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이 아닌 ‘이해’로 아이를 키운다는 것
아이를 키우다 보면,
말로 타이르고 또 타이르다가도 결국은 소리를 지르게 되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듣니?”
“안 된다고 했잖아!”
그리고는 스스로에게 물어보게 되죠.
‘이렇게 훈육하는 게 맞는 걸까?’
그 질문 앞에 선 부모님께
오늘은 ‘훈육’이라는 말을 다시 천천히 들여다보고 싶습니다.
우리가 아이에게 진짜로 가르쳐주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말이죠.
많은 분들이 훈육을 ‘버릇을 고치는 일’로 이해하곤 합니다.
하지만 아이는 고쳐야 할 존재가 아니라, 이해받고 자라는 존재입니다.
훈육의 본질은 ‘아이의 행동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그 행동의 이유를 함께 알아가고,
다른 방법을 배울 수 있도록 돕는 과정입니다.
아이의 행동을 바꾸기 위해서는
먼저 그 아이가 무슨 감정으로 그 행동을 했는지를 이해해야 합니다.
울고, 떼쓰고, 소리를 지르는 그 순간에도
아이 마음속에는 ‘답답함’, ‘외로움’, ‘불안’ 같은 감정들이 숨어 있죠.
“그렇게 화났구나.”
“네 마음이 상했을 수도 있겠구나.”
이처럼 감정을 알아차리고 말로 대신 표현해주는 일,
그게 훈육의 첫걸음입니다.
아이에게 규칙을 알려주는 건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 방식이 아이에게 두려움으로 남는다면,
그건 훈육이 아니라 ‘복종’이 됩니다.
예를 들어,
“엄마는 네가 화난 건 이해하지만, 물건을 던지는 건 위험하니까 안 돼.”
이런 말은 감정은 이해하되, 행동에는 경계를 두는 방식입니다.
이런 훈육은 아이가 ‘나쁜 아이가 아니라, 잘못된 행동을 한 것’임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게 도와줍니다.
어제는 괜찮고, 오늘은 안 되는 것.
부모의 감정에 따라 규칙이 바뀌면
아이들은 혼란을 느끼고, ‘왜 안 되는지’를 이해하지 못하게 됩니다.
훈육은 ‘감정의 표출’이 아니라
일관된 기준과 따뜻한 반복으로 이뤄져야 합니다.
그 기준이 늘 같을 때,
아이는 그 안에서 스스로를 조절하는 방법을 배웁니다.
훈육은 단지 ‘아이에게 하는 말’이 아니라
부모가 어떤 감정으로 말하는지까지 포함된 행동입니다.
큰 소리를 내지 않아도,
진심이 담긴 눈빛과 단호한 목소리는 아이에게 충분히 전달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훈육이 끝난 뒤의 포옹, 따뜻한 말 한마디는
아이에게 가장 강력한 메시지를 줍니다.
“엄마는 너를 사랑해. 하지만 더 좋은 방법이 있단다.”
훈육은 아이를 ‘내 뜻대로’ 바꾸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아이 스스로가 자신의 감정을 알고, 행동을 조절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입니다.
그 과정은 시간이 걸리고, 실수도 반복되지만
그렇기에 더 따뜻하고, 더 오래 남습니다.
아이도, 부모도 매일 배우고 있는 중입니다.
훈육은 그래서, ‘아이를 키우는 시간’이자
‘부모가 자라는 시간’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