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bart May 23. 2015

 CB1100 Engineer's Talk #1

21 세기의 공냉이란 무엇인가? 그 노하우를 추구했다

원문: http://www.honda.co.jp/tech/motor/engineer-talk/CB1100/episode1/
@b_torque 번역


'0(제로)'에서 엔진 설계


초기 CB1100엔진 설계 -스기우라 히로유키


세키야 : 처음에 공랭 4기통을 만든다고 할 때는 어떤 상황이었나요? 배기가스 규제 등 여러 가지 과제가 있었던 것 같은데요.

스기우라 : 공랭 4기통을 만든다고 해도 처음에는 막연한 테마가 있었을 뿐, 성능과 기능을 제대로 만들어 낼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습니다. 어쨌든 혼다에게 있어서 약 20년 만의 개발이며 고배기량 공랭이라는 조건이라면 특히 발열과 배기 가스 문제 때문에(연소 가스 온도 안정화 등의 이유로) 빡빡합니다. 

말 그대로 '0'에서 만들어 나갈 필요가 있었습니다

최초로 제작한 엔진은 현재 양산중인 신뢰성 있는 저배기량 단기통 공랭 엔진을 바탕으로 이론적 검토 후 4기통으로 만들었는데, 단기통 상태에선 개발도상국의 열악한 환경에도 견딜만한 내구성이 있는 엔진이지만 그것을 4개로 모아 4기통으로 만들 경우 단기통과 같은 완성도를  달성할 수 있을까 하는 그런 과제였습니다.


세키야 : 가장 문제가 되는 건 발열과 그 분포네요. 배기량이 늘어나면서 엔진이 커질수록 조건은 어렵고 복잡해집니다.

스기우라 : 무엇보다 실린더 주위 온도가 수랭식보다 훨씬 뜨거워서 어떻게든 안정시켜 높은 냉각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구조로 완성시켜야 했습니다. 피스톤과 실린더는 열에 의해 뒤틀려가지만 그것을 균일하게 해줘야 한다는 점은 수냉보다 훨씬 조건이 까다롭습니다. 그게 안 되면 엔진은 깔끔하게 돌아가지 않고 당연히 내구성도 확보할 수 없습니다. 여러 가지 아이디어가 나왔고,  그중에서 점화 플러그 주위 오일 냉각이 채용된 것입니다. 어떻게든 엔진이 부드럽게 회전할 수 있도록 하려면 오일을 순환시키고 바람도 잘 통하게 해 줄 필요가 있었습니다.


세키야 : 과연. 양념보다 원재료가 중요한 거군요?

스기우라 :  "맛"이라는 관점에서 말하자면, 아이디어 회의에서 위상 밸브 타이밍이 채용되었습니다. (이 얘기는 다른 멤버가 자세히 말씀 드릴 겁니다) 아시다시피 CB1100 엔진의 기본적인 뼈대는 CB1300 SUPER FOUR(이하 SF) 엔진입니다. 초기 시작 단계에서 이 엔진을 단순히 공랭화한 물건을 만든 적이 있어요. 이를 여러 사람에게 타 보라고 했는데, "전혀 공랭의 느낌이 들지 않는다. 1300SF와  똑같다"라는 의견이 대다수를 차지했습니다. 거기서 예전의 "도로도로"나 "고로고로"(역주-두둥두둥, 부릉부릉 옛날 공랭엔진 표현하는 의성어) 같은 느낌으로 연출이 이루어졌습니다만, 특히 베테랑들은 과거의 경험이 강해서 추억과 고정 관념을 극복하는 건 어렵겠구나 하고 느낀 것이 인상에 남아있습니다.


@bart: 발열과 그 분포?

@b_torque: 발열이 한 군데 집중되는 게 아니고 고르게 퍼져야 하는데 뭐 그런 거

@bcom : 발열이 일어나는 곳을 기점으로 열을 어느 정도로 잘 퍼트려 놓는지를  이야기하려는 건가? 

근데 어차피 발열원은 한정되어있고 그 발열이 전달돼서 흩뿌려뜨려야 하는데 그때의 분포 정도를 말하는 게 아닌가 싶네

@bcom : 소위 말하는 열전달 문제라고 생각함. 

