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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쥐방울 Nov 23. 2022

가정보육! MY WAY!

장점과 단점

어릴 적부터 청개구리 소리 꽤나 듣고 자란 터라 <아이 셋 가정보육, 제일 많이 듣는 질문>에도 여전히 미취학 어린이를 기관 생활 없이 가정에서 양육하는 현실과 이유를 소개하고 싶다.




가정보육의 장점


언제든 책 읽기 가능

아무리 책을 좋아하는 어린이라도 기관(어린이집, 유치원)에 다녀오자마자 책부터 집어 드는 어린이는 거의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집에서 눈뜨자마자 읽어줬으면 하는 책이 있으면 아침식사를 조금 뒤로하고 얼마든지 읽어줄 수 있었다.

또한 낮시간에 실컷 놀고 밤늦게 책을 보고 싶어 하면 다음날 등원으로 이른 기상에 대한 부담이 없으니 원하는 만큼 또 읽어주고 있다.

놀다가 심심하고 뒹굴거리면서 "우리 이 책 볼까?" 해서 무릎 위로 아이가 앉게 되는 그때를 잡기 위해 가정보육을 한다고 해도 전부인 것 같다.

물론 바깥에서 뛰어놀며 아이들끼리 놀고 싸우다 잠자리 독서가 전부인 날도 많지만, 하루도 책을 보지 않고 넘어간 날은 없었다.

덕분에 조금이나마 일상에 스며들게 되어 여행을 가도 가방에 아이들 스스로 꼭 한 권씩 챙기게 되었다.


평화의 아침

아침형 인간인 첫째와는 달리 둘째와 셋째는 다행히도 조금이나마 잠을 충분히 자는 고마운 어린이다.

그런데 만약 이 아이들이 기관에 다녔더라면 시간 맞춰 깨워서 준비하고 집을 나서느라 매일이 등원 전쟁이었을 것이다.

덕분에 아침에 재촉하지 않을 수 있고, 산책이나 외출 등 일정이 있을 때에도 꽤 충분히 기다리며 마음의 여유를 조금이나마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실시간 직관 가능

아이들은 정말 매일 자라고 성장하고 있다.

가끔씩 주말에 아이들을 보게 되는 조부모님들은 보실 때마다 또 성장한 모습을 보며 놀라워하셨다.

특히 셋째는 항상 옆에서 24시간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었다.

웃는 모습을 보고 있을 때면 '이러려고 가정보육 하는구나' 싶기도 했다.

배우자는 퇴근할 때 막내가 동그란 눈으로 현관 앞에 아빠를 마중 나오는 모습을 보며 저녁마다 예쁨을 감추지 못하고 놀라워 하지만, 사실 막내의 기상 직후 모습은 그보다 10배는 더 귀엽기에 항상 승리자는 내가 된다.



가정보육의 단점


모든 육아가 그러하듯

어마 무시하게 힘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가정보육이 아닌 육아 자체가 그러하고, 아이가 기관 생활을 하더라도 힘들지 않은 행복하기만 한 육아는 없다고 생각한다.

하루에도 여러 번 나 자신의 밑바닥이 어디까지인지 떠올리게 되는 육아는 살면서 수능, 취업, 결혼 등 그 무엇보다도 알려지지 않았고 어느 것보다 어려운 일이라고 여겨진다.

많은 시행착오 끝에 지금은 어느 정도 귀를 닫고 내려놓음이 동반되어 힘을 뺀 육아가 될 수 있었다.


경제적 비용 발생

예전의 편협한 생각으로는 보통 기관을 다니지 않고 가정보육을 한다면 절약이 되고 지출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정보육을 하게 되면 아이가 태어나는 만 0세부터 만 5세까지 지원되는 양육수당은 매달 10만 원이다.

또한 기관을 다니게 될 경우 보육료는 더 많은 금액을 지원받는 대목에서 자연스레 정책이 유도하는 방향을 알 수 있었다.

