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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을 했는데 아이가 싫어한다면

중2병과 자율성 욕구

by 우리아이마음

“그림 되게 잘 그렸네, 와~ 이제 작가 해도 되겠다.”

그 말을 한 순간, 아이는

“그냥 대충 한 건데 왜 그래” 하고 툴툴거렸습니다.

괜히 기분이 상한 건 저였지만,

더 이상 말 붙이기도 뭐한 분위기였죠.

‘내가 뭘 잘못했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칭찬은 늘 좋은 것이라고 배웠는데,

왜 아이는 그 말을 싫어했을까요?


중학생이 되면, 칭찬도 부담이 된다

중2 무렵의 아이들은 ‘칭찬’조차

기대나 간섭처럼 느끼는 시기입니다.

“넌 항상 착하잖아”라는 말에

‘그러니까 착하게만 살아야 하나?’

“네가 제일 잘하지”라는 말에

‘이제 실수도 못하겠네…’

칭찬이라는 말이

자율성을 침범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어른의 인정이 아닌 자기 방식의 존중을 더 원하거든요.


‘중2병’은 사실, 자아가 성장하고 있다는 증거

“요즘은 뭘 해도 까칠해요.”

“칭찬도 싫다고 하고, 무조건 반대로만 가요.”

많은 부모들이 중학생 자녀를 보며 이렇게 말합니다.

하지만 이 시기의 아이들은

처음으로 내 생각, 내 기준, 내 느낌을 분리해서 인식하기 시작합니다.

자기 자신이 되고 싶은 욕구.

‘어른의 말’이 아니라 ‘내 방식’대로 인정받고 싶은 욕구.

그게 바로 우리가 흔히 말하는 중2병의 실체입니다.


칭찬보다 필요한 건, 평가 없는 관찰

“잘했다”는 말보다

“그걸 다 끝냈네.”

“여기 색깔은 네가 고른 거야?”

이런 평가 없는 피드백이 아이에겐 더 편하게 느껴집니다.

이건 아이를 위축시키지 않으면서

존중받는다는 느낌을 줍니다.

스스로를 조율할 수 있도록 여지를 남겨주죠.

칭찬이 아니라 관심의 시선을 건네는 것.

그게 요즘 아이들에게는 더 따뜻하게 느껴질 수 있어요.


자율성은 부모가 허락해 주는 게 아니라, 지켜봐 주는 것

사춘기 아이에게

가장 듣기 싫은 말은 “엄마가 더 잘 알아”입니다.

그리고 가장 듣고 싶은 말은 “네가 그렇게 느꼈구나”예요.

부모의 기준으로 옳고 그름을 재단하는 순간

아이의 마음은 더 멀어집니다.

‘네 생각이 틀릴 수도 있어’라는 조언보다

‘네 생각이 궁금해’라는 대화가 필요합니다.

그 작은 차이가

아이를 ‘나의 사람’으로 남게 하죠.


칭찬이 통하지 않는 아이를 보며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시나요?

그건 아이가 진짜 어른으로 가는 길목에 들어섰다는 신호입니다.

우리가 할 일은

그 길에서 ‘이끄는 어른’이 아니라

‘지켜보는 어른’이 되는 것 아닐까요?

그리고 그 기다림이

당장은 어렵고 서운해도

언젠가 아이의 마음에 가장 깊이 남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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