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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하는 게 기적입니다.

by 박동기

초병은 추운 밤 참아낸 여명을 지켜보다 새벽이 천천히 문 여는 소리 듣습니다. 교대자의 발걸음을 들으니 피곤이 더 몰려옵니다. 다시 하루가 시작되지만 밤샌 초병은 깊은 잠으로 빠져들어갑니다. 하루의 모든 시작은 기적입니다.


춘천 강가에 앉아 무던한 하루를 지낸 석양을 한없이 바라봅니다. 여름 홍수 때 그렇게 무섭던 강물도 잔잔합니다. 강물 위에 노을이 빨갛게 장식이 됩니다. 저녁이 천천히 문 여는 소리를 듣습니다. 하루의 모든 마무리는 기적입니다. 사는 게 늘 기적입니다. 호흡하는 게 늘 기적입니다.


오늘 하루도 하나님과 호흡하며 지냈습니다. 아주 많이 하나님과 호흡하지 못한 적도 있지만, 이 시간만큼은 하나님과 호흡하고 있습니다. 호흡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습니다. 하루가, 일상이 기적이라 생각하니 감사가 생깁니다.


이렇게 부족한 사람이지만 하나님의 자녀로 삼아주신 것도 감사하게 됩니다. 정글 같은 세상에서 수많은 일들이 펼쳐지겠지만 그래도 호흡합니다. 어제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어느 엄마와 초등학생 아이를 보았습니다. 엄마는 초등학생의 가방을 메고 있었습니다. 한눈에 보기에도 엄마는 병색이 완연했습니다. 깡마른 체구였고 안색이 좋지 않았습니다. 많이 마르셨습니다. 무슨 병이 있어 보입니다. 아이는 어린데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며 빨리 낫기를 바라며 우리 가족이 저렇게 큰 병이 없다는 것에 감사를 했습니다.


카톡 단톡방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아파 중보기도들이 올라옵니다. 정말로 아프고, 수술하는 분들의 중보기도가 많이 올라옵니다. 진심으로 그분들이 회복되기를 하나님께 기도드립니다. 이렇게 호흡하고 일상을 살아가는 것이 중요함을 느끼게 됩니다.


내일은 오랜만에 선거로 인한 휴무입니다. 좋아하는 작가가 있는데 그 작가의 책을 '밀리의 서재'에서 몰아서 다 읽을 생각입니다. 책 읽는 여유를 갖고 싶은 내일입니다.


사는 게 늘 기적입니다.

호흡하는 게 늘 기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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