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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동기 Jan 04. 2023

팀장일기_04 맑은 날만 계속되면 땅은 사막이 된다.


어제 여기저기서 콜록콜록하더니 사무실에 독감이 돌고 있다. 아침에 출근하니 옆의 팀장이 독감으로 휴가를 냈고 또, 몇 명이 오후 반차를 냈다. 독감에 걸리지 않기 위해 마스크를 최대한 밀착해서 착용했으며 물을 마실 때 빼고는 절대로 벗지 않았다. 코로나는 변이를 거듭하며 끝이 날 줄을 모른다. 코로나 한번 걸려보니 독감보다 몇 배 더 지독하다. 개인위생, 몸 관리, 마스크 착용, 외부 활동 자제 등으로 이 위기를 잘 넘겨야겠다.


몸이 아프면 그냥 일상이 통째로 무너진다. 아프지 않도록 내복을 입어야 하며 밤에 수면 양말을 꼭 신고 자야 한다. 그냥 아프지 않고 꾸준한 일상이 살아가는 것이 능력이다. 한번 아파서 모든 것이 스톱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꾸준한 일상을 살아가도록 건강 관리에 특히 유념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비타민을 잘 챙겨 먹고 바위같이 단단한 건강을 유지해야 한다.


비가 오지 않고 맑은 날 말 계속 온다면 땅은 사막이 된다. 꽃길만 걸으라는 판타지는 없다. 삶은 투 트랙이다. 행복과 고난이 항상 함께 온다. 기쁨도 있지만 갈등도 있다. 기쁨과 갈등이 동시에 온다. 문제를 해결하고 나면 다른 문제가 오고 그 문제를 해결하면서 일상을 살아가는 것이다. 문제를 해결했을 때 차 한잔 마시며 맑은 겨울 하늘을 바라보는 것이 사는 것이다.


오늘은 아침부터 업무 밀도를 높이기 위해 스스로 다짐들을 많이 했다. 오전에 승리해야 하루를 승리할 수 있다. 오전에 패배하면 하루 종일 일에 이끌려 가고 만다. 오늘은 구현해야 할 기능이 있었다. 며칠째 내 발목을 잡으며 나를 바쁘게 하는 일이었다. 바쁜 가운데 부서에서 다른 문제가 발생했다고 카톡으로 동영상까지 보내왔다. 이것저것 바쁜 가운데 일을 헤쳐나갔다. 그래도 오전에 하던 일에 집중하기 위해 흔들리지 않으려 노력했다. 신입 사원은 계속 안된다고 내 자리로 찾아온다. 잠시 기다려 달다고 이야기 했다.


오전을 승리하기 위한 방법을 생각해 보았다.

우선, 인터넷 서핑의 유혹을 이겨야 한다. 시시때때로 뉴스도 보고 싶고 연예 기사도 보고 싶다. 윈도 오른쪽 하단에는 마우스만 갖다 대면 흥미로운 뉴스거리들이 나를 유혹한다. 그것을 이겨 내야 한다.

전화, 잡다한 업무는 오후로 미뤄야 한다. 미룬 업무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일정 관리표에 메모를 해서 오후에 처리할 수 있도록 한다. 우선순위가 낮은 일들, 바로 처리할 수 있는 일들은 오후로 미룬다. Jira 같은 툴을 사용해서 해야 할 업무에 대한 기록을 남겨놓으면 잊지 않고 처리할 수 있다.


카톡의 알림 기능을 단절시켜야 한다. 상단에 알림 바에 카톡의 아이콘이 뜨는 것을 비활성화시켜야 한다. 카톡 온 것을 보면 대부분 무의미한 것들이다. 단독방에서 떠드는 이야기들이다. 정말 급한 일이면 카톡이 아닌 전화로 바로 연락이 온다. 오전에는 카톡 알림을 스스로 보지 않으려는 마음가짐의 선포가 있어야 한다. 카톡에 대한 방해 금지 시간을 설정해서 카톡을 잠재워야 한다.

오전 4시간을 승리해야 하루를 승리한다. 하루의 패배자가 될 것인지 승리자가 될 것인지는 아침 시간에 달렸다.


경제가 어렵다는 뉴스가 계속 나온다. 40대 은행원들이 그만둬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는 소리도 들린다. 위기 속에 기회가 있다. 이런 경제 뉴스에 움츠려 들거나 졸지 말고 그냥 일상을 살아야 한다. 자기 일에 대해서 성실하게 묵묵히 해나가야 한다. 일상을 살아가면 절대 무너지지 않는다. 두렵지 않다. 그냥 버티면 승리한다. 버티고 또 버티고 버텨야 한다. 그냥 일상을 살아가는 것이다.

하루를 살면서 천국과 지옥을 여러 번 반복한다. 비가 오지 않고 해만 뜬다면 삶은 사막이 된다. 황폐해진다. 삶은 비도 오고 해도 뜨고 그렇게 번갈아 온다. 역시 하루 업무도 해도 뜨고 비도 오고, 눈도 오고 한다. 그냥 일상을 꾸준히 살아가는 것이 잘 사는 것이다.


오늘은 나의 발목을 잡던 것을 마무리 짓지 못하고 퇴근했다. 그래도 거의 다 작업을 해놓았으니 내일 확인만 하면 된다. 그렇기에 마음이 별로 무겁지 않다. 퇴근 후 지금, 그 업무에 대해서 전혀 생각이 나지 않는다.

오늘은 그냥 70점 정도로 살은 것 같다. 내일은 90점 정도 하루를 보내는 날이 되었으면 좋겠다. 내일은 팀원들과 처음 하는 회의인데 나는 그들의 이야기를 잘 경청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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