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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아스와 룻.

by 박동기

수년 전 이야기입니다. 자꾸 그분이 생각이 납니다. 이름조차도 부르기 아깝습니다. 그분이 닳아질까 봐 쳐다도 보지 못하겠습니다. 그분의 그림자조차 밟기 아깝습니다. 그분이 좋습니다. 따뜻해 보여서 좋습니다. 아픔이 있지만, 다시 그분의 어깨를 감싸주고 싶습니다. 어깨가 많이 크기는 합니다. 그래도 어깨를 안아주고 싶습니다.


저 그렇게 부자는 아닙니다. 그냥 마음만은 그분께 무척 큰 부자가 되고 싶습니다. 계속 사랑으로 안아주고 싶습니다. 어린아이처럼 스토킹 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예수님이 생각나야 하는데 예수님은 지워진 것 같습니다. 예수님은 나의 삶의 이유인데 가끔은 그분으로 인해 잊힐 때도 있습니다.


성경 룻기에 보면 보아스와 룻이 만났을 때 보아스는 참 멋진 남자입니다. 작업의 정석입니다. 보아스는 따뜻하게 룻을 품은 남성입니다. 요즘 시대에 어떤 남자인가 생각해 봤습니다. 집안일로 고생하는 아내에게 카드 줄 테니 자동차 하나 사. 집 앞에 차 하나 꽃이 달고 와 있을 거야. 물론 당신이 꽃이지만. 그 차 당신 거야. 가져.

힘들어하는 연인에게 고생했으니 카드 줄 테니 해외여행 다녀와. 좀 쉬고 와. 가방이 낡았네 샤넬 가방 하나 사. 이렇게 말하고 싶은 남자들이 많이 있을 것입니다. 보아스가 그 시대에 이런 남자가 아니었을 까싶습니다. 보아스는 사랑으로 사람을 품을 줄 아는 멋진 남자입니다. 보아스가 부러웠습니다. 그 여유, 넓은 마음, 남을 품을 줄 아는 마음이 부럽습니다.


그분의 분홍색 옷이 계속 떠오릅니다. 향기가, 따뜻한 마음이 생각이 납니다. 바닥치고 일어난 삶에 대한 열정이 떠오릅니다. 팔자가 센 삶입니다. 사랑받지 못한 너를 더욱 사랑해주고 싶습니다. 하나님 너무 두렵습니다. 한 사람을 알아간다는 것이 두렵습니다. 또 어떤 상처가 다가올지 두렵습니다. 내 삶의 어떤 문제들이 닥쳐올지 두렵습니다.


또 다른 상처가 온다면 제가 과연 그것을 이겨낼 수 있을지 겁이 납니다. 그래서 하나님 그냥 하나님만 찾고, 예수님만 바라보며 살고 싶습니다. 그런데 그분이 자꾸 생각이 납니다.


그런데요. 하나님, 예수님이 전부가 돼야 하는데 그것이 쉽지가 않습니다. 하나님이 제 마음의 전부가 되어 주시길 기도드립니다. 오신 주님을 제가 만나 뵙기를 소망합니다. 안 되는 것은 잊어버리고 하나님만 구하겠습니다. 사랑하는 마음을 갖는 것은 결코 잘못된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것은 우리가 서로에게 보여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 중 하나입니다. 이런 글은 책에서나 있나 봅니다.

당신 없는 가슴으로 살아가야 하는 건 내겐 너무 힘겨운 일입니다. 지난날 흘린 눈물 속에서 당신은 많은 위로가 되었습니다. 지키지 못해 미안하고 당신의 행복한 모습만 보기를 원합니다. 먼발치에서 당신 잘 살아가는 것을 보는 것으로 스스로 만족합니다.


천국 갈 날은 자꾸 다가오는데 천국에서라도 만나길 소망해 봅니다. 그분이 사는 날동안 항상 행복하길 응원해 봅니다. 천국에서나 만날 인연인 것 같아 더 소중합니다.


메가 벅스에 커피를 사러 갔다가 우연히 들은 이창섭 '천상연' 가사, 음악이 가슴에 와닿습니다.


https://youtu.be/fQ84rvbfa08?si=sxUcxfWVZm0AEe4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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