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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동기 Dec 27. 2023

내 삶에 키질을 하면 남는 것은 믿음뿐이다.

키질은 적당하게 불어오는 바람과 키질과 알곡과 쭉정이가 분류됩니다. 어릴 적 키질을 몇 번 해보았습니다. 잘 되지 않았습니다. 어렵기는 했지만 적당하게 불어오는 바람과 반복되는 키질에 알곡과 쭉정이가 분류되는 것이 신기합니다. '싸그락 싸그락' 소리를 내며 쭉정이가 나누어지는 키질 소리는 마치 파도소리와 같습니다. 내 삶을 놓고 키질을 하면 어떤 알곡들이 남을까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키질을 하다 보면 모두 쓸데없는 것들, 바람에 날려버려야 할 것들이 모두 사라지면 내 삶에 아예 아무것도 남지 않는지 되돌아봅니다. 어떤 것을 남기기 위해 그토록 일벌레처럼 미친 듯이 일을 했을까? 무엇을 위해 전 세계 구석까지 돌아다니며 일을 했을까? 가족들과 소중한 시간들도 모두 버린 채 그토록 일을 해서 남는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 볼 때 남는 것은 나이 든 초라한 모습뿐인 것 같습니다. 나이 들어 키질을 하고 나면 남는 것은 허무, 고독, 외로움뿐 인 것 같습니다.


관계, 진급, 생계, 건강, 아파트 것을 보면서 '내 삶을 놓고 키질을 하면 어떤 알맹이들이 남을까?' 자문해 보았습니다. 모두 쓸데없는 것들, 바람에 날려버려야 할 것들, 키질에 밖으로 떨어질 것들만 가득한 것은 아닌지, 키질을 하고 또 하다 보면 아예 아무것도 남을 것이 없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았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의미 있는 것들을 하며 찾아가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신앙생활을 하며 내 삶에 키질을 했을 때 마지막 남는 것은 믿음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하나님을 믿는 믿음으로 천국에 대한 소망을 갖으며 남은 삶을 허무가 아닌 기쁨으로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손에 키를 들고 자기의 타작 마당을 정하게 하사 알곡은 모아 곳간에 들이고 쭉정이는 꺼지지 않는 불에 태우시리라 - 눅 3:17


복음에는 하나님의 의가 나타나서 믿음으로 믿음에 이르게 하나니 기록된 바 오직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 함과 같으리라. - 롬 1:17


바울의 고백처럼 오직 믿음만이 남아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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