발열 -> 전달 -> 분포, 그 과정에서의 문제. 핀의 형상 재질 등 혹은 뭐 순환계통이라던가


실린더 핀의 치밀하고 호화로운 조형


세키야 : 공랭다운 엔진의 외관을 결정하는 냉각 핀 형상을 살려내느라 고생하셨겠습니다. 디자인과 모양이 섬세해질수록 금형이나 주조 방법이 복잡해질 것 같은데요.


스기우라 : 복잡한 조형을 그대로 시제품으로 재현하는 것 자체는 그리 어렵지 않았지만 문제는 안정적으로 양산할 수 있는 형상으로 만드는 일이었죠. 이 부분에서 고생했습니다. 어쨌든 4기통 공랭 금형을 새로 제작하는 것도 오랜만이라서 처음에는 주조 업체들을 찾아 상담하는 일부터 시작했습니다.  최종적으로는 혼다 쿠마모토 제작소에서 만들게 되어 제조를 위한 기술적 노하우를 단기간에 축적해 나갔습니다.


세키야 : 주조 방법은  다이캐스트입니까?


스기우라 : 실린더는 고압 다이캐스트지만 실린더 헤드 형상은 까다로워서 저압 주조법입니다. 게다가 점화플러그 주변은 따로 주조하고 있습니다. 실린더 헤드의 좁은 공간에 얇은 핀이 꽉 차지하는 복잡한 디자인의 금형은 방전 가공으로 비교적 쉽게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거기에 용탕(녹은 금속)을 쏟고 그것을 틀 구석까지 깨끗하게 흘려 넣으려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 또 그것을 깨끗하게 빼내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하는 점이 어렵습니다. 예를 들면, 설계 측에서 핀의 두께는 2mm로 하고 싶다고 말했는데 생산 현장에서는 3mm는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세키야 : 얇으면서 넓고 깊숙히 들어가는 부분이라 만들기 힘들었겠습니다. 마무리나 작업 효율을 올리기가 어려웠겠는데요.


스기우라 : 그렇습니다. 따라서 엔진 핀은 안쪽으로 갈수록 두꺼워지게끔 여러 단계의 테이퍼를 마련해 성형이 쉽도록 고안되었습니다. 게다가, 양산화에 대응하기 위해 부분적으로 실린더 헤드의 금형은(엔진을 둥글게 써는 것 같은 형태로) 핀 1장에 1개씩, 그것을 수직으로 적층 한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세키야 : 놀랍습니다. 엄청난 수고와 비용이 드는 셈이군요. 거기에 생산 공장에서는 금형 관리도 힘들어요.


스기우라 : 생산 공장에서 고생했을 겁니다. 결국 성형 가공이라는 것은 형태를 추구하면 만들기 어려워진다는 모순이 있으니까요. 그 밖에도 금형의 분리선이 잘 보이지 않게 설계되었는데 그것을 이용해(예전에는 고무 부시가 들어간) 핀의 공진 방지를 위한 형상 등도 눈에 띄지 않게 만들었습니다.


세키야 : "아름다움은 내면에 깃든다"라고 하는데 CB1100 엔진 조형의 아름다움은 바로 세부 연구의 축적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엔진을 곰곰이 살펴보면 연구한 흔적을 분명히 느끼실 겁니다.



극한의 테스트. 최고의 소재. 망설임에서 확신을 찾다




고동감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

초기 CB1100 엔진 연구 -미나미 코지


세키야 : 엔진의 하드웨어 측면에서 3,000회전 부근의 독특한 느낌을 만들기 위해 위상 밸브 타이밍이 채용되었습니다. 어떻게 그 맛을 살리셨나요?


미나미 : 기본적으로 직렬 4기통은 4개의 피스톤이 모두 똑같이 움직이고 있으면 부드러운 게 당연합니다. 달리면서 "걸쭉함"을 느낄 수 있게 하려면 그것을 어떻게든 조금씩 변화를 줘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결과적으로 1번-2번과, 3번-4번 실린더의 밸브 타이밍을 늦춰 그 타이밍을 조금씩 바꾸면서 사람이 느끼는 연소의 "위화감" 같은 감각적인 느낌을 발견했습니다.


