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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거짓말

그 안에 숨은 신호 읽기

by 우리아이마음

“나 안 먹었어.”

입가에 초콜릿 자국을 묻힌 채 아이는 당당하게 말했다.

순간, 웃음이 났지만

동시에 마음 한켠이 조심스러워졌다.

이 거짓말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아이는 왜 거짓말을 할까?

아이의 거짓말은 생각보다 빠르게 시작된다.

3~4살 무렵부터 아이는 현실과 상상을 구분하는 법을 배우고,

이 시기에 ‘엄마가 좋아할 말’을 하기 시작한다.

초등 고학년, 중학생이 되면

거짓말은 조금 더 복잡해진다.

처벌을 피하거나, 실망시키기 싫어서,

혹은 자신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 거짓말을 한다.

그러니까 거짓말은

단지 ‘나쁜 행동’이 아니라,

감정과 욕구의 표현 방식일 수 있다.


‘왜 거짓말했니?’보다 먼저 해야 할 질문

우리는 흔히

“왜 거짓말했어?”라고 다그친다.

하지만 그 질문은 아이를 더 깊은 침묵 속으로 밀어넣는다.


그보다 중요한 건

“그 말을 하게 된 이유가 있었을까?”라고

조금 더 돌아서 묻는 것이다.


거짓말 뒤에는 종종

두려움, 외로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미안함이 숨어 있다.

아이의 거짓말은 ‘거짓된 말’이 아니라

‘진짜 감정’을 숨기기 위한 무의식의 방어일지도 모른다.


거짓말을 혼내면 아이는 무엇을 배우는가

아이의 거짓말을 단호하게 꾸짖으면,

그 순간은 조용해질 수 있다.

하지만 아이는 ‘거짓말이 나쁘다’가 아니라

‘들키지 않아야 한다’를 배우게 될 수도 있다.


거짓말에 대한 단죄보다는

그 선택 뒤에 있는 이유를 함께 들여다보는 것이

오히려 아이가 정직의 가치를 느끼게 만드는 길이 된다.


“다음엔 사실대로 말해줘도 괜찮아. 엄마는 너를 혼내고 싶은 게 아니야.”

이 한마디가 아이에게는 신뢰의 울타리가 되어준다.


거짓말을 기회로 바꾸는 대화

거짓말을 했다는 건

아이에게도 이미 작은 죄책감이 있다는 뜻이다.

그 마음에 함께 닿아줄 수 있다면,

거짓말은 오히려 서로의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아이의 말을 끊지 말고 끝까지 들어보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무슨 감정이었는지.

때론 사실보다 감정이 먼저 다독여져야

진짜 이야기가 시작된다.


부모의 정직함이 아이에게 주는 것

아이에게 정직을 가르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부모가 먼저 정직해지는 것이다.

“엄마도 너한테 화내고 싶지 않았는데,

그날은 나도 마음이 복잡했어.”

이렇게 말해주는 부모를 보며

아이는 ‘감정을 숨기지 않아도 괜찮다’는 걸 배운다.

거짓말을 하지 않는 아이는

엄마 아빠가 언제나 자신의 편이라는 믿음을 가진 아이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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