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을 선으로 잇다. 일편단심으로 이루어낸 치밀한 출력 특성
원문: http://www.honda.co.jp/tech/motor/engineer-talk/CB1100/episode2/
번역: @b_torque
초기 CB1100 연료 계통 연구 -도야마 다이스케
세키야 : 연료 분사(이하 FI)는 원하는 출력 특성을 구현하기 위한, 말하자면 마지막 핵심 부분이 됩니다. 이 점에서 특히 3,000 rpm의 "걸쭉함"에 대해서는 어떤 조정을 이루신 건가요?
도야마 : 처음에는, 말하자면 옛날로 돌아간 듯한 공랭이라는 하드웨어에 최신 PGM-FI을 접목시켜 배기 가스 규제를 통과하고, 한편으로 "고동감"을 연출해야 하므로 결코 쉬운 개발이 아니라는 걸 알았습니다. 저회전에서 "느긋한 주행"이나 "편안한 주행"같은 주행 목표를 어떻게 구현하면 좋을지 시행착오를 반복했습니다. 처음에는 시승할 때 좋다고 느낀 부분의 "점"을 찾아 그것을 조금씩 연결해 가서 "선"으로 마무리하는 작업을 했습니다.
세키야 : 구체적으로 어떤 작업입니까?
도야마 : 예를 들면 공회전 1,100 rpm에서 아주 조금만 스로틀을 당겨서 1,500 rpm까지 그 느낌이 좋다고 느꼈다, 그러면 이번에는 거기에서 500 rpm만 추가한 2,000 rpm에서는 어떨까? 또 이 1,500 rpm 영역이 좋다고 느꼈다면 그 출력 곡선을 어떻게 조정해야 좋을까? 그런 "점"을 발견하고 또 찾아 "선"으로 이어 나가는, 끝없이 그 작업을 되풀이하겠다는 집념이 필요한 작업이었습니다. 상사나 선배들은 "마음대로 할 만큼 해 봐라"라고 말했기 때문에 미지의 도전이 되어 항상 보람차고 재미있는 개발이었습니다.
세키야 : 매우 재미있는 이야기군요. 엔지니어라기보다 연구자의 말씀을 듣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도야마 : 저는 원래 그런 연구 담당이라서요(웃음). 여러분이 카탈로그에서 보고 있는 출력 곡선은 스로틀 전개의 회전별 출력을 연결하고 있는데 그것을 전개에서 전폐까지 스로틀 개도 1 ° 별로 여러 출력 곡선을 쌓아 가는 것입니다. 그중에서 " 느긋하다"나 "편안하다"나 "걸쭉함"을 찾아 가는데요. "걸쭉함은 있지만 느긋함은 없군" 하는 식으로 매번 타 보면서 확인하는 작업이었습니다. 이처럼 CB1100에서는 베이스가 된 CB1300SF에서 어떻게 출력 특성을 바꾸어 가느냐 하는 작업이었지만, 이 출력 배분 방식을 이용하면 거꾸로 공랭에서도 수랭식 같은 느낌이 나타납니다. 그런 점에서 2014년 모델의 엔진 필링은 고객과 연구소 내의 의견을 반영한 결과의 숙성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점점 레벨 업 해 나갈 것이고, 목적지까지 도달한 후 다시 원점으로 돌아 오는 일을 반복하는 건지도 모르겠네요.
세키야 : CB1100의 저 rpm 느낌은 전혀 예상치 못했습니다. 어떤 의미로 매우 과학적인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바로 "도면으로 드러나지 않는 영역"을 만드는 기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나저나 개도 "1 °, 100 rpm마다"라는 치밀하고 끈기가 필요한 조정에는 놀랐습니다.
세키야 : CB1100의 엔진을 얘기할 때 꼭 나오는 말인, 저회전의 "걸쭉함"이 도대체 뭡니까?
코로기 : 구체적인 말로 하기는 어렵네요. 개인적으로는 카뷰레터(기화기) 흡기로 90년대 이전의 멀티 실린더 엔진이 갖고 있던 느낌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런 저회전의 느낌이 "걸쭉함"이라는 이미지가 아닐까요.
세키야 : 3,000 rpm 근처가 "찰진 영역"인가요?
코로기 : 다르게 말하면 그 영역은 4기통 엔진이지만 2기통같은 강한 진동감과 굵직한 회전 감각이 있는데 그게 체인을 타고 뒷 타이어를 돌려 차체를 앞으로 끄는 느낌입니다. 그것이 최종적으로 존재감 있는 사운드로 나타납니다.
즉 "걸쭉함"은 공랭 4기통의 맛이며 오감으로 울려퍼집니다.
개발을 위해 다른 멤버와 예전 공랭 4기통 머신을 타 봐도 CB1100의 "걸쭉함"이라는 느낌은 "예전과 다르지 않다" 라는 결론이었습니다.
세키야 : CB1100에 추구한 특성이나 맛, 한마디로 개성이 있다는 말이군요.
