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지금 뭐하고 있냐.

by 몽주

나는 꿈먹고 사는 사람이었다. 가슴에 절대적 가치로서 품어왔던 것이 있었고, 지금은 형태조차 흐릿해져버린 그 어떤 것을 이루기 위해 싸우고 애쓰는 사람이었다. 그 방향의 시작은 심리학이었으나, 여러 과정을 거치며 얻게된 환멸과 현실적 상황앞에서 심리학을 떠나버렸다.


그리고 뇌과학에 뛰어 들었다.

이곳은 위험하고, 매력적이고, 좌절감을 느끼게 하지만, 내가 세상에서 도태된 존재가 아니라고 내 스스로에게 말 할 수 있게 하는 장소다. 충분히 꿈과 관련이 있으면서도, 적절히 타협적이다.


그런데 이 곳에는 사랑이 없다. 인류에 대한 관심과 귀기울임이 아니라 "실수하지 않음"이 우리 연구실의 절대적 패러다임이다. 어떻게 인간의 행복을 연구한다는 이 곳에서, 실수하지 않음이 지배적 패러다임일 수 있을까. 내가 뱉어논 말이지만, 참 우습다. 이 경멸감을 스스로 견뎌내기가 어렵다. 샅샅이 구석구석 깔려있는 연구실의 모순과 부조리와 타협과 척과 강자앞에 나약함이 치근 치근 옆구리를 찌른다


"너도 명예를 위해 연구씩이나 한다고 까불고 있냐"


내 안의 수치심이 나를 가만히 두질 않고 끊임없이 괴롭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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