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얼굴

by 박동기

양평으로 퇴근 후 밭, 나무, 꽃, 소나무, 수선화, 할미꽃, 복사꽃등에 물을 주었다. 밭에 물을 주며 생각해 본다. 목말랐던 식물들이 촉촉이 목을 적신다. 갈증이 조금이나마 해소가 되는 듯한 느낌이다. 날씨가 낮에는 초여름 날씨이다 보니 식물들이 물이 많이 필요해 보인다. 식물들이 갈증이 나 보인다.


꽃에도 얼굴이 있다는 이야기는 누누이 했다. 수줍은 꽃, 밝게 웃는 꽃, 목말라 화가 있는 꽃 얼굴들이 있다. 바위틈에 수줍은 보라색 꽃 얼굴도 있다. 마당에는 다양한 얼굴을 가진 꽃들이 조화를 이뤄가며 살아가고 있다. 저들도 햇빛, 물을 갖고 경쟁하며 살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본다.


나름의 조화를 갖고 서로의 아름다움을 뽐내며 잘 살아가는 듯해 보인다. 뿌리에서는 치밀한 경쟁이 있을지 몰라도 땅 위는 화려하다. 다양한 색깔로 화장을 한 꽃들이 자기를 봐달라고 흔들어 댄다.


밭에 물을 주며 뿌리까지 깊게 스며들도록 준다. 물 주는 것도 오래 걸린다. 호스를 잡고 한참 서 있었더니 석양이 지기 시작한다. 옅은 어둠이 내리기 시작한다. 물을 주니 밭의 야채들은 물을 열심히 받아먹는다. 이전 보다 더 싱싱해진다.


물을 주며 하나님이 주신 은혜를 생각해 본다. 하나님은 나에게 은혜를 항상 많이 주셨다. 지금 호스에 내리는 물처럼 항상 하나님은 나에게 은혜를 주신다. 그런데 내가 그 은혜를 외면하거나 다른 곳에 가있거나 한 적도 있다.


하나님은 항상 은혜의 물 주기를 하고 계신다. 충만한 은혜의 호스를 내 삶에 현장에 대고 계신다. 그런데 그 은혜의 물줄기를 잘 받아 마셔야 하는데 외면하고 마시지 못할 때가 많다. 하나님의 은혜의 물줄기를 마셔야 살아난다. 영적으로 메말라가는 삶에 은혜의 물줄기는 희망이다.


밭에 한참 물을 주고 나니 채소들이 싱싱하게 자라난다. 세상으로 나갈 준비가 된 것 같다. 하나님 은혜의 물줄기를 흠뻑 마신 후 다시 세상으로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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