 좋은 댓글을 달게 되면 바로 가게 매출에 영향을 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최근 언론을 통해 보도된 별점 시스템의 부작용에 대한 몇몇 뉴스의 제목들만 봐도 그 폐해를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정말 ‘양날의 칼’ 같은 딜레마입니다. 한편, 이런 문제가 여러 나라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나자 이 평가 시스템을 거의 처음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글로벌 기업 넷플릭스가 작년 말에 별점을 더 이상 사용하지 않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대신 콘텐츠를 이용한 시청자들이 후기에 ‘좋아요’를 클릭하는 시스템으로 바꿨습니다. 자영업자들은 별점 하나에 사업에 큰 타격을 입습니다. 별점 시스템을 개발할 때도 타격을 입을 사람들 마음을 헤아려서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필요합니다.


북한의 옥류관 평양냉면은 비릿한 게 영 우리 입맛에 안 맞는다고 합니다. 정치인들은 북한을 방문할 때 내세울 게 옥류관 냉면밖에 없는 북한 형편 고려해 예의상 그냥 맛있다고 해주는 것이라고 합니다. 맛이 다르긴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도 특히 여름에 평양냉면의 인기는 대단합니다. 조미료 맛에 길들여진 젊은 세대들도 평양냉면의 담백함을 좋아하게 되면 헤어나질 못한다고 합니다. 맛집 검색 서비스 ‘식신’을 보면 26일 현재 국내 평양냉면 ‘핫플레이스’만 204곳이나 된다. 우래옥, 을밀대와 함께 서울의 3대 평양냉면 집으로 불린 을지면옥이 2022년 6월 25일을 끝으로 을지로 시대에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1985년 서울 중구 입정동에 문을 연 을지면옥은 37년간 한 곳에서만 평양냉면을 팔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 방송인 송해 씨 등 유명 인사들과 많은 실향민들이 이곳을 찾았습니다. 하지만 역사와 전통의 장소도 재개발의 바람을 피하지는 못했습니다. 마지막 영업일인 25일, 개장 전부터 100여 명의 손님이 줄을 서서 기다리며 을지로 대표 맛집과의 이별을 아쉬워했습니다. 6·25 전쟁 72주년에 실향민이 세운 을지면옥이 문을 닫게 된 데 대해 감회가 새롭다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새로운 곳에서 을지면옥의 명성이 이어지길 바란다.


맛집에는 추억이 담겨 있습니다. 맛집과 한 것은 자기 삶의 한 역사입니다. 자영업자들의 마음을 깊은 곳까지 잘 알지는 못하지만 다시 힘을 얻어 장사가 활기차게 잘 되어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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