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답'을 찾는 습관을 버리고 '질문'을 설계하는 역량에 대하여 -
2010년 오바마 대통령의 기자회견장에서 한국 기자들이 침묵했던 사건은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었습니다. 이는 '정답 찾기'에만 익숙해진 우리 교육과 사고방식의 단면을 보여줍니다.
생성형 AI가 보편화된 지금, 이 문제는 더욱 심각해졌습니다. AI는 질문이라는 '입력값(Input)'이 없으면 훌륭한 '출력값(Output)'을 내놓지 못하는 수동적인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AI의 답은 질문을 넘지 못한다"는 명제는 개발자인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우리가 코딩을 할 때 논리가 빈약하면 버그가 발생하듯, AI에게 던지는 질문이 피상적이면 돌아오는 답변도 피상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질문의 수준이 사고의 수준: AI는 우리가 입력한 프롬프트의 문맥(Context) 안에서만 사고합니다. 본질을 꿰뚫는 질문, 기존의 틀을 깨는 창의적인 질문만이 AI의 잠재력을 100% 끌어낼 수 있습니다.
개발자의 관점: AI를 단순히 '검색 도구'로 볼 것이 아니라, 나의 사고 과정을 확장해 주는 '지능형 에이전트(Intelligent Agent)'로 인식해야 합니다. 에이전트에게 정확한 미션을 부여하는 것, 그것이 바로 '질문 역량'입니다.
우리는 그동안 사지선다형 문제에서 정답을 골라내는 훈련만 반복해 왔습니다. 하지만 AI가 정답을 1초 만에 내놓는 시대에 '암기된 지식'은 더 이상 경쟁력이 아닙니다.
Why에 집중하라: "어떻게 구현할까?"를 묻기 전에 "왜 이 기능이 필요한가?", "이 데이터가 의미하는 본질은 무엇인가?"를 먼저 물어야 합니다.
교육의 전환: 이스라엘 가정에서 "오늘 선생님께 어떤 질문을 했니?"라고 묻는 것처럼, 우리 조직 문화도 "정답을 가져와"가 아니라 "어떤 가설(질문)을 세웠나?"를 묻는 방식으로 변화해야 합니다.
최근 우리가 추진 중인 '5개년 계획'과 '데이터 플랫폼' 구축도 마찬가지입니다. 단순히 데이터를 쌓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축적된 데이터에 "우리가 어떤 질문을 던질 것인가"에 따라 쓰레기가 될 수도, 혁신의 재료가 될 수도 있습니다.
AI 리터러시(Literacy)의 핵심은 복잡한 툴을 다루는 기술이 아니라, 문제를 정의하고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는 '질문 역량' 임을 기억해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