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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동기 Jan 29. 2024

미얀마 해외 선교 02- 아파도 선교 갑니다.

1. 무거운 짐은 하나님께 맡깁니다.

미얀마 현지에 드릴 후원 물품을 준비하면서 정말 많이 놀랐습니다. 다들 이렇게 열정적으로 준비하고 차근차근 처리되는 것에 감동하였습니다. 지인들로부터 후원받은 물품, 직접 발로 뛰며 구매한 학용품, 후원받은 의약품, 기타 등등 많은 후원품을 11개의 캐리어와 상자에 포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정확하게 23kg를 맞추려 했습니다. 후원품이 넘치다 보니 11개의 상자에 다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남는 물품들은 다음 해외 선교팀에 건넸습니다. 집사님들 열정이 정말 대단합니다. 하나라도 더 가지고 가려는 눈물겨운 사투였습니다. 드디어 11개의 상자가 포장되었습니다. 개인 짐은 백 팩에 간단하게 옷가지 몇 개만 가져갑니다. 


공항에 트럭으로 후원 물품을 싣고 갑니다. 우리는 비행기 표를 받으며 모든 짐을 항공사에 맡겼습니다. 모든 짐을 맡기고 나니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짐을 맡긴 후에 우리는 그 짐에 대해 걱정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무거운 짐도 예수님께 맡겨야겠습니다. 우리는 수고하고 무거운 짐을 예수님 대신에 항공사에 맡겼습니다. 이제 정말로 미얀마로 떠납니다. 현지에서 후원품은 아주 귀하게 사용이 되었습니다. 옷이 사용성이 있어서 걱정했는데 현지에서 꼭 필요한 물건들이었습니다. 워낙 경제 사정이 좋지 않다 보니 옷도 귀합니다. 


2. 아파도 해외 선교는 갑니다.

해외 선교 당일부터 컨디션이 좋지 않습니다. 5일 동안 해외로 가다 보니 출발 전부터 여기저기 몸을 정비합니다. 나이가 있다 보니 쉬는 날이면 병원 순례합니다. 보통 직장인들이 휴가를 내고 병원에 가야 하는데, 연차가 많지 않기에 몸 관리를 소홀히 할 수밖에 없습니다. 오전 11시에 교회에서 만나기로 했으니 예약된 병원들을 방문합니다. 정형외과 들렀다가 이비인후과에 갔습니다. 작년 12월 코로나 이후에 후유증으로 축농증이 심하게 생겼습니다. 다니던 이비인후과는 이른 여름휴가를 떠나 교회 가까운 이비인후과에 갔습니다. 상태가 좋지 않은 것을 감지했지만, 간단히 약만 받고 11시 약속 시간에 맞춰 가려고 했습니다. 의사 선생님이 코 상태가 상당히 안 좋다고 CT를 찍어 보자고 합니다. 부디 문제가 없기를 바랄 뿐입니다. 의사 선생님이 CT 결과를 보시고 상당히 상태가 안 좋다고 하십니다. 상태가 많이 안 좋다고 계속 말씀하십니다. 계속 안 좋다고 이야기하니 살짝 불안해집니다. 제가 미얀마로 5일간 가니 약만 지어달라고 했습니다. 약만 받고 나왔는데 호흡이 불편했습니다. 짐을 맡긴 후 비행기를 탔는데 고도가 높아져서인지 호흡이 아주 불편했습니다. 


비행기 안에서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내가 현지에서 아프면 짐이 됩니다. 5일만 버티게 해 주세요. 주님의 은혜 가운데 버티고 돌아오게 해 주시옵소서. 아파도 해외 선교는 갑니다. 미얀마에서 죽지만 않게 해 주시옵소서. 나는 죽어도 상관없으나 죽으면 민폐니, 아프면 짐이 되니, 5일만 버티게 해 주시옵소서. 미얀마에 하나님의 꿈을 위해 찾기 위해 떠나오니 버티게 해 주시옵소서. 비행기 밖을 보니 구름이 보였습니다. 왼쪽 구름은 수직으로 서 있고, 오른쪽 구름은 석양이 지며 붉은 구름이 되었습니다. 하나님은 이번 해외 선교 가운데 구름 기둥과 불기둥으로 지켜 주신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구름 기둥과 불기둥 사이를 미얀마 MAI 항공기가 지나가는 것을 보며 하나님께서 지켜 주실 것으로 믿고 갑니다. 비행기 탔으니 되돌아갈 수도 없습니다. 비행기 안에서 호흡 고통에 있다 보니 선교사님 부부를 생각했습니다. 작년과 올해에 두 분이 몸이 아프셔서 많이 힘드셨습니다. 증상이 심해서 미얀마 병원에서 진단해도 원인을 알지 못했다고 합니다. 현지에서 아프셔서 얼마나 힘들까? 상태가 심하면 비행기 타고 한국으로 돌아와야 하는데 비행기 안에서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픕니다. L 선교사님은 마지막 날에도 우리들에게 성전(몸) 관리를 잘하라고 신신당부하십니다. 제가 두 분 선교사님께 드리고 싶은 말입니다. 부디 몸을 잘 관리하셔서 미얀마에서 선교사님이 아프지 않도록 기도드립니다. 


드디어 미얀마 공항에 내립니다. 입국 과정에서 검사에 걸리기는 했지만, 소중하게 준비해 온 모든 물건을 잘 지켜냈습니다. 고추장도 잘 지켜냈습니다. 미얀마에 공항에 내리니 습도가 높고 비가 내린 후다 보니 호흡이 훨씬 수월해졌습니다. 습도가 높으니 숨 쉬는 것은 좀 더 좋아졌습니다. 선교사님을 반갑게 만나니 아픈 것들이 많이 회복됩니다. 몸이 살아났습니다. 미얀마는 고향에 온 기분입니다. 고향에 와서 친구를 만나는 기분입니다. 


세 분의 선교사님이 마중을 나오셨습니다. 반가운 만남입니다. 누군가 우리를 환영해 주니 스타가 된 기분입니다. 손흥민 선수가 공항을 나오며 환영을 받는 것보다 더 귀한 환영이었습니다. 늦은 밤에 마중을 나오신 세 분 선교사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이렇게 미얀마에서 첫 밤은 반가운 만남과 설렘으로 시작이 되었습니다.


3박 5일 선교를 마치고 돌아오는 날 진료를 받기 위해 이비인후과에 다시 들렀습니다. 5일 전보다 상태가 호전되었습니다. 의사 선생님께서 끝까지 치료해서 완치하자고 하십니다. 비는 내립니다. 우산이 없습니다. 손에는 꿀단지와 과자가 들려 있습니다. 그냥 비 맞고 전철 탑니다. 소나기를 맞으며 마음은 기쁨으로 충만합니다. 마음에는 선교에 대한 꿈이 담겨 있습니다. 아이들의 눈망울을 잊지 못해 아파도 해외 선교는 갑니다. 현지 교회에서 부른 찬양이 계속 귀에 머뭅니다. 같이 부른 찬양을 잊지 못하겠습니다. 정말 가고 싶지만 가시지 못한 두 분을 위해 참 많이 생각했습니다. 두 분께도 같은 은혜가 있기를 많이 기도했습니다. 하나님께서 13명 모두에게 같은 은혜를 부어주신 줄로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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