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하는 아이들, 그 말 속에 감춰진 진짜 마음
“그 말 어디서 배웠니?”
“다신 그런 말 쓰지 마!”
아이의 입에서 욕이 튀어나오는 순간,
부모는 당황과 분노가 동시에 올라옵니다.

마치 아이가 갑자기 어른이 된 것 같기도 하고,
지금 제대로 키우고 있는 걸까 하는 불안도 스며듭니다.
하지만 조금만 마음을 가라앉히고 보면,
욕설은 아이가 무언가를 표현하고 싶어 하는 방식일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아이들이 욕을 사용할 때 그 심리적 배경과,
어떻게 반응하고 도와야 할지를 함께 생각해보려 합니다.
어린아이들에게 ‘욕’은 때론 ‘힘 있는 말’입니다.
특히 또래 사이에서 자존심이 상하거나 기가 죽을 때,
욕은 자신을 강하게 보이게 해주는 방어막이 됩니다.
“나도 만만한 애 아니야”라는 표현 방식인 것이죠.
가정이나 학교에서 주목받지 못한다고 느끼는 아이일수록
자극적인 행동이나 말을 통해 주목을 끌려는 시도를 하기도 합니다.
이때 욕은 일종의 SOS.
혼나는 한이 있어도, 관심을 받고 싶은 마음이 더 큽니다.
“화가 나요”, “기분이 나빠요”라고 말하긴 어려운 아이는
그 감정을 어떻게든 꺼내기 위해
본능적으로 강한 언어를 끌어다 씁니다.
욕설은 감정을 표현하기 위한 도구가 되는 셈이죠.
즉각 혼을 내기보다는
욕을 쓰게 된 배경과 감정을 먼저 들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말은 무슨 마음이었을까?”
“그 상황에서 어떤 기분이 들었니?”
이렇게 묻는 것만으로도 아이는
자신이 왜 그런 말을 했는지 다시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화가 난 건 이해해. 하지만 그런 말은 듣는 사람도 상처받아.”
이런 식으로 감정과 행동을 분리해 설명해 주세요.
욕을 억누르기보다, 그 감정을 더 건강하게 표현할 방법을 함께 고민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특정한 시기에 욕이 잦아진다면,
학교 친구 관계, 형제 관계, 또는 부모와의 갈등 등
삶의 일부에서 스트레스나 소외감을 느끼고 있는 것일 수 있습니다.
욕은 그 감정의 표현일 뿐, 본질은 관계의 문제일 때가 많습니다.
아이들이 욕을 쓰지 않게 되는 가장 강력한 이유는
혼나서가 아니라, 존중받는 경험을 많이 해봤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감정을 말로 표현해도 이해받았던 기억,
화를 내도 여전히 사랑받았던 순간들이
아이 안에 쌓일수록
‘말로 상처 주는 것’보다 ‘말로 연결하는 것’의 가치를 배우게 됩니다.
욕은 아이의 언어가 거칠어졌다는 증거가 아닙니다.
감정 표현이 서툰 아이가 내민 신호탄일 뿐입니다.
그 말의 겉면을 혼내기보다는
그 속에 감춰진 이야기를 들어주세요.
아이에게 가장 필요한 건 ‘좋은 말’이 아니라
말을 바르게 쓰고 싶어지는 마음입니다.
그 마음은, 혼이 나서가 아니라
누군가 내 마음을 먼저 들여다봐 줬을 때 생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