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모츠나베 Oct 20. 2015

3월의 라이온

March comes in like a lion


 허니와 클로버로 유명한 우미노 치카의 만화. 내가무척이나 좋아하는 작품이다. 어째서 내가 이 사람의 이야기를 좋아하는지 곰곰히 생각해보았을때, 노력하는 사람이 나온다는 점이 가장 큰 포인트가 아니었나 싶다. 노력이라고할까 열중이라고 할까, 그림에 몰두하는 하구짱이나 묵묵히 졸업작품을 만들어가는 타케모토. 마찬가지로 장기에 몰두하는 레이의 모습. 사람이 무언가를 위해 묵묵히노력하는 모습만큼 아름다운 모습이 있는가 하고 생각하게 된다.

 

 3월의 라이온에서 내가 가장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던 대사라고 한다면 역시 ‘천재라 불리는 사람들은 예외없이 누구나 끝없이 노력한다’라는 부분과‘노력도 재능이잖아’라는 말에 대한 반응이 아닐까 싶다. 자신에게 재능이 없음을 쉽게 인정해버리고 거기에다 노력하지 않는 이유까지 자신이 재능이 없기 때문이라고 변명하게되는 순간 그 사람은 무척 편해지는 동시에 스스로를 버리고 도망쳐버린게 되는 것이다. 가장 범하기 쉬운실수이면서 어쩌면 나도 이미 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그런 실수. 실패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최악의 형태로나타나는 것이다. 그럴바에 도전하는것이 낫다. 실패할까봐 겁을 내는건 아무 도움도 되지 못한다.

 

 주제를 조금 바꿔서 다시 작품 속의 매력을 이야기하자면 역시 ‘음식’이 아닐까. 지브리가 맛있는 음식을 그려내는걸로 유명한것만큼이나 우미노치카의 작품은 음식 하나하나에 마음이 담겨있다. 맛있어보이게 그리냐고 묻는다면 그건 아닐지도 모르지만, 작품에 나오는 음식 하나하나가 전부 소중해서 사람을 따뜻하게도 하고 때론 마음을 흔들어 놓기도 한다. 하나가 전해주고간 유부초밥이나 식빵에 닭튀김을 끼워먹는 레이의 모습까지 그 모든게 작품의 매력이다.

 

 마지막으로 장기. 역시 장기의 만화라는 점이 이야기를 깊게 만든다. 그야말로 재능과재능의 싸움. 이전 작품의 미술이라는 분야도 그렇고 사실 세상에 그렇지 않은 분야가 있을까 싶지만, 그럼에도 역시 장기라는 분야는 극도로 재능있는 자들이 살아남고 싸워나가는 하나의 전쟁터같은 세계이다. 그런 전쟁터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다보면 사람의 살아있음을 실감하게 되기도 하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의지를 만들어 주기도 한다.

 

 레이를 보면서 나 자신이 생각났다. 활기차게 인사하며무리에 끼어들만큼의 성격을 가지지 못한 나로서는 레이가 학교에서 주변을 맴도는 모습을 보면 남의 이야기로 생각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레이가 장과부에서 ‘있을 장소’를 찾은 것처럼, 나도 지금 있는 연구실에서 ‘있을 장소’ 혹은 ‘밝은곳’을 찾은 기분이 든다. 그 사실이 기쁘기도 하고, 반대로 헤어짐이 겁나기도 한다. 그래서 그럴 때에는 다시 이 책을편다. 레이가 어떤 선택을 해나가는지 지켜보고, 소극적이지만나도 그 뒤를 조금씩 따라가려고 한다.

작가의 이전글 Tokyo 15.10.03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