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냉이는 추억을 꺼내온다.

강냉이를 먹은 후, 아니면 먹고 싶을 때.

by 박동기

출근을 하다 보니 도로 옆 밭에 강냉이가 자랍니다. 두 번째 심어서 수확을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강냉이는 삼모작까지 하기도 합니다. 한 여름 뜨거운 햇살 아래 초록빛 잎새 사이로 분홍색 수염을 단 옥수수가 영글어 가고 있습니다.


강냉이는 말없이 자라며 바람에 흔들거립니다. 강렬한 햇살을 받으며 노란 알갱이는 서서히 금색으로 변합니다. 매일매일 땅의 물기를 빨아들이며 강냉이는 탱탱해집니다.


더운 여름 정자에 앉아 강냉이를 먹습니다. 강냉이 자체가 풍요로움입니다. 강냉이는 여유입니다. 소박하지만 깊은 맛은 옛 생각이 나게 만들고 내 삶에 작은 기쁨으로 채워집니다. 강냉이는 긴 시간 속에서 자연과 함께 자라 인내와 결실의 기쁨으로 우리에게 고즈넉함을 선물합니다.


흩어진 강냉이는 한 알 한 알 소박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각박한 이야기 대신 편안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강냉이 먹으며 각팍한 세상 이야기 하지 않습니다. 강냉이를 먹으며 옛 추억을 이야기합니다.


강냉이를 삶을 때는 옥수수 잎과 뿌리 부분을 같이 넣어서 삶아야 맛있습니다. 단맛이 생깁니다. 소금간만 살짝 해주면 맛있는 강냉이가 탄생을 합니다. 손바닥 위에 올려진 노란색 강냉이 알은 작은 위안을 줍니다. 단순한 삶 속에 피어나는 따뜻한 추억의 맛입니다. 강냉이는 그리움입니다. 강냉이는 소중했던 순간들을 다시 꺼내게 만듭니다. 강냉이는 우리 마음속에 있는 옛날 그 맛, 그 향기, 그 풍경, 그 사랑을 전해줍니다. 어머님의 따뜻한 손길을 기억하게 만듭니다.


지금은 세상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잊지 못할 사람, 이야기들을 회상하게 만듭니다. 강냉이는 소박하지만 사랑을 담고 있습니다. 강냉이는 추억입니다.


강냉이는 단순한 간식이 아니라 삶입니다. 세월의 흐름 속에서도 강냉이는 추억, 살아왔던 삶의 이야기로 강냉이는 작은 울림을 줍니다.


완전히 영글기 전의 강냉이를 100개를 넘게 샀습니다. 강냉이 맛이 역대급입니다. 너무나 맛있어서 자꾸 먹게 됩니다. 어린 시절 매미 소리우는 여름으로 돌아간 듯합니다. 자기 계발은 자꾸 미래만 보라고 하지만, 강냉이는 과거의 추억을 돌아갑니다. 과거의 안 좋은 기억들을 모두 청소해야 하지만, 그리웠던 과거 기억들은 가끔씩 꺼내면 위로가 됩니다.


솥단지 안에 있는 강냉이를 꺼내서 먹을 때, 마음이 위로를 받습니다. 더위가 언제 갈지 모르게 계속 더워집니다. 강렬한 태양아래 옥수수는 더 영글어 갑니다.


삶의 강렬한 태양아래 성령이 주는 물을 공급받아 오늘도 예수님으로 말미암아 위로받는 하루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믿음으로 위로를 받아야 하는데, 어떤 때는 강냉이가 더 위로가 될 때도 있습니다. 믿음이 약한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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