@b_torqueロド를 어떻게 번역해야 할지 모르겠음. '도로도로'로 표현되는 의성어인데. "걸쭉함"으로  번역했는데 괜찮은 건지

@bart: 괜찮은 듯


세키야 : 밸브 타이밍의 변경이나 가변 밸브 하면 보통 고출력화를 위한 특징입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전혀 다르게, 오히려 정반대의 목적이 있었습니다.


미나미: 그렇습니다. 일반적인 생각과 반대되는 발상이라서 처음에는 "이게 과연 잘 될까?" 하는 불안함도 있었습니다.



출력과 내구성을 양립하기 위한 엄격한 테스트


세키야 : 큰 배기량의 공랭을 처음부터 만든다는 점에서 내구성 확보에 전례 없는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습니다.


미나미 : 기본적인 목표는 출력과 내구성의 양립이었지만, 공랭 1100의 매력을 표현할 수 있는 출력을 확보하면 된다는 점에서 문제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공랭이면서 수냉과 동등하거나 그 이상의 내구성을 갖춘다는 점에서는 매우 어려웠습니다. 스기우라의 말처럼 해결법을 찾던 상황이었습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예전 기술 그대로 만들 수도 없고 애초에 예전과(요즘 시대에 굳이 공랭을 만들겠다는) 관점이 다른 셈이죠. 때문에, 시행착오를 반복하면서 테스트 조건을 찾아나가는 작업이 되었습니다.


세키야 : 테스트는 어떤 내용입니까? 장시간 연속 운전 같은 게 가장 먼저 떠오르네요.


미나미 : 여태까지 해 왔던 조건에 더해, 고객의 편의를 고려하여 수냉 이상으로 엄격한 내열 한계성 테스트였습니다. 예를 들어 실린더 주위에서 오일 누출이 없는지, 차단성은 확실한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가장 뜨거워진 점화 플러그 주위에 트러블이 일어나거나 실린더 헤드에 균열이 생기곤 했습니다. 그런 부분도 포함해 반복해서 시험 문제를 해결해 갔습니다. 말하자면 매우 착실한 작업의 축적이었습니다.


세키야 : 엔진 내부 부품, 예를 들면 고온에 노출되는 연소실 주변 등에서는 뭔가 포인트가 된 부분이 있었나요?


미나미 : 그 부분에서 큰 포인트가 된 것은 밸브 시트의 변형, 피스톤과 실린더 보어의 변형, 엔진 오일 소비량 등입니다. 특히 밸브 시트 주변은 알루미늄 합금으로 만든 실린더 헤드와(철계열과 니켈 계열) 내열 합금으로 만든 밸브 시트에서는 열 팽창률이 다르기 때문에 양쪽이 균형 있게 팽창해 주지 않으면,  내구성뿐만이 아닌 기밀성에서도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여기에서도 테스트를 반복하여 밸브 시트 등은 소재를 여러 번 바꿔 최적의 물건을 찾아갔습니다. 결국 내열성, 내마모성 측면에서 양산차로는 최고 수준의 소재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세키야 : 그건 몰랐어요. 마치 슈퍼 스포츠 같은 고성능 모델이나 레이스 바이크 수준의 만듦새네요. 공랭 엔진이라는 심플한 구조지만 고배기량 다기통 엔진이라는 조건 속에선 어려운 부분이 있기 때문에, 소재와 구조는 검증된 물건을 쓸 필요가 있군요.



첫 글이 좀 무거운 감이 없지않습니다만 @b_torque가 최근 직접 번역 했고 너무 좋은 내용이기에 선두 타자로 내보냅니다. 저(@bart)나 @b_torque 모두 cb1100을 타기에 더 애정이 가는 내용입니다.


오역 및 내용 지적 바라고 있습니다. 댓글로 완성되는 글이 되길 바랍니다.


작가의 이전글 첫인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