매 끼니, 간식, 나들이, 교육 비용 등으로 사실 가정보육을 하며 훨씬 많은 비용이 든다는 점은 첫째 아이가 학교에 입학하며 더 크게 와닿는 순간이었다.




물리적인 숫자로 어른이라는 나이가 되어 결혼을 하고, 신생아를 품에 안게 되니 앞으로 어떤 것을 아이에게 물려주고 싶은지 생각하게 되었다.

오랜 생각 끝에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챙겨주고 싶은 두 가지고 생겼고, 아마도 내 부모가 그러했듯 나 역시 유년시절부터 이어져온 (부모에게서 챙김 받지 못한) 결핍에서 탄생되었다.

그렇다고 이제 와서 부모를 탓하거나 원망한다는 마음과는 달리 이런 것을 어릴 적부터 스스로 챙겼다면 삶에서 조금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었으리라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1. 책 읽기(독서)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지만, 혼자만의 시간도 꼭 필요하다.

위로가 필요한 순간에 타인과 함께하는 방법도 있지만, 책을 통해서도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가능했다.

혼자 있어야만 하는 시간은 누구에게나 오고, 의도하지 않았지만 그런 시간이 주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아이에게 그 시간이 외롭지 않고 오히려 풍요로운 시간이 될 수 있었으면 했다.


나는 책을 읽지 않고 외로웠던 시기에 공부를 잘하고 싶었던 학생이었다.

특히 중, 고등 시절 공부를 잘하고 싶었지만 마음만큼 성적은 나오지 않았고, 공부한 만큼 나와주지 않았다.

그 이유를 그 시절 전혀 몰랐고, 육아를 시작하며 책 읽기를 하니 그토록 약했던 언어영역이 이해되었다.

시험공부만을 위한 지문 읽기는 재미도 없었고, 그저 이해와 생각하기가 아닌 글자 읽기에 불과했다.

읽기를 하며 생각하고 자연스럽게 쓰는 활동이 된다는 것을 전혀 몰랐던 나의 어린 시절 되돌아가서 알려주고 싶을 지경이다.

그래서 아이가 읽어달라고 할 때까지 무조건 읽어주기로 마음먹었다.

읽는다고 해서 공부를 잘하지 못할 수도 있고, 대학에 가고 싶어 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확실한 것은 계속 생각하고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게 해 줄 것이다.



2. 운동


유년시절 운동신경이 없으니 운동을 좋아하지도 않고, 꾸준히 해본 경험이 없으니 잘하지도 않는다.

20대까지 살면서 크게 문제 되니 않았던 것이 30대부터 출산 후 육아를 하며 생존하는데 필수가 되어버렸다.

체중조절이 문제가 아닌, 운동을 해야만 근력이 조금이라도 생겨서 통증이 없고 체력이 바닥나지 않아 육아를 지속할 수 있었다.

체력이 있으면 화가 잘 나지 않고, 집안의 정돈됨이 더 나아지는 게 눈에 보일 지경이다.


10대에 운동을 했더라면 공부하는데 체력이 뒷받침되니 덜 힘들었을 것이고, 사춘기의 호르몬 변화로 인한 스트레스 조절도 조금은 가능했을 것이다.

엄마의 역할이 되어서야 운동을 해야 하는 입장이 되어버렸다.

체력이 없으면 정신력으로 무장해서 온전히 하루를 버티므로 스트레스가 극에 달하기 때문이다.

지금의 나보다는 아이들이 운동을 하며 몸도 마음도 건강했으면 좋겠다.




그런데 위에 밝혀두었듯이 아이러니하게도 나 자신은 그런 경험이 없었던 사람이다.

그러한 1인으로서 아이들에게 물려주고 싶으니 할 수 있는 방법은 하나뿐이었다.


그냥 같이 하는 것.


무엇도 깊이 알지 못해 시킬 수도 없다.

아이가 책 읽기와 운동을 하지 않을 때는 내 모습을 읽고 있다는 것을 알고는 멈출 수가 없다.

물려주고 싶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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