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에 따라 바뀌는 풍경과 그에 맞춘 가게 운영
온천 마을에서 보내는 사계절은, 마치 네 편의 다른 영화 속에 사는 기분입니다. 계절마다 풍경이 완전히 달라지고, 그 변화에 맞춰 가게의 분위기와 운영 방식도 조금씩 변합니다.
봄이 오면 골목길마다 매화와 벚꽃이 피어나고, 온천 수증기 사이로 꽃잎이 흩날립니다. 이 시기에는 관광객이 늘어나기 때문에, 가게 앞 작은 테이블을 꺼내두고 테이크아웃 메뉴를 강화합니다. 특히 봄 한정으로 딸기와 벚꽃 크림 케이크를 내놓으면, 꽃놀이를 온 손님들이 커피와 함께 즐기며 오래 머물다 갑니다.
여름은 초록빛이 짙어지고, 온천 옆 개울물 소리가 시원하게 들립니다. 더운 날씨에도 마을은 의외로 한산해져서, 단골 손님 위주의 조용한 시간이 이어집니다. 이때는 아이스 드립 커피와 제철 복숭아 타르트를 준비하고, 가게 안을 시원하게 유지하는 데 신경을 씁니다. 창문을 열어두면 산바람이 들어와 커튼이 살짝 흔들리는데, 그 모습이 손님들에게 작은 휴가처럼 느껴집니다.
가을이 오면 산자락이 붉고 노랗게 물들고, 골목길마다 낙엽이 바스락거립니다. 여행객이 다시 많아지면서, 가게는 조금 더 활기를 띱니다. 저는 가을 메뉴로 무화과 케이크와 고구마 라떼를 준비합니다. 손님들이 온천욕 후 가게에 들러 따뜻한 음료를 마시며, 창밖의 단풍을 감상하는 모습이 매년 가을의 풍경이 됩니다.
겨울은 이 마을의 하이라이트입니다. 눈이 소복이 쌓인 지붕 사이로 피어오르는 온천 수증기, 유카타 위에 두툼한 외투를 걸친 사람들이 느릿하게 걷는 모습이 postcard처럼 펼쳐집니다. 이 시기에는 귤 케이크와 진한 핫초콜릿을 준비하고, 실내를 더 따뜻하게 꾸밉니다. 창가 자리에 앉아 눈 내리는 골목을 바라보는 손님들의 표정만 봐도 겨울 장사가 보람차게 느껴집니다.
이렇게 사계절의 변화에 맞춰 가게를 운영하다 보면, 그저 커피를 내리는 공간이 아니라 계절의 한 장면을 담아내는 무대가 됩니다. 그리고 그 무대에서 매일 조금씩 다른 이야기가 쌓여갑니다.