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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동기 Mar 07. 2024

수련회 후기

지난 토요일, 주일 1박 2일간 고등 1, 2부 겨울 수련회를 다녀왔다. 같이 훈련 받는 믿음의 형제들도 점심을 먹지 않고 가니 먹을 것을 챙겨준다. 은혜 많이 받고 오라고 나를 격려해 준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담당 목사님께서도 은혜를 많이 받고 오라고 말씀하셨다. ‘은혜받고 오라’는 그 말이 힘이 되었다. 겨울 수련회의 선명한 목적이 생겼다. 은혜받기 위해서 가는 것이다. 사역 훈련이 끝나자마자 교사 같은 다락방 순장님과 승용차를 이용해 안성으로 달렸다.

 

도착하니 우리 조로 편성된 아이들은 레크리에이션을 하고 있었다. 비전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고등 1, 2부 아이들과 진지한 대화들이 오고 갔다. 같은 조에 눈이 불편한 학생이 있었다. 비전에 대해서 처음으로 대화를 나누었다. 처음으로 대화를 나누어 보았다. 그 학생은 “점이 모여 Text 가 됩니다. 내 하나의 점들이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점들의 모임이면 좋겠습니다. 하나님을 위한 나의 점이 모여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역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감동되었다. 학생들은 하나님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갖고 있었다. 어쩌면 나보다 훨씬 더 큰 믿음과 비전을 갖고 있었다. 뇌과학자가 되어 하나님의 영광을 돌리고 싶다는 학생도 있었다. 영어를 무척 잘하는 듯했다.

 

그 학생은 밥을 먹으면서 내 뒤에 섰다. 계속 혼자 중얼댄다. “너 누구하고 대화하니? 앞에 아무도 없는데 대체 누구하고 대화하니? 누구하고 전화 통화하니?” 물어보았다. 그래도 계속 중얼대고 있었습니다. 성령의 방언을 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 본다. 물어보니 다음 주에 프리 토킹으로 시험이 있어 계속 중얼거리며 연습한다고 한다. 나는 종이를 보고도 잊어버리는데, 어떻게 보지도 않고 그렇게 영어를 계속 외워 말하는지 존경스러웠다. 사실 그 학생이 좀 멋있었다. 영어는 일찌감치 손을 놓은 나로서는 더욱 존경스러웠다.

 

찬양 집회 때에는 아이들이 가장 먼저 앞으로 나간다. 아이들은 민망할 텐데도 물, 불 가리지 않고 맨 앞에 앉았다. 우리 조 아이들은 맨 중앙에 좋은 자리에 앉았다. 학생들의 그 모습이 너무나도 귀했다. 목사님 설교를 초롱초롱한 눈으로 듣고 있는 아이들이 대견스러웠다. 아이들이 예배 시간에 맨 앞자리에 가는 모습에 영적으로 다시 살아나는 시간이었다.

 

아이들이 자꾸 앞으로 나간다. 조금만 더 가면 무대인데 자꾸 앞으로 나간다. 기도회 시간에 우리는 손을 잡았다. 서로를 위해 기도했다. 우리는 어깨동무했다. 하나님 앞에 기도 제목을 내놓고 모두 기도했다.


축구 시합 전에 어깨동무하며 파이팅 하듯이 우리는 어깨동무하며 하나님 앞에 파이팅을 했다. 드러내기 어려운 기도 제목들도 내놓으며 우리는 성령으로 하나가 되었다. 나이 상관없이 학생들과 나는 기도의 전류가 흐르는 것을 느꼈다. 성령은 우리 어깨동무를 타고 무한 반복하며 우리에게 은혜를 주었다. 우리의 수련회 목적은 선명하다. 은혜받기 위해서이다. 은혜받기 위해 우리는 손을 높이 들고 찬양했다. 기도했다.

 

기도회가 끝나고 아이들은 하나님께 율동으로 하나님과 영광을 돌렸다. 대단한 에너지들이다. 맘속에 품어놓은 마그마를 한 방에 터트리는 화산 같다. 에너지가 춤춘다. 수양관의 공기가 달라진다. 수양관의 조명이 기도의 조명으로 바뀐다. 아이들의 마그마 같은 열정을 끝없이 토해낸다.

 

우리 반 아이들이 하나님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 차서 찬란하게 빛나는 고등학교 1학년 생활이 되길 기도한다. 신앙이 아닌 공부로 중심축이 바뀌지 않도록 기도한다. 꼭 하나님을 중심에 두고 학창 생활을 잘 이겨내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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