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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주 Dec 20. 2017

붕 뜬 미래

글쓰기 클래스 6회차_주제: 미래

    생각해보면, 내 삶은 단 한번도 내가 예상한대로 굴러가지 않았다. 한 때 확신했었던 삶의 경로에서 살짝 비켜나가는 것이 대다수 경우였고,아예 옆 샛길로 들어선 것 같은 순간도 더러 있었다. 과거 어느 때에 현재내 삶이 지금과 같을 것이라고 생각해본 적은 단 한번도 없다. 굵직한 내용이 같다고 해도, 순간 순간에 느껴지는 삶의 결은 여지없이 달랐다. 지금 내가 살아있는 이 순간의 감각은 도무지 계획할 수가 없는 종류의 것일테다. 


    그렇지만 나는 무수히 많은 계획을 세우고, 그것을 달성하리라 말하고 다녔다. 내 삶의 모습이 미래에 반드시 예상한대로 흘러갈 것이라는 이상한 확신이 가득했다.사실은 막연함에서 오는 두려움을 없애기 위한 거짓 확신이었다. 굳게 뿌리잡힌 확신은 아니었다. 불안한 수록 사람은 단언하는 것 같다. 강한 사람은 다만 행동하는 사람이다. 


    미래는 어짜피 나의 것이 아닌데, 나는 지금도 많은 거대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 물론 계획이 가져다 주는 조직화된 삶의 양식은 분명 계획의 장점이다. 그러나, 먼 미래에 대해 자주 생각하는 일은 나를 붕 뜨게 하곤 한다. 그 붕뜨는 감각의 문제는, 계획만으로 이미 무언가 달성이 되어버린 것 같은 느낌을 준다는 점이다. 현실, 그리고 현재에 단단히 뿌리내리고, 붕뜨지 않는 삶을 살고 싶다. 붕뜬 미래는 나를 속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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