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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보다 친구가 더 중요한 아이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by 우리아이마음

며칠 전, 아들이 또 친구 얘기만 잔뜩 풀어놓았다.
수학 시험이 끝난 날인데도 문제 얘기는 하나도 없고,
“○○가 시험 망쳤다며 웃기게 울었다”
“점심시간에 ○○랑 ○○가 싸웠는데 어쩌고…”
끝없이 이어지는 ‘친구 뉴스’에
나는 어느 순간, 속이 살짝 답답해졌다.

‘공부 얘기는 하나도 안 하네.’
‘지금 중요한 건 시험인데, 친구들 눈치나 보고 있네.’
마음 한 켠에서 조용히 이런 생각들이 밀려왔다.


왜 이렇게 친구가 중요할까?

중학생이 된 이후, 아이에게는
어쩌면 공부보다도 ‘관계’가 더 큰 세계일지 모른다.
누가 나를 좋아하는지,
어떤 친구와 어울리면 안전한지,
나를 이해해주는 사람은 누구인지.

사춘기 시기의 아이에게 친구는
그냥 옆자리 아이가 아니라,
자신의 존재를 확인시켜주는 ‘거울’ 같은 존재다.
친구들과 잘 어울리면 나도 괜찮은 사람처럼 느껴지고,
소외되면 세상 끝에 혼자 남겨진 느낌이 든다.

그래서 아이들은 더 애쓰고,
더 많이 웃고, 더 조심하며
그들만의 사회 속에서 하루를 살아낸다.


부모로서는 불안할 수밖에

그런데 부모 입장에서는
이 ‘관계’라는 것에 너무 몰입한 아이가
중요한 걸 놓치고 있는 듯한 불안을 느끼게 된다.

“지금은 친구보다 공부가 중요해”
“친구는 평생 가지 않지만, 실력은 남는 거야”
이런 말들이 목 끝까지 차오른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친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그 마음 자체가
정말 잘못된 걸까?


관계를 맺는 힘은 결국 삶의 힘이다

공부를 잘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아이들이 서툴게라도 관계를 맺고, 갈등을 풀고,
서로에게 다가가는 연습을 하는 시간은
그 자체로 굉장히 귀하다.

지금 친구들과 부대끼며 얻는 감정은
미래의 상사와 동료, 가족과 연인을 대하는
‘사회적 감정 지능’의 바탕이 된다.

우리가 진심으로 바라는 건
시험만 잘 보는 아이가 아니라,
인생을 잘 살아가는 어른이 되는 것이지 않을까.


부모가 줄 수 있는 균형의 시선

그래서 나는 아이의 친구 이야기를 들을 때
마음을 조금 내려놓기로 했다.
대신 이렇게 되묻는다.
“그럴 땐 네가 어떻게 했어?”
“그 친구는 왜 그랬을까?”
“넌 기분이 어땠어?”

단순한 수다처럼 들리는 대화에서도
아이는 자기도 모르게
자기 감정을 말하고, 정리하는 법을 배운다.

그리고 그 과정이 쌓이면,
결국 자기 주도적 사고와 성숙한 대인 관계 능력으로 연결된다.


아이의 현재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용기

친구가 세상의 전부처럼 보이는 시기.
그 시기를 온전히 통과해야
비로소 자신만의 중심도 생긴다.

조급한 마음에 ‘공부’라는 단어로만
아이의 하루를 해석하지 않기로 했다.
그리고 믿기로 했다.
지금 친구에게 진심인 아이는,
나중에 어떤 관계든 소중히 여길 줄 아는 사람으로 자랄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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