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3월 글쓰기 시작

by 몽주

* 글쓰기를 본격적으로 마음 먹으며 처음 썼던 글.


유시민씨의 글을 좋아한다. 그의 글은 다소 엄격하고, 지조있으나, 의미없는 격은 없는 그의 성격과 닮았다. 그의 글을 읽다보면 내가 그를 개인적으로 굉장히 친밀하게 알고 있는 듯한 기분 좋은 환상이나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이와 같이 좋은 글은 분명 글쓴이와 닮아서 읽는 이를 자신의 내면 세계속으로 빨려들어 오게 하는 글이다.


나는 평소 글쓰기를 좋아하지 않았다. 내가 가진 생각, 나라는 사람의 특유의 성격을 글 속에 담에 내기에 내 어휘력, 문장력은 턱없이 부족했다. 말은 뚝뚝 끊겼고, 글을 다 쓰고 난 후 내 글을 다시 읽어보면 잡히지 않는 무언가를 흐리멍텅하게 흩뿌려놓은 흔적만이 남아 있을 뿐이었다. 일상 속 나는 순간 순간 살아있고, 순간 마다의 '나'는 각각의 정조를 띄며 나에게 다가온다. 그 때의 나를 촉감이 살아 있게끔 글 속에 표현하고 싶었다.


하지만 내 글은 지루하고, 지나치게 착하거나 지나치게 냉소적이었다. 실제적 나는 착하지도 이상하리 만큼 냉소적이지도 않다. 현실에 두발을 단단히 박고 있는 사건이나 상황을 치우지지 않는 균형잡힌 시각을 좋아하고, 평소의 성격 또한 그렇다. 하지만 글을 쓰다 보면 나는 어느 한 쪽 입장만을 내용없이 의미없이 추구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 있다. 글을 쓰기위해, 말이 맞기 위해, 논리적으로 보이기 위해 글을 쓴다. 한 쪽 입장을 확실하게 견지해 말을 이어붙여 나가며 글을 쓰는 것을 강조하는 대한민국 교육의 금언을 따라온 결과물일까. 이런 과정을 반복하다보면 글이 더럽게 재미없어 진다.


글이라는 수단안에서 나를 해방시키고 싶은 욕구가 들끓는 요즘이다. 말이라는 언어적 도구는 사회적 관계 속에서, 내가 가진 현실적 조건에서 너무나도 자주, 쉽게 제약당한다. '말'보다 자유를 추구하는 것이 훨씬 쉬운 쪽은 '글'이다. 내면의 목소리에 차분히 정밀하게 귀를 귀울이는 작업 역시 글에서 더 잘 이루어 진다. 삶의 경험에서 축적해온 귀납적 결론들이 쌓여가고,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대화의 내용이 제약되는 시기가 점점 진행되는 20대 중간에, 나는 글쓰기에 욕심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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