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의 마음을 배우는 일

[오십, 연약함의 힘]

by 연우의 뜰


나흘동안 눈이 내렸습니다.

창밖으로 눈 오는 풍경만 바라보며 지냈습니다.

큰길은 모르겠지만 시골 길들은 눈이 그대로 쌓여있어 위험하거든요.


남편은 아침부터 눈을 쓸었고, 폭설 속에서도 산과 달이 산책을 하고 옵니다.

아침저녁 하루 두 번씩 약속이지요.

두 녀석은 마냥 신났습니다.


저는 가까이 가지도 못하고, 어루만져주지 못합니다.

개는 여전히 무섭거든요 ㅠ

사진 찍는 걸 아는지 저만 보면 포즈를 잘 취한답니다. 산이 달이 참 똑똑하지요^^


어제는 다육식물들이 시원하게 샤워를 했습니다.

물 뿌리는 현장을 찍고 싶어서 카메라를 들고 내려갔는데, 안타깝게 끝나버렸지 뭐예요.


그런데 지금에서야 보게 되었답니다.

물을 품고 있는 다육식물들의 그 잎과 꽃과 내비치는 색감들이 어찌나 풍성하고 싱싱한지를.

특별한 관리를 해주지도 못하고 그저 남편의 손길과 발길로 돌봐준 것뿐인데도, 스스로 알아서 꽃을 피우고 자구를 달고 아름다운 색을 품고 있었습니다.




잘 자랄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고

다그치지 말고 보채지 않으며 충분히 기다려주고

스스로 성장하도록 끝까지 책임지는 일.


반려견과 반려식물을 키운다는 건 어른의 마음을 배우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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