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행복하게 일하려면

조직문화 플레이

by 박가을


우리는 모두 행복하게 일하고 싶어요. 하지만 매일 아침 알람 소리에 한숨 쉬며 일어나는 날들이 더 많죠. 세상은 달라지고 있는데, 아직도 우리의 일상은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 같아요. 과연 우리는 행복하게 일할 수 있을까요? 미래학자 다니엘 핑크의 <드라이브>를 읽으며 그 답을 찾아 봐요.



첫 책, <드라이브>


조직문화 스터디를 시작했어요. 파트너 강사님들과 동업자까지 4명이 모여 조직문화에 대해 더 깊이 공부하고 우리만의 프로그램을 개발해보고자 의기투합했죠. 첫 번째로 선택한 책은 <드라이브>예요. '동기부여'라는 요즘의 화두를 깊이 다루고 싶었거든요.

조용한 퇴사의 시대에요. 많은 사람들이 '영혼을 놓고' 회사를 다닌다고 말해요. 이런 시대에 조직은 어떻게 개인의 성장을 이끌고 업무 동기를 높일 수 있을까요? <드라이브>는 더 이상 당근과 채찍이 통하지 않는 창의적 시대의 새로운 동기부여 방법을 이야기해요. 유명한 미래학자 다니엘 핑크가 쓰고, <회복탄력성>의 저자 김주환 교수님이 번역했죠. 2011년에 초판이 나온 오래된 책인데도 지금 이 순간 가장 필요한 통찰을 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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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상 VS 즐거움


보상의 반대말은 보람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책을 읽고 나니 보상의 반대는 즐거움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보상도, 인정도 외부적 요인이라 보람 역시 보상의 일부일 수 있겠더라고요. 물론 스스로 느끼는 보람은 예외겠지만요.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표현은 "보상은 행동의 의미를 바꿔버리는 유별난 연금술"이에요. 흥미진진했던 일을 지루한 일로 만들고, 놀이를 일로 만들어버리는 거죠. 가치를 돈으로 바꾸는 어른들의 계약 사회에 들어오면서 우리는 어린 시절의 순수한 재미를 잃어버렸어요. 재미있게 하던 실험도 돈을 주면 일이 되고, 다른 사람을 위한 헌신도 돈이 개입되면 그 의미가 달라지죠.

저는 이걸 인스타그램 운영 경험에서 체감했어요. 처음에는 순수하게 나만의 취향을 드러내고 싶어서 부계정을 시작했는데, 수익화를 목표로 하다 보니 재미가 사라졌거든요. 무엇이 진짜 나다운 것인지, 내 취향은 어떤 것인지도 혼란스러워졌어요. 보상이 목표가 되면서 SNS 활동의 즐거움이 줄어든 거죠.



행복하게 일할 수 없을까


이런 고민은 제가 M사의 그라운드룰을 만들 때도 있었어요. 그래서 '행복'을 키워드로 잡았죠. 하루 8시간 이상을 보내는 회사에서 행복하지 않다면 우리 인생이 너무 아깝잖아요. 구성원이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원칙을 만들었고, 그 사례들을 모아 <언젠가 퇴사하겠지만 행복하게 일하기로 했습니다>라는 책도 냈어요.

<드라이브>가 말하는 제3의 동기, 즉 내면동기는 결국 '행복'에 관한 이야기라고 느꼈어요. 장기적인 삶의 목적에 부합하고, 스스로 즐거우며, 의미 있다고 느끼는 일을 하는 것. 책에서는 이런 내면 동기를 가진 사람들을 I유형이라 정의해요. 반면 X 유형은 외부적 요인으로 움직이는 사람들이죠. I 유형에게는 자유와 도전, 일 자체의 목적이 동기가 돼요.



X유형에서 I 유형으로 나아가기

여기까지 읽으며 나는 어떤 유형인지 궁금해졌어요. 책에서 소개하는 유형 검사를 해보니 예상대로 저는 X유형이었어요. 돈이나 인정이 없다면 일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컸던 거겠죠. 그래도 일하는 순간순간은 몰입하며, 일 자체에서 느끼는 성취와 성장에 만족해요. 더 나은 방식과 결과물을 위해 최선을 다하죠. 물론 인정받지 못할까 두려워서 하는 부분도 있지만요.

지금 X유형이라고 해도 얼마든지 I유형으로 성장할 수 있어요. 실제로 우리는 일하는 순간순간 X 유형이 됐다가 I 유형이 되기도 해요. 저자는 근본적으로 우리가 I 유형으로 성장해야 한다고 말해요. 발견적 사고가 필요한 시대에 외적 동기만으로는 진정한 참여를 이끌어낼 수 없기 때문이죠.



X유형의 조직이 I 유형이 되는 방법


I유형 기업들의 좋은 사례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드라이브>에서는 페덱스 데이처럼 자유와 창의성을 마음껏 발휘하는 시간을 제안해요. 24시간 동안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내고 원하는 방식으로 일하는 거죠. 구글의 20% 타임도 같은 맥락이에요. 실제로 이런 자유로운 시간을 통해 구글 메일같은 혁신적인 서비스가 탄생하기도 했죠.

이 모든 건 결국 '사람을 어떻게 바라보는가'에서 출발해요. 사람이 타성적이고 감독이 필요한 존재라고 본다면 당근과 채찍은 필수겠죠. 하지만 적극적으로 전념하는 존재라고 본다면 관리 감독이 아닌 다른 차원의 경영이 가능해요. 토스의 이승건 대표도 비슷한 관점을 가지고 있죠. 사람은 일을 좋아하고 거기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는 믿음으로 전 직원 법인카드 제공, 업무 자율 선택 같은 혁신적인 문화를 만들어냈어요.



혼자라면 절대 시작하지 못했을 목표


독립해서 작은 회사를 운영하기 시작한 뒤 늘 '책을 써야지'라고 말만 했어요. 처음에는 현장에서 본 조직문화 이야기를, 그 다음엔 사례집을 내보자고 생각했지만 실천으로 이어지진 않았죠. 이번 스터디를 시작하며 마지막엔 책을 내자는 이야기가 나왔어요. 4명이 함께하는 스터디니까 폐를 끼칠 수 없다는 생각에 부지런히 쓰고 있어요. 어느 정도의 강제성이 필요하다는 건 적어도 저에겐 통하는 가정인 것 같네요.

사람은 한 가지 잣대로 설명할 수 없는 존재예요. 우리는 여러 가지 동기를 안고 살아가죠. 때로는 보상이, 때로는 보람이 필요해요. 하지만 더 오래, 더 즐겁게 일하려면 내적 동기를 키워야 해요. 저만 해도 마감할 때, 콘텐츠를 만들 때, 클라이언트와 회의할 때 각각 다른 동기가 작동하거든요.

우리가 진짜 고민해야 할 건 '어떻게 하면 더 오래, 더 행복하게 일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일 것 같아요. 보상이 아닌 즐거움으로, 억지가 아닌 자발성으로, 일 자체에서 의미를 찾는 태도를 키우는 것.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나를 움직이는 힘을 스스로 조율하는 것. 일을 계속하는 한 이 여정은 계속되겠죠. 저는 최대한 오랫동안, 그리고 행복하게 해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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