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각력이 중요합니다. 잊어야 삽니다. 주중에 새로운 업무 시작으로 팀의 고민이 시작되었습니다. 향후에 어떤 업무를 헤쳐나갈지 정의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정리가 되지 않은 채, 주말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계속 그 생각이 떠오릅니다. 운전할 때도, 밥 먹을 때도, 지인들과 같이 있을 때도 생각이 많아집니다. 생각이란 고구마처럼, 하나가 나오면 줄줄이 딸려 나와 끝이 없습니다. 내 속에 분노도 일어납니다. 마음이 흙탕물이 됩니다. 주말에 회사일은 단 하나도 하지 않았는데, 회사 일이 내 삶을 지배해 버렸습니다. 피곤합니다.
주말에 <적당히 잊어버려도 좋은 나이입니다> (가마타 미노루 지음) 책을 읽었습니다. 그분 책에는 이런 생각이 들 때면 ‘업무 전전긍긍 증후군’이라는 별난 이름을 붙였습니다. 피식 웃음이 날 만큼 재미있는 이름을 지어주면 지나치게 심각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어쩌면 그 감정들은 내가 이름 불러줄 때까지 나를 기다렸는지도 모릅니다. 이름을 부른다는 건 ‘인식’한다는 뜻이니까요.
지금 자신이 처한 상황을 면밀히 파악하면 대처법도 드러나기 마련이고 짜증과 불안도 훨씬 작아집니다. 기쁘고 즐겁고 긍정적인 감정뿐만 아니라 슬프고 답답하고 시샘하는 부정적인 감정도 “그럴 수도 있지” 하고 받아들일 수 있게 될 겁니다. 나이 들수록 중요한 것은 딱 2가지라고 합니다.
첫 번째는, 허벅지 근육
두 번째는, 적당히 잊고 사는 법
허벅지 근육을 단련하기 위해 뛰기 시작했습니다. 달리니 종아리와 허벅지 근육이 단련되기 시작합니다. 달릴 때는 생각이 멈춥니다. 적당히 잊고 사는 법을 익혀야 하는데 잘 되지는 않습니다. 플랭크를 1분씩 10회 정도 실시했습니다. 1분 동안에는 아무 생각도 나지 않습니다. 1분이란 시간이 너무나도 깁니다.
잊지못하는 것은 자기 중심성에서 헤매는 것으로 러닝 머신을 끊임없이 달리는 것과 같습니다. 기억의 굴레를 끊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과거의 경험을 잊지 못하며, 그 기억의 굴레에서 빠져나오지 못합니다. 이와 같은 집착은 깊이 들여다보면 자기 중심성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자아가 깨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오직 자신만 보이기 때문입니다. 잊지 못하는 것은 결국 자신이 중심이 되어 생각하고, 그 경험이 주는 감정적 충격이나 고통을 스스로 확대해석하기 때문입니다. 안좋은 기억들이 계속 성장을 합니다. 생각이 괴물이 되어 갑니다.
어떤 사건이나 경험은 우리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고 마음 속에 머뭅니다. 안 좋은 생각을 곱씹는 이유는 나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가에 대한 끊임없는 반추때문입니다. 그 사건의 중심에 항상 나 입니다. 내가 겪은 고통, 내가 받은 상처, 내가 느낀 슬픔이 끝없이 재생됩니다. 그 자식을 생각하면 억울함이 분노가 됩니다. 피가 거꾸로 솟습니다. 그로 인해 그 기억을 계속해서 떠올리며 벗어나지 못하게 됩니다. 결국, 생각의 쳇바퀴안에 갇힌채 나를 해치는 생각을 무한 반복을 합니다.
잊지 못하는 것은 결국 자기 자신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마음에서 비롯됩니다. 우리는 자신이 느낀 감정, 특히 고통이나 상처를 너무나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나의 자존감을 깨뜨렸다고 믿기에 그 기억을 놓지 못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마음은 우리의 시야를 좁히고, 더 넓은 관점에서 세상과 타인을 바라보지 못하게 합니다.
우리가 잊지 못하는 이유는, 그 기억이 나에게 무엇을 의미하는가에 대해 계속해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 과정에서 타인이나 상황에 대한 이해는 뒷전으로 밀려납니다. 오직 나 자신의 감정만이 중심에 서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관점을 이해하거나 그들의 감정에 공감하는 능력을 상실하게 됩니다. 점점 더 자기 중심적인 사고에 갇히게 됩니다. 독고다이가 됩니다.
이러한 자기 중심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나 자신이 아니라 타인과 세상을 중심에 놓고 생각하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기억에 갇히지 않고, 그 기억이 나에게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생각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나의 감정과 경험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될 때, 우리는 비로소 그 기억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남이 나에게 그런 행동을 할 때에는 나에게도 어떤 흠집이 있기 때문입니다.
잊지 못한다는 것은 결국 나 자신에게만 초점을 맞추는 삶의 방식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그것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타인과 세상에 대한 더 깊은 이해와 공감이 필요합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과거의 기억에 얽매이지 않고, 더 넓은 세상과 연결된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새로운 연결을 시도하는 것도 잊는 좋은 방법입니다. 자신의 자아가 깨지고 타인의 마음을 보살필 줄 아는 마음이 생길때 기억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잊지 못하다는 것은 자신이 아직도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적다는 것도 될 수 있습니다. 마음을 좀 더 너그러이 하고 남을 대하는 마음을 가져 봅니다. 그럴 수도 있지하고 그냥 넘어가는, 잊는 힘, 망각력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삶 속에서 적당히 잊고 사는 법을 익혀야 합니다. 망각력도 능력입니다. 망각하는 것이 지혜입니다. 잊어버립시다. 떠나간 사람은 잊고, 상처 준 사람도 잊어버리고, 퇴근 후 회사 업무는 머릿속에서 깨끗이 지워야 합니다.
잊어야 삽니다. 잊지 않으면 폭염에 논에 땅이 갈라지듯이, 삶이 메말라 갑니다. 잊으며 삽시다. 적당히 잊으며 살아갑시다. 그럴 수도 있지 하고 넘어가야 하는데, 회사 업무, 생각이 나를 지배하는 주말이었습니다. 생각이 나는 지배해 버립니다. 잊어버립시다. 적당히 잊고 삽시다. 바보처럼. 집 현관 비밀번호 빼고는 모두 잊읍시다.
치매에 걸린 분들 중에 일부는 다시 건강이 더 회복이 된다고 합니다. 머리가 맑아지니 몸이 다시 건강해지는 분들도 있다고 합니다. 생각이 우리를 잡아먹습니다. 생각의 노예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그냥 단순하게 살아야 합니다.
빌립보서 3:13-14
13 형제들아 나는 아직 내가 잡은 줄로 여기지 아니하고 오직 한 일 즉 뒤에 있는 것은 잊어버리고 앞에 있는 것을 잡으려고
14 푯대를 향하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이 위에서 부르신 부름의 상을 위하여 달려가노라
바울은 과거를 잊고 앞을 향해 나아가는 것을 강조합니다. 망각을 통해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힘을 얻을 수 있습니다. 예배는 세상을 잊게 만듭니다. 예배 시간만큼은 세상 일 잊고 하나님께 예배드립니다. 적당히 잊고 사는 것이 지혜로운 삶입니다.
[사43:18-19]
18 너희는 이전 일을 기억하지 말며 옛날 일을 생각하지 말라
19 보라 내가 새 일을 행하리니 이제 나타낼 것이라 너희가 그것을 알지 못하겠느냐 반드시 내가 광야에 길을 사막에 강을 내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