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가 있기 전의 주말

by 박동기

보고가 있기 전 주말은 왠지 마음이 무겁다. 보고에 대한 생각의 끈을 끊으려 해도 잘 끊어지지 않는다. 어떤 행동도 하지 않지만 마음에는 약간은 짐으로 되어 있다. 사우나를 하고 있어도 몸은 물에 뜨는데 마음은 보고라는 짐 때문에 물에 가라앉는다.


마음은 무겁지만 그래도 보고가 잘 끝나기를 기대해 본다. 오전에 가서 좀 점검하고 오후에 발표 시간에 발표를 하면 될 것 같다. 이렇게 발표할 수 있는 자리 준 것만으로 감사하다. 귀한 자리이다. 같이 일하는 팀원들이 있어서 감사하다. 그들이 사랑스러울 때는 적고 미울 때가 많지만, 그래도 그들 때문에 감사하다.


그들이 움직인 행위들이 조그마한 결과들로 나타나 업적이 된다. 그들의 노고에 감사하다.


나는 생각해 본다. 업무일지 채우려 하루를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업무일지 채우려고 일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위하여 일해야 한다. 하루를 하나님과 시작하고, 하루를 그분과 마친다. 하루에 벌어지는 모든 일들, 업무는 하나님께 드리는 예물이다.


월간보고는 회장님도 가치를 정하지만 하나님도 가치를 정하시고 성공을 평가하신다. 과연 이번달 하나님을 위해 열심히 일했는지 반문하게 된다. 열매가 없는 나 자신을 자책하기보다는 너그러져야겠다.


다시 열매를 얻기 위해 4월 중반을 다시 살게 될 것이다.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4월 중반에는 많은 일을 해봐야겠다.


과연 보고는 무엇인가? 업무일지를 보고한다. 그것은 지금까지의 결과를 평가하고 다시 새롭게 시작한다는 마음가짐이다. 잘한 부분은 칭찬받고, 부족한 부분은 질책을 받는다. 보고는 방향을 새롭게 잡는 시간이다. 보고는 마음을 다시 다잡는 시간이다.


신앙에서도 보고한다. 믿음 보고한다. 내 삶이, 내 업무일지를 통해 하나님께 점검을 받게 된다. 오늘을 신앙의 업무일지는 얼마나 좋은 평가를 받을지, 신앙의 월간 보고는 얼마나 좋은 평가를 받을지 궁금하다.


이번달 신앙 실적이 좋지 않다 해도 나 자신에게 너그러워진다. 다시 시작하면 되기 때문이다. 토해내는 신앙의 실적들이 좋지 않다 하더라도 다시 시작하며 된다.

회사의 업무일지는 열매는 실적, 돈이다. 신앙의 업무일지 열매는 하나님과 관계이다. 얼마나 관계가 돈독해졌는가가 신앙의 열매다. 하나님을 향한 내 마음 온도가 얼마나 뜨거운가가 열매다.


오늘 일하는 업무는 나, 회사를 위한 업무가 아니라 하나님께 드리는 업무다. 오늘 하루 일과 삶을 하나님께 드리는 고귀한 예물이 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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