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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동기 Jan 29. 2024

미얀마 해외 선교 01 - 프롤로그

해외 선교는 항상 동경의 대상이었습니다. 가고 싶었지만 시간 내기가 힘들었고 비용도 부담이 되었습니다. 가지 못하고 부러워할 뿐이었습니다. 해외 선교는 정신 빠진 사람, 교회에 미친 사람이 가는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제자 훈련을 통해 강제적으로 가야 하니 어떻게든 시간을 냈습니다. 내가 없으면 회사에 엄청난 일이 일어난다는 착각 속에서 살았습니다. 제가 없는 5일 동안 아무런 일도 발생하지 않았고 평화로웠습니다. 혼자만의 틀에 갇힌 생각이었습니다.


생각이 틀에 갇히면 삶에 곰팡이가 핍니다. 나이가 들수록 항상 열린 사고를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미얀마 땅은 침략당한 역사, 식민지 역사 속에서 살아온 애잔한 민족입니다. 우리나라와 비슷하여 왠지 친근감이 많이 갑니다. 미얀마 사람들을 보면 친숙하고 거부감이 덜 합니다. 그곳에 3박 5일 다녀오며 많은 것들을 얻어온 시간이었습니다.


S 선교사님은 선교는 숫자가 아니라 단 한 사람의 영혼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건물, 외부 환경 보지 말고 사람을 보라고 선교사님께서 누누이 말씀하십니다. 사람을 봅니다. 아이들의 눈망울을 봅니다. 할머니의 간절한 눈을 봅니다. 저희 할머니 같은 분이 예배 후에 제 손을 꼭 잡습니다. 이번 선교는 바로 그 미얀마 사람의 눈을 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사람을 보았고 희망을 보았습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워 전기가 안 들어오고, 인터넷이 안 되고, 쿠데타로 황무지 같은 곳이지만, 그곳에는 꽃이 피고 새가 울고 바람이 불어옵니다. 그리고 사람이 삽니다. 척박한 땅에서도 아름다운 꽃들은 우리나라와 똑같이 피고 있습니다. 우리와 미얀마 국민이 다른 환경에 살지만 결국 하나님께서 피워주시는 꽃은 같습니다. 성령의 기름 부으심으로 우리는 하나가 되었습니다. 흙탕물 같은 땅, 포탄이 날리는 땅, 가난에 찌든 땅에도 성령의 샘물이 흘러 빨간 복음의 꽃이 피고 있습니다. 우리는 믿음 안에서 한 형제요 자매입니다. 미얀마를 위해 항상 간절히 기도합니다. 그곳의 복음화를 위해 피땀 흘리신 선교사님들의 희생을 생각하니 마음이 먹먹합니다.


신앙이 고착된  틀에 갇히면 믿음에 곰팡이가 핍니다. 믿음의 타성은 자기 삶에 찾아온 신앙의 위험을 의식하지 못합니다. 선교를 통해 틀에 박힌 신앙을 넘어서 한 발 더 성장하길 소망합니다. 갑각류는 뼈가 밖에 있고 살이 안에 있어 성장을 안 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갑각류가 성장할 때 뼈를 다 걷어내고 새로운 살이 나온다고 합니다. 새로운 살이 외부 환경에 부딪힐 때 고통스럽지만 다시 성장하기 위한 시간입니다. 3박 5일간의 선교는 내 삶에서 틀에 박힌 껍데기들을 깨는 시간이었습니다. 공고한 ‘나’의 성을 허물고 하나님께 자리를 내어줄 때, 마침내 하나님의 사랑은 그 눈부신 폐허에서 다시 시작합니다. 성장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 도착해 보니 밭에 옥수수가 훌쩍 자랐습니다. 성장하는 것은 아름다운 것입니다. 이번 선교를 통해 신앙의 성장을 꿈을 꿔 봅니다. 하나님이 주신 꿈을 찾아 다시 힘차게 살아갈 힘을 얻습니다. 내 자아는 인제 그만 외치고 하나님 주신 꿈을 외칩니다. 선교가 준 은혜의 샘물을 마시고 다시 힘차게 꿈을 향해 달려갑니다. 이 아니라 을 선택합니다. 삶의 현장으로 힘차게 항해를 떠납니다.

 

선교를 마쳤을 때 밀려오는 만족감은, 하나님이 주시는 ‘꿈’의 만족감입니다. 무기력한 신앙에 활력을 찾는 처방은 선교이며, 하나님 속으로 더 깊어지는 은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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