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중과 제낌 사이
"사람은 다르니까 존중해요!"
요즘따라 이 말이 씁쓸하게 들린다.
분명히 따뜻하고 좋은 표현인데 이상하게 마음 한구석이 불편해진다.
아마도, 존중한다는 표현이 '너는 너, 나는 나'라는 말처럼 들릴 때가 있어서 그런 거 같다.
존중이라고 말하지만같이 가는 관계라기보다는, 각자 알아서 하자는 선언처럼 느껴진다.
같은 목표를 바라본다고 믿었지만, 소통할수록 더 다른 방향을 향하고 있다는 걸 점점 더 느낀다.
서로의 다름에 갈등이 반복되고, 대화가 줄어들면서 문득 생각하게 된다.
과연 존중이란 무엇일까.
겉으로 보기엔 성숙하고 배려 있는 표현이지만
이상하게도 그 말이 반복될수록, 대화의 문은 조금씩 닫히고 있다.
정중하게 말하고, 예의를 지키고, 화를 내지 않는 것.
그 모든 것이 오히려 정중한 무관심처럼 느껴진다.
그러다 보면 저도 모르게 자꾸 스스로를 의심하게 된다.
‘내가 너무 예민한 걸까?’
‘내가 까다로운 사람일까?’
진짜 존중은 함께하기 위해 불편한 대화도 감수하는 것일지 모른다.
다르니까 각자의 방식을 인정한다는 좋은 말 뒤에 숨어
그 다름을 조율하려 하지 않는다면 그건 공존이 아니라 그냥 거리두기.
요즘은 이런 생각이 든다.
어떤 협의나 대화 없이, 눈치껏 알아서 업무를 나누고,
힘든 것도, 아쉬운 것도 나누지 않는 관계.
그냥 각자 자기 일을 이렇게 감당할 것이라면
함께하는 척하면서 따로 일하는 것보다,
따로 가는 게 더 정직한 선택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