코로기 : 대형 바이크는 취미성이 높은 탈것이며 감성적인 부분이 바로 "개성"이라고 생각합니다.
고회전이 기분 좋게 슈슉 하고 올라가는 것도, 저회전에서 토크감이 쭉쭉 나오는 것도 좋겠지만,
무엇보다 공랭 4기통에는 공랭 4기통이라고 느껴지는 끈기가 있으니 그게 가장 특징적인 부분이 아닐까요.
세키야 : 예전에는 지금보다 설계 기술도 가공 기술도 미숙했기 때문에 정성껏 만들어도 "걸쭉함"이나 "딸깍딸깍" 같은 특징을 없애지 못했습니다.
결과적으로 그것이 많은 사람이 느끼는 공랭 4기통 "맛"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기술이 발전하고 성숙한 현대에는 그 정밀도에 의해서 "맛"을 연출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코로기 : 그렇습니다. "맛"이라는 부분을 그 이상으로 끌어올렸습니다.
다시말해 현대에 어울리는 공랭 직렬 4기통을 만들겠다고 말한 결과가 바로 CB1100이며, 21세기의 자부심이 담긴 CB입니다.
앞으로도 숙성을 목표로 이 "걸쭉함"은 계속 닦아나갈 겁니다. 가능하다면 다음 모델도 제가 담당했으면 좋겠습니다.
세키야 : 핸들링과 차체의 움직임이라는 부분은 어떤 점에 포인트를 정하고 개발된 것입니까?
코로기 : 우선 그동안 제가 담당하던 슈퍼 스포츠인 CBR계열로부터 발상의 전환이 필요했습니다. CB1100 담당이 되어 쿠마모토로 전근 갔는데, 그곳에서는 아소 산을 매일같이 달릴 수 도 있습니다. 거기서 자연의 경치를 즐기며 달리다가, "느긋하게 주행하는 이미지의 바이크를 만들자" 하고 생각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주행 안정감과 안심감이 필요합니다. 3,000 rpm이 찰진 영역이라면 거기서 차체가 어떻게 움직이면 좋을지 생각해서, 핸들링이나 맛, 바이크와 대화하는 적절한 응답성을 만들어나갔습니다.
세키야 : 그중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입니까?
코로기 : 핸들링의 침착성입니다. 차체와 엔진의 관계가 중요했어요. 저속 영역에서 경쾌함은 확보하면서 직립하는 안심감이 쾌적하고 기분 좋은 상태, 즉 "중립 자세(복원 모멘트)"를 중시했습니다. 또한 "CB1100EX"(이하 EX)는 머플러가 쌍발로, 그만큼 중량이 무거워지는데 그 무게를 어떻게 차체의 움직임에 매끄럽게 전달할 것인가 생각했습니다. 거기에서 낚싯대 같은 탄성을 생각했습니다. 즉 탄력이 있고, 그 무게가 완만하게 전달되는 이미지입니다.
세키야 : EX에는 어떤 부분에 적용되었나요?
코로기 : 예를 들면 리어 액슬 지름을 사이즈 다운함으로써 액슬 샤프트 강성을 떨어뜨리고 있습니다. 그 목적은 "차분함"과 "안심감 향상"입니다. 또한 이 액슬 샤프트 끝에 들어간 돌기에 테이퍼를 만들어 움직임의 전달 방법에 "여유(원문 : 間)"를 만들었습니다. 온화한 느낌이라고 할까, 따분한 느낌이라고 할까, 그 "여유"가 CB1100의 "심화"로 이어진다고 생각하고 있고 매우 고생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bart: 뭔소리여
@bcom: 쉽게 설명하면 바이크의 주행 느낌에는 리어 액슬 샤프트(뒷바퀴를 고정해주는 축)의 강도도 영향을 주는데 cb1100 에 어울리는 주행감을 위해서 의도적으로 저러한 설계가 들어갔다 정도로 생각하면 될듯. 테이퍼니 뭐니 해서 가공법에 대한 지식을 좀 요구하는 내용이네. 아무튼 1100 은 운동성보단 달릴때의 느낌을 더 중요시 하는 오두바이니까
세키야 : 관례대로라면, 정밀도, 정밀도로 몰고 가는 듯한 부분에 굳이 완만한 느낌을 실현하기 위한 "여유"를 마련하도록 한 개발에서 신선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코로기 : 신선했어요(웃음). 말씀하신 대로 이른바 "고성능"과 전혀 다른 접근에서 바이크를 만드는 일이라서 엄청 즐거웠습니다. 최종 생산 일정에 맞춘 것, 계획의 지연도 있어서 굽신거리는 장면도 많았습니다(웃음). 여러 가지로 힘든 부분도 있었지만 개발에 종사하는 모두가 하나된 결과 만족스러운 바이크가 완성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세키야 : 사람의 감성과 바이크의 운동성이 자연스럽게 싱크로 하는 성능을 구현한다는 점에서 방금 들은 내용은 매우 참신한 접근법이라고 느끼고 있습니다. 앞으로 새로운 기술적인 발전과 CB1100의 "심화"도